고가의 첨단 과잉옵션 '생체인식과 증강현실' 가장 유용한 건 '열선 시트'

  • 입력 2021.10.21 16:16
  • 수정 2021.10.21 16:17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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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증강현실 내비게이션

자동차 첨단 편의 사양 경쟁이 치열하다. 파워트레인 성능과 안전 사양 수준이 엇비슷해지면서 첨단화한 기능으로 차별화를 강조하는 경쟁이다. 자동차에 적용되는 편의 사양 종류는 그 수가 엄청나다. 고급차를 기준으로 외관에 적용되는 선택 사양만 10개 남짓이고 내장과 안전, 기타 편의 기능과 성능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사양을 모두 합치면 100여 개를 넘는다.

하지만 모든 안전 및 편의 사양이 유용하게 사용되는 것은 아니다. 지금도 많은 운전자는 자동차에 어떤 기능이 있는지 100% 파악하지 못하고 있으며 일부는 쓸모가 없거나 또는 유용하지 않으며 괜한 돈을 썼다고 후회하는 일이 많다. 이 중에는 자기 만족과 겉치레를 위해 선택하는 사양도 있지만 자동차 회사들이 매우 유용할 것이라고 홍보하는 말에 속은 것도 있다.

미국 자동차 전문 컨설팅사 오토퍼시픽(AutoPacific)이 신차를 구매한 5만 명 이상에 100개 이상 선택 품목을 지정해 그 가운데 가장 유용했거나 불필요한 사양을 고르도록 했다. 결과에서 매우 독특한 것은 자동차 회사들이 혁신, 첨단, 세계 최초라며 소개한 고가, 최첨단 사양보다 기본 품목으로 제공되거나 저가 편의 및 안전 사양에 대한 선호도와 활용도가 훨씬 높았다는 사실이다.

열선 시트

응답자들이 가장 많이 지목한 최고 편의 사양은 저가형에서도 기본화한 열선 시트(66%)다. 이어 사각지대 모니터링(60%), 전방 및 후방 주차 센서(55%), 사륜구동 시스템(54%), 차선 이탈 경고(54%),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53%), 조수석 전동 시트(52%), LED 라이트(52%), 난방 및 냉방 시트(50%), 운전석 메모리(49%)가 사양 선호도 상위 10개 품목으로 조사됐다.

운전자들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소박한 사양이라는 점, 또 평소 운전에 매우 유용하게 사용되면서 안전에 도움이 되는 필수 사양들이다. 사륜구동이나 냉방 시트 정도를 빼면 기본 품목으로 제공되는 것들이기도 하다. 반면, 하위권으로 밀려난 첨단 편의 및 안전 사양은 대부분 고가의 첨단 품목으로 조사됐다.

최고급형 모델이 주로 탑재하는 증강현실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단 14%만 긍정적으로 답했고 가상 엔진 사운드(13%), 차량 내 쇼핑과 결재(12%), 지문이나 안면 인식을 이용해 도어를 열고 시동을 거는 생체 인식 기능(9%), BMW와 폭스바겐이 혁신적이라고 소개하는 제스처 컨트롤(9%), 전담 콜센터에서 개별 관리를 해 준다는 컨시어지 서비스와 자율 주행이나 핸즈프리 운전 기능은 단 7%에 그쳤다.

BMW 제스처 컨트롤

오토퍼시픽은 "가상 사운드와 제스처 컨트롤이 운전을 불쾌하게 만든다는 지적도 있었다"라며 "자동차 회사들이 천문학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자율주행에 대한 관심도 그렇게 높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어쩌면 아직 익숙하지 않은 생소한 기능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지난 9월 J.D 파워가 발표한 '2021 기술경험지수(TXI, Tech Experience Index)' 조사에서도 "첨단 시스템 적용으로 신차 가격이 사상 최고치로 인상됐다"라며 "일부 시스템은 소비자에게 불필요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실제 사용하는 일도 드문 것들이 많다"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차내 쇼핑과 결재, 제스처 컨트롤 등을 소비자가 불필요하다고 생각하거나 필요하지 않은 과잉옵션이라고 지적했다.

이 밖에 오토퍼시픽은 "생체 인식 기능에 대한 불안감을 지적하는 응답자가 많았다"라며 "첨단 기능 증가에 맞춰 보안성을 강화하는 노력도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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