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수첩] 농담 던지고 레이싱 게임하고, 전기차가 주도하는 '자동차 혁명'

  • 입력 2021.07.29 10:15
  • 수정 2021.07.29 10:20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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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ID.4

내연기관으로 바퀴가 구르는 힘, 그리고 얼마나 빠른지로 자동차를 평가하는 시대가 가고 있다. 엄청난 배기량과 밸브 개수로 경쟁을 벌여야 했던 내연기관 슈퍼카와 다르게 일반적인 전기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소위 '대중 전기차'도 순간 가속력(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 도달), 출력과 토크 등 모든 성능 제원이 슈퍼카로 불리는 고성능 스포츠카를 무색하게 만든다.

기아 EV6, 테슬라 모델 3(퍼포먼스) 가속력은 3.5초, 웬만한 슈퍼카 수준이다. 이런 전기차가 특별한 것도 아니다. 요즘에는 2초대 가속력, 최고출력 1000마력(ps) 주변을 오가는 괴력 전기차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전기차는 성능 우월성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전기차를 중심으로 운전을 하는 순간 뿐 아니라 모든 일상에 재미를 더해주는 첨단화한 시스템이 보태져 모빌리티 개념을 바꾸고 있다. 

변화와 진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신용카드를 품은 자동차로 편의점과 카페에 주문을 하고 결재를 마치는 일은 이제 낯설지 않게 됐다. 오래전 자동차에서 폐기된 카세트 테이프와 CD는 물론이고 MP3를 가득 담고 있는 USB로 음악을 즐기는 것도 이제 구식이다. 애플 카플레이나 안드로이드 오토로 스마트폰과 연결해 음악과 비디오 스트리밍을 즐기고 원격으로 지도 정보와 차량 제어 시스템 업데이트(OTA), 실시간 교통 정보를 제공받는 커넥티비티가 요즘 대세다. 

EAV LINCS

자동차를 원격으로 제어하는 앱도 대중화했다. 자동차가 스마트폰처럼, 스마트폰이 자동차 같은 세상이다. 전기차라서 가능한 것들도 속속 반영되고 있다. 특히 운전자 중심으로 공간과 기능을 배치하고 구성했던 실내 인터페이스가 모든 탑승자를 위한 모양새로 진화하고 있다. 풍부해진 공간을 모든 탑승자가 독립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요즘 자동차, 아니 전기차다. 

자동차가 일반적인 편의 기능만으로 흥미를 끌지 못하는 시대이기도 하다. 테슬라 '이스터 에그(Easter egg)'처럼 전기차를 더욱더 친숙하고 재미있게 해 주거나 콘솔부 전후 이동이 가능해 공간 확장성을 강조하고 외부 전력 공급이 가능한 (V2L) 현대차 아이오닉5도 있다. 고성능 내연기관 이상으로 감성적인 사운드를 제공할 수 있는 것도 전기차다.

전동화 전환에 가장 빠른 속도를 내고 폭스바겐도 ID 시리즈에 다양한 기능을 보태고 있다. 내년 국내 출시 예정인 ID.4에는 "Hello ID, Tell me a joke"라는 음성 명령을 내리면 개그맨이 등장하는 이스터 애그가 있다.  전기차 사용에 있어 고민거리 가운데 하나인 공조 시스템도 가장 적극적으로 탑재했다. 외부 온도에 반응하는 자동 열선 시트와 운전대가 사용됐다.

2022 Ford F-150 Lightning Pro

앞서 얘기한 흥미로운 기능 말고도 미래 자동차는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소통 도구로도 활용한다. 예를 들어 생체 인식 기술과 다양한 센서로 심장 박동수와 낯빛, 눈 초점 등을 수시로 살펴보는 헬스케어 기능도 곧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모든 일상을 자동차 안에서 처리하고 재택이 아닌 재차도 가능해지는 세상이 올 것이다. 

전기차 그리고 자율주행 시대가 현실화하면서 자동차는 '동력계 변화' 이상으로 생김새와 꾸밈새가 획기적으로 진화할 전망이다. 새로운 모빌리티 시대 인터페이스는 공간을 얼마나 키우고 기능을 어떻게 배치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사람과 더 가까운 첨단 기술을 얼마나 더 흥미롭게 담는지로 경쟁하는 세상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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