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아틀라스 vs 테슬라봇' 현대차와 테슬라가 로봇 전쟁을 시작했다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 입력 2021.08.29 09:06
  • 수정 2021.08.29 09:22
  • 기자명 김필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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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개념이 바뀌고 있다. 단순 이동을 위한 기계적 장치가 '움직이는 생활공간', '움직이는 가전제품', '바퀴 달린 휴대폰'으로 불리고 있다. 아스팔트뿐만 아니라 비포장도로, 특수한 지형까지 아우르는 모빌리티 개념 확대다. 하늘이라는 공간을 활용한 도심형 항공 모빌리티(UAM)도 가까워졌다. 늦어도 10년 후 우리가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일들이다.

이 가운데 주목할 것이 로봇산업이다. 자동차 기업뿐만 아니라 글로벌 IT 기업과 수 많은 스타트업도 로봇 분야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를 선도하고 있는 테슬라는 AI 데이에서 '태슬라봇'을 내년 선보이겠다고 했다. 이 로봇은 키 172cm, 몸무게 57kg 성인 크기로 약 20kg 정도 물건을 들 수 있다. 초속 2.2m로 걸을 수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이다. 테슬라 '오토파일럿'을 로봇에 옮겨 새로운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전략이다.

테슬라봇은 사람 모습을 하고 있지만 머리 부위에 있는 카메라가 센서 역할을 하고 새로운 AI 칩을 가슴에 심어서 두뇌 역할을 한다. 그동안 일론 머스크가 보여왔던 관행을 보면 너무 앞서간, 무리한 발표라는 지적도 있지만 새로운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는 의미가 있다는 반응도 나온다. 무엇보다 미래 모빌리티 영역이 로봇으로 확대한다는 신호가 된 것은 분명하다.

현대차 정의선 회장은 4년 전 본사 타운홀 미팅에서 미래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룹 사업에서 자동차는 약 50%, 도심형 항공모빌리티인 UAM 약 30%, 나머지 20%는 로봇을 생산하겠다는 포부다. 그 이후 세계 최고 로봇 기술을 가지고 있는 미국 보스턴 다이나믹스를 완전히 인수했다. 보스턴 다이나믹스 로봇기술과 상품화 기술 노하우를 가진 현대차 그룹이 융합한다면 새로운 로봇 산업이 태동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보스턴 다이나믹스 기술 중 상용화한 로봇 개 '스팟'과 인간처럼 행동하는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아틀라스’는 지난 2013년 개발돼 업그레이드 과정을 거친 휴머노이드 로봇 정점이다. 머지않아 현대차 그룹은 자동차와 로봇을 융합한 새로운 모빌리티를 세상에 선보일 것으로 확신한다.

따라서 현대차 그룹 '아틀라스'와 테슬라 '테슬라봇'이 새로운 시장에서 격돌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테슬라봇’은 아직 시장에 모습을 보이지 않은 구상에 그친 상태고 ‘아틀라스’는 상당한 수준에서 완성도를 높여가고 있다. 완성도로 보면 아틀라스가 테슬라봇을 한참을 앞서 달리고 있다. 문제는 이를 상품화해 특정한 일이나 과정을 구사하는 실질적인 로봇 상품으로 구현하는 일이다.

지금까지 자동차라는 범주에서 치열하게 대결해 왔던 기업들이 이제 로봇으로 경쟁하는 새로운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로봇 산업은 가능성이 매우 높은 분야이고 따라서 수년 이내 경제성이 높고 안전하며 내구성이 높은 자동차 이외 모빌리티로 확산하는 계기도 될 수 있다. 계단이나 산길, 사람이나 구조 장비, 자동차가 진입하기 힘든 재난 지역과 현장에 관절형 로봇이 인명을 구조하는 일, 일상에서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반복적인 일, 또 고령자를 돕는 가사형 로봇도 등장할 것이다.

몸이 불편한 장애인의 한계도 로봇은 허물어 줄 것으로 기대한다. 택배 물건을 분류하고 차에 짐을 싣는 특수형 로봇도 등장한다. 로봇 시대가 일자리를 줄일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파생 또는 연관 산업에서 충분한 고용이 이뤄질 수 있도록 고민하고 준비하면 된다.

현대차그룹과 테슬라 아니면 또 다른 기업 누가 가장 먼저 로봇을 상품화할지 아직은 자신할 수 없다. 그러나 로봇의 제한적 상품화에 성공한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품고 있는 현대차그룹이 될 가능성이 높다. 또 하나, 현대차 아틀라스와 테슬라 테슬라봇이 미래 로봇 산업을 뜨겁게 달굴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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