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가 한 목소리, 전기차 보급 속도조절 요구 "현 목표로는 수입해 팔아야"

  • 입력 2021.10.12 08:52
  • 수정 2021.10.12 09:00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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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달성을 위해 전기차 보급 목표가 추진되면 국내 생산 일정상 해외산 모델을 대거 수입해 팔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런 주장에 금속노조까지 가세해 전기차 보급 속도 조절을 요구하고 있어 정부 탄소 중립 일정 추진에 부담이 될 전망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3개 단체는 12일,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상향 목표와 관련해 전기차 등 보급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탄소중립위원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의견서는 자동차산업 생태계와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2030년 무공해차 보급 속도의 완화가 필요하고, 노동자 보호, 부품업체 지원, 국내 생산여건 조성 등이 선행돼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또 2030년 국산 친환경차 누적생산 능력이 300만대 이내에 불과해 그 이상 목표는 수입산으로 충당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한국GM, 르노삼성 등 외국계 기업은 2025년까지 전기차 생산계획이 없고 2030년까지 생산이 불가능해 전량 수입에 의존해야 한다. 내연기관차 생산이 줄면 부품업체 경영악화와 근로자 고용불안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정부는 오는 2030년 국내 전기차 보급 대수를 450만대 이상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는 국내 전기차 연구 및 생산 일정과 시설투자 여건을 고려했을 때 300만대 이상은 국산차 대체가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당초 계획한 385만대 보급 목표로도 산업생산과 부가가치가 각각 약 3조원, 1조원 감소와 고용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450만대로 보급 목표를 늘리면 산업 생태계가 와해하고 일자리가 급격하게 감소할 수 있다며 국산 전기차 생산 능력과 내연기관 부품기업이 대응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시간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업계는 특히 전기동력차 특성상 내연기관차 대비 부품 수와 작업공수 감소로 인력수요 감소 불가피하다며 이에 대한 대책을 요구했다.

업계는 전기차 전환시 부품수가 3분의1로, 근로자 수는 내연기관차 대비 70~80% 수준 감소를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부품기업 대상 고용유지 지원금 조건 완화, 부품기업 노동자 대상 고용유지지원금과 실업 급여 지급 확대, 직무전환 대응을 위한 직업교육·훈련 확대, 이·전직을 위한 수요조사, 일자리 알선 등 통합지원의 강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 밖에 외국계 3사 협력업체 전기차 개발 적극 지원과 구매 지원금 연장, 공공중심 충전 인프라를 가정으로 전환하는 지원에도 적극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정만기 KAMA 회장은 "“전기차 보급은 탄소감축을 위해 불가피한 일이나 문제는 속도”라면서 “사용자단체와 노조가 같은 목소리를 낸 것 자체가 그만큼 이 사안이 심각하다는 점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따라서 “탄소중립위원회는 급속한 보급목표 설정이 부품업계 와해와 노동자 대규모 실직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감안하여 450만대 이하의 합리적 전기차 등의 보급 목표를 설정하고 부품업계와 노동자 지원책도 실효적으로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탄소중립위원회는 지난 8일 203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 상향안(NDC)을 제시하고 수송 분야 감축 목표를 70.6(단위 백만톤CO2eq)에서 61.0(단위 백만톤CO2eq)로 대폭 상향하고 이를 위해 전기차 보급 대수를 450만대 이상으로 높이는 방안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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