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찰 현대차ㆍ기아 차주에 운전대 잠금장치 지원하는 기 막힌 사연

  • 입력 2021.05.12 09:20
  • 수정 2021.05.12 09:24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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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 경찰 당국이 현대차와 기아 차량 소유주에게 운전대 잠금 장치를 무료로 제공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고 있다. 경찰이 특정 브랜드 운전대 잠금장치를 서둘러 나눠주는 이유는 자동차 절도범들이 유독 현대차와 기아 모델을 표적으로 삼으면서 최근 도난 신고가 급증한데 따른 조치다.

밀워키 경찰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차량 도난 신고 접수 건수 총 2949건 가운데 현대차(947건), 기아(973건)가 1920건으로 65%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현대차와 기아를 표적으로 한 차량 도난 신고는 총 1200여건 가운데 7%에 그쳤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밀워키에서 10대 차량 절도는 유행병처럼 번지고 있다. 지난 달 30일부터 6일까지 단 일주일 사이에 무려 151대 이상 도난 신고가 접수됐을 정도다. 밀워키 경찰은 현대차와 기아 차량이 도난 표적이 된 이유를 "훔치기 쉬운 차"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절도범들은 2015년 이전 생산된 현대차와 2011년 이전 생산된 기아 모델을 주로 표적으로 삼고 있다. 이들은 주로 야간에 현대차와 기아 차량을 노리고 있으며 창문을 깨고 실내로 들어가 스티어링 칼럼 조작으로 단 1분만에 시동을 걸고 사라지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잠깐 일을 볼 때 시동을 끄지 않는 미국 운전자 특성때문에 잠시 주차한 차량을 그대로 몰고 달아나는 일도 자주 있다. 밀워키 경찰은 또 현대차와 기아가 최근 엔진 결함에 따른 화재 사고가 잦아 실외 주차가 많아진 것도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했다.

문제는 도난범 상당수가 10대라는 사실이다. 경찰에 잡힌 차량 절도범 가운데에는 12세에 불과한 어린이가 포함돼 있었다. 이들은 잠긴 차 문을 열고 시동을 거는 일에 익숙해지면서 다른 청소년에게 방법을 알려 주고 있어 차량 절도가 마치 전염병처럼 번지고 있다는 것이다. 

현대차와 기아에 차량 절도가 몰리는 것도 창문을 부수고 시동을 걸어 경보장치를 해제할 수 있는 방법이 이들 10대 사이에 공유되면서 우선 번졌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밀워키 경찰은 급기야 현대차와 기아 운전대(스티어링 휠) 잠금 장치를 무료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밀워키 경찰은 10대 차량 절도범 표적인 된 현대차와 기아 보안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보안 프로그램 업데이트가 가능한지 등을 논의하고 있으며 해당 차량 소유자들에게 경찰서와 수리점 등에서 가능한 빨리 운전대 잠금장치를 장착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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