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날 보다 치사율 1.4배, 치명적인 빗길 교통사고 '주범은 과속'

  • 입력 2021.07.01 09:34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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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휴가철이 시작되는 7월에 빗길 교통사고가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발생한 빗길 사고건수는 총 7만 여건에 달했고 이 가운데 1541명이 사망했다. 이 가운데 7월 비중은 15.7%를 차지했으며 이 중 사망자는 220명으로 14.3%에 달했다.

시간대별로는 저녁 시간대인 18시~20시(14.4%)가 가장 많았고 사망자는 20시~22시(12.8%)로 나타났다. 우천과 일몰로 시야가 불량한 시간대에 사고가 집중된 것을 알 수 있다. 주의할 것은 빗길 교통사고 치사율(교통사고 100건당 사망자 수)이 2.2명으로 맑은 날(1.6명) 대비 1.4배에 달했다는 점이다.

빗길 교통사고 치사율이 높은 것은 과속사고가 유독 많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법규위반별 치사율에 따르면 과속사고가 29.6명으로 맑은 날 22.1명 대비 1.4배 높았다. 중앙선침범 사고가 빗길 3.3명, 맑은 날 2.8명으로 뒤를 이었다.

빗길에서는 평소보다 20%에서 심한 경우 50% 이상 속도를 줄여야 한다. 평소대로 운행하면 과속이 되고 따라서 사고가 나면 사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보여 준 결과다. 사고유형별 치사율은 차량 단독사고가 8.5명으로 차대사람 사고(4.2명) 약 2배, 차대차 사고(1.0명)보다 약 8.5배 높았다.

빗길 주행 시 굽은 도로(커브길)에서의 도로이탈이나 수막현상으로 인한 전도·전복 등 사고가 유독 많았던 것도 감속을 하지 않은 탓이다. 특히 제동거리가 길어지면서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아 비가 그친 후에도 젖은 노면에서는 속도를 줄이는 것이 안전하다.

한편 비가 잦은 장마철에 앞서 자동차도 꼼꼼한 정비와 점검이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타이어 상태다. 시속 50km로 달리다 브레이크를 밟아 정지하기까지 걸리는 제동거리가 마른 노면 9.9m, 젖은 노면은 이 보다 1.8배 길어진 18.1m에 달한다. 타이어 마모도에 따라서 그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살펴봐야 한다.

이 밖에 와이퍼, 에어컨 필터, 냉각수 등 소모품에 대한 점검도 반드시 받아 두는 것이 좋다. 민경진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종합분석센터장은 “비가 잦은 장마철에는 갑작스런 기상악화나 집중호우로 인해 시야가 좁아지고 가시거리도 짧아져 평상시 대비 제동거리가 길어지는 등 위험요인이 크게 증가한다”라며 “비가 오면 충분한 감속과 안전거리를 확보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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