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위협하는 전기차, 그러나 더 늘어날 수 있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

  • 입력 2021.04.24 09:17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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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모빌리티 시대 전환으로 자동차 산업 전반에서 일자리가 빠르게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는 가운데 정 반대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독일 자동차연구센터 CAR(Center for Automotive Research)는 최근 보고서에서 "EU 환경 규제로 전기 모빌리티 시대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지만 급격한 일자리 감소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센터를 이끄는 독일 자동차 전문가 페르디난트 두덴회퍼(Ferdinand Dudenhöffer) 소장은 "전기차에 필요한  배터리와 모터 등 관련 소재와 화학, 에너지 공급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고용이 증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기 모빌리티 관련 산업과 시장이 커지면서 오히려 고용이 증가할 것으로 보는 것이다. 

보고서는 독일 경우를 예로 들며 자동차 산업 분야에 고용된 약 81만4000명 가운데 내연기관과 연결된 일자리 1.8%(약 1만5000명)가 오는 2030년까지 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현재까지 알려진 독일 내 배터리셀 생산 시설 6곳이 늦어도 2025년까지 3만5000명 이상을 고용해야 하기 때문에 전기차로 줄어든 일자리보다 배 이상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센터는 또 유럽 자동차 생산 70%를 차지하는 5개국(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슬로바키아)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전기차 전환으로 줄어드는 일자리는 약 9%(2만8000명)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 지역 역시 배터리와 모터 등 전기차 관련 생산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어서 독일 사례와 같이 줄어들 일자리보다 새로운 일자리가 더 많아질 것으로 봤다.

CAR 연구는 유럽기후재단(European Climate Foundation) 지원으로 2030년까지 자동차 산업 고용 전망을 예측하기 위해 진행됐다. 그러나 CAR 보고서가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지적이다. 전기차는 내연기관 대비 부품 수가 많게는 절반까지 줄고 모듈화에 따른 조립 단순화와 시간도 크게 단축된다. 이 때문에 전기차 전환을 서두르는 주요 완성차 제작사들은 최대 30% 이상 인력 감축이 필요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특히 CAR 보고서가 언급한 독일 정부 기관 공동 운영 기관 ‘내셔널 플랫폼 퓨처 모빌리티’(National Platform Future of Mobility)'는 오는 2030년까지 자동차 산업 관련 일자리 약 41만 개가 사라질 것이라는 정 반대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산업연구원 등이 전기차 생산 비중이 늘면 완성차 직접 고용과 부품 협력사 일자리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으며 완성차 노사간 새로운 갈등 원인이 되고 있다.

한편 CAR 예측대로 전기차 관련 산업 분야 고용이 필요하다고 해도 내연기관 인력이 그 자리를 차지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숙련도에 의존하는 내연기관 생산과 다르게 전기차에 필요한 배터리와 모터 등은 연구나 개발뿐 아니라 생산 단계에서도 전문성이 요구되는 직종이다. 또 전기차는 생산 과정 대부분에서 자동화가 쉽기 때문에 일자리 감소는 불가피하다는 전망에 힘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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