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칼럼] TBS는 교통방송 "격변하는 신 모빌리티 시대를 알려야 할 의무"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 입력 2021.08.08 09:26
  • 기자명 김필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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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BS(교통방송)는 공영방송이다. 우리말 정의에 따르면 '방송의 목적을 영리에 두지 않고 시청료 등을 주된 재원으로 하며, 오직 공공의 복지를 위하여 행하는 방송'이다. 교통방송은 교통과 자동차 등에 특화한 대국민 공영방송이다. TBS 교통방송은 '교통방송'을 생략하고 TBS라는 명칭만을 사용한다. 'Traffic Broadcasting System' 약자로 교통을 중심으로 진행하는 방송임이 분명하다. 

TBS는 그래서 라디오를 중심으로 국민들에게 큰 사랑을 받아왔다. TV도 있지만 운전자들에게는 라디오를 중심으로 안전과 교통 등 다양하고 유익한 정보를 전달해 왔다. 최근 TBS 정체성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편향된 정치 성향을 띠고 한쪽 편을 일방적으로 선전하는 정치방송 경향이 특히 커지면서 계속 논란이 되고 있다.

공영방송은 공공성과 보편타당성, 객관성과 정확성으로 국민들에게 중심을 잡고 다가가야 한다. 최근 일부 공영방송 정치 편향성도 문제이지만 TBS 정체성 상실은 전문방송이라는 측면에서 더 큰 실망감을 준다. 특히 재원을 아낀다는 이유로 특정 프로그램을 일방적으로 개편하는 납득이 가지 않는 갑질도 문제다. 내부적인 객관성, 신뢰성을 모두 상실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공영방송은 재원 마련도 중요하지만 공공성을 상실하면 일반 사설방송으로 독립을 하는 것이 낫다. TBS는 약 1년 전 서울시 소속 산하단체에서 재단으로 독립했으나 연간 재원 약 70%인 400억 원 정도를 지원받고 있다. 이렇게 상당 부분을 서울시에 의지하면서 본래의 임무인 전문성과 중립성을 잃고 있다. 차라리 서울시 지원 없이 자체 재원으로 독립을 해 자신들이 생각하는 대로 진보와 보수 어느 쪽으로 편향적 운영을 하면 된다.

서울시에 세금을 내고 자동차와 교통정책 등 정부 자문과 방송을 하는 입장에서 생각하면 TBS가 공영방송 본분을 잊어가고 있는 것은 남의 일이 아니다. 공영방송은 정치색을 벗어나야 하고 여야를 떠나 오직 국민 공공성을 가지고 다가가야 한다. 의회를 비롯한 서울시도 습관적으로 편들기 재원 지원을 하기보다는 시민 편에 서서 공공성 등을 냉정하게 평가하고 따져야 한다.

그것이 세금을 서울시에 내는 시민들을 위한 최소한 도리다. 자신들의 돈이 아닌 시민이 낸 혈세라는 생각을 먼저 해야 한다. TBS는 전문성이 가장 중요한 꼭지이다. 편향성 정치색을 띤 시사 프로그램도 문제이지만 교통과 자동차 정책 등 국민들이 꼭 알아야 할 유익한 내용은 줄고 있다. 교통 관련 프로그램은 형식적이고 자투리로 이용하고 있다. 작년 감사 때 TBS가 욕을 먹지 않은 이유도 이 자투리 교통 프로그램이 있었기 때문이다. 

자동차는 전기차, 자율주행 기능 등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새로운 모빌리티로 발전하고 있다. 이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국민들에게 알려주어야 하고 유익한 상식과 꼭 알아야 할 내용 등을 지속해서 방송해야 하는 의무가 TBS에 있다. 재원 절약을 이유로 목적 없이 정체성을 잃어가는 모습은 분명히 개선해야 한다. 특히 자동차와 교통은 재미와 인기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유익한 상식과 교육 효과가 중요하다고. 

내부에서 자율적이고 자정적인 부분에 한계가 있다면 외부 자문, 국민 관심과 조언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재단 독립 1년으로 아직은 서툴겠지만 교통방송 전문성과 공영방송 의미를 되새겨 주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지난 20년 TBS 각종 프로그램 패널과 진행을 맡았고 애청자인 입장에서 지금 상황이 너무 안타깝다. 이대로라면 전문성과 공영방송 의미는 사라지고 유튜브와 같은 사설 방송으로 전락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유튜브는 ‘방송 심의 규정을 지키지 않는다’라는 기본 설정이 떠 오른다. TBS는 지금 “개선”이 아닌 “개혁”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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