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빛처럼 빠른 소방차는 누가 어디서 어떻게 만들까? feat.특장차

  • 입력 2021.07.06 08:00
  • 수정 2021.07.08 16:30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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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완주군] 가장 친근하지만 낯선 차가 있다. 매일 새벽 골목을 누비는 청소차, 까마득한 고층 아파트에 이삿짐을 실어 올리는 사다리차, 화재 현장에 부리나케 달려오는 소방차 또 레커차와 유조차 등등을 망라하는 특장차(特裝車)다. 차종과 차급을 가리지 않고 기본 섀시를 기반으로 구조를 변경해 특수한 목적에 사용할 수 있도록 개조한 것이 특장차다. 구급차, 헌혈과 채혈, 견인차, 장애인차, 덤프와 믹서, 방송 중계, 푸드트럭 등 종류는 셀 수도 없다.

사용 범위가 워낙 넓고 다양해 우리나라에 등록된 화물차 310만여 대 가운데 100만대 가량이 어떤 형태로든 특장차로 분류된다. 그만큼 특장차는 우리 일상에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어느 역할을 하든 특장차는 국민 안전 그리고 산업 분야와 일상을 돕는 용도로 사용되는 만큼 엄격하게 정해진 기준에 맞춰 제작된다.

수많은 특장차 가운데 소방차는 가장 엄격한 제작 기준을 따라야 한다. 보이지 않게 늘 우리 주변에서 묵묵하게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며 국민 안전에 핵심 역할을 하는 소방차는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특장 전문 제조사 대진정공(전북 완주군 봉동읍)을 찾아 살펴봤다.

소방차 종류는 다양하다. 불을 끄는 소방 펌프차, 굴절 사다리차, 배연차, 샐비지(salvage)카, 제독차와 발전차 등으로 불리고 역할에 따라 필요한 장비를 갖추게 된다. 일반적으로 소방차는 2.5~8.5t 트럭을 기반으로 한다. 우리가 흔히 보는 소방차는 대부분 4.5~5t 화물차에 화재 진압을 위한 다양한 장비가 더해진 것들이다.

김동섭 대진정공 부사장은 "소방차는 무거운 물탱크를 탑재해야 하므로 프레임 구조와 강성이 절대 조건"이라며 "현대차 메가 트럭이 가장 일반적인 소방차로 제작된다"라고 말했다. 디젤 엔진도 선호된다. 김 부사장은 "화재 현장이 도심에서 산악지형까지 다양하고 엄청난 무게의 물과 장비를 싣고 달려야 하므로 강력한 힘과 험지 주행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현장에서 제작 중인 현대차 5t 메가 트럭 섀시 기반 중형 펌프차는 물 사용이 많은 소방차 특성에 맞춘 특장 보디와 물탱크는 스테인리스 재질이 사용되고 있었다. 대진정공에서 소방차 달인으로 불리는 이달종 직장은 "완성차에서 제공하는 기본 뼈대 강성을 우리가 더 강화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며 "강성이 우수한 소재로 물탱크를 비롯한 장비를 구성하고 판금과 용접 등에 첨단 장비를 사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중형 펌프차 기준으로 최대 3000ℓ의 물과 200ℓ 폼 그리고 소방관 각자의 화재 진압용 개인 장비 등 엄청난 중량을 감당해야 하므로 섀시 강성이 가장 중요하다"라며 "엔진 출력과 토크 등 파워트레인 성능도 뛰어나야 하므로 매우 까다로운 특장차"라고 말했다. 중형 펌프차에서 대형 화학차와 초호형 전기 소방차까지 주로 화재 진압용 소방차를 제작하는 대진정공은 무엇보다 보디 강성을 확보하기 위해 대형 유압 프레스와 레이저를 이용하고 있었다.

일반 화물차 섀시로 제작되는 소방차에서 가장 쉽게 알아챌 수 있는 변화는 케빈이다. 싱글캡 더블캡으로 바뀐 케빈에는 화재 진압을 위해 출동하는 과정에 필요한 장비들로 채워진다. 산소호흡기를 맨 소방관이 자리에 앉을 수 있도록 가운데가 개방된 시트가 자리를 잡고 있고 특히 특장 보디로 만들어진 2열은 엄청난 공간을 갖고 있다.

이 직장은 "화재 진압 현장으로 출동하면서 복장과 장비를 장착하는데 충분한 공간"이라고 말했다. 또 "소방차 기능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펌프다"라며 "대진정공은 특허 기술로 펌프가 언제 어느 상황에서도 최상의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운전석 콘솔 부에서는 신속하고 안전한 출동을 위한 컨트롤러가 마련돼 있다. 상황에 맞춰 작동 가능한 각종 경고음, 경광등을 제어하고 소방펌프를 작동할 수 있는 버튼류가 가득하다. 이 직장에 따르면 "요즘 소방차는 긴급제동, 내비게이션, 차량 주변 전체를 보여주는 어라운드 뷰 등 첨단 사양이 적용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소방차 후부와 측면 장비도 독특하다. 측면에는 주로 소방펌프를 제어할 수 있는 각종 버튼이 자리를 잡고 있다. 복잡하고 소음이 많은 화재 현장에서 안전한 작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경고음 장치가 많은 것도 독특했다.

김동섭 부사장은 "예전과 다르게 소방차를 제작할 수 있는 전문 업체가 많지 않은 것도 관련 기준이 까다롭고 엄격하기 때문이다. 전문 장비를 탑재하고 이런 장비들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사전 테스트를 거쳐야만 최종 납품이 가능하다"라며 "국민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최일선에서 운행되는 만큼, 특별한 자부심과 사명감으로 소방차를 제작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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