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식 칼럼] "반도체와 천연고무" 자동차 수많은 변수 예상과 극복이 과제

  • 입력 2021.07.12 09:37
  • 수정 2021.07.12 10:12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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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자동차 생산량 정점은 2017년 기록한 9833만대다. 그때 중국 2900만대, 미국 1100만대, 일본은 969만대를 만들었다. 한국도 411만대로 정점을 찍었다. 1억 대를 코앞에 뒀지만 이듬해부터 글로벌 자동차 생산량이 줄었다. 2018년 9700만대, 2019년 9200만대 그리고 펜데믹 2020년에는 7800만대로 급감했다.

올해 전망은 밝았다. 백신 덕분에 주요 국가 경제 활동이 다시 시작할 것이고 따라서 올해 자동차 수요가 예년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고 봤다. 어디는 8500만대, 누구는 20%대 폭발적 성장을 예견했지만 모두 빗나갈 공산이 크다. 작년 것과 비교해 27% 급증한 중국 말고는 미국, 유럽 등 대부분이 상반기 기저효과에 따른 증가율 수치만 가져가고 있을 뿐 예년 수준에 올라서지 못했다.

저명한 기관들이 내놓은 2021년 자동차 시장 예측이 빗나간 이유는 차량용 반도체 부족이라는 변수가 등장해서다. 토요타 등 극 소수 브랜드를 제외하고 대량 생산 업체 대부분이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셧다운 또는 공장 가동 시간을 줄이고 구조조정까지 단행해야 했다. 심지어 반도체를 빼 일부 기능을 삭제한 자동차를 소비자에 인도하는 브랜드도 있었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은 아직 진행형이다. 업계 관계자는 "공장마다 반도체를 확보하기 위해 전담팀을 꾸려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하반기에도 여유가 있지는 않다"라고 말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는 앞서 반도체 말고도 원유, 철강, 구리 등 다른 원자재 부족과 해상운송 수요 급증에 따른 공급 차질 등 또 다른 악재를 우려했다.

문제는 이렇게 최근 불거진 것들 말고도 새로운 변수들이 속속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는 사실이다. 좋은 예가 지난 3월 미국 자동차 업체들이 시트에 발목을 잡힌 것이다. 2월 텍사스에 불어닥친 겨울 폭풍이 자동차 시트 주요 소재인 폼(Foam) 생산과 공급에 차질을 주면서 일부 생산 차질이 발생했다. 예상치 못한 변수로 GM과 포드 또 현대차와 토요타 등 북미 현지 공장을 가진 브랜드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줬다.

최근 또 다른 변수가 등장했다. 전 세계 천연고무 생산량이 급감해 타이어를 비롯해 자동차 주요 부품 생산과 공급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우려다. 카트리나 코니시(Katrina Cornish) 오하이오 주립대 교수는 최근 CNBC와 인터뷰에서 "고무 종말의 정점에 서 있다"라고 말했다. 아시아 지역에서 세계 천연고무 90%를 생산하고 있는데 수요가 급증해 공급 부족 사태가 빚어질 수 있다는 경고다.

천연고무생산국협회(ANRPC)는 올해 세계 천연고무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5.8% 증가한 1381만 톤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크든 작든 전 세계 경제 상황이 호전하면서 자동차를 비롯한 여러 제품 생산 증가세를 따라 잡을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 분석이다. 차량용 반도체와 비슷한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여기서 나온다. 극심한 기후 변화로 천연고무 생산량이 예년 같지 않다는 것도 변수다.

전기차 생산량이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핵심 부품인 배터리 주요 원자재 확보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전기차 배터리에 사용하는 니켈 코발트 망간 리튬 등은 올해 초부터 가격이 급등하고 있으며 현재 보급량 추세와 미래 수요 전망을 살폈을 때, 이런 주요 원자재가 화석연료보다 먼저 고갈될 수 있다는 전문가 우려도 있다. 

미래 자동차 경쟁력은 이런 다양한  변수를 어떻게 예상하고 대응하는지에 달려있다. 자동차가 수만 개 부품, 수백 개 소재를 사용하면서도 작은 볼트 하나가 전체 공정을 세울 수도 있다고 봤을 때 어느 것 하나 소홀하지 않게 살펴봐야 예상치 못한 변수에 대응할 수 있는 진짜 경쟁력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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