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현대차 아이오닉 5 '오늘의 자동차 아닌 내일을 위한 디바이스'

  • 입력 2021.04.23 08:00
  • 수정 2021.04.26 12:25
  • 기자명 김훈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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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에 대한 상식과 현대차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부수는 현재보다 다가올 미래를 위한 디바이스로 평가해야 맞을 것 같다. 현대차 '아이오닉 5'는 이동수단으로 그리고 향후 스마트 디바이스로 역할이 더욱 기대되는 모델이다. 현대차는 이 도구를 이용해 자동차 생태계를 넘어 새로운 산업으로 무한한 확장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런 현대차의 도전이 아이오닉 5를 통해 조금씩 엿보인다. 당장 완벽하지 않더라도 기존 자동차와 다르거나 혹은 부족해도 이런 의미에서 오히려 반갑다.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 현대차가 조금 더 다양한 도전 정신을 발휘하길 아이오닉 5를 시작점으로 기대해 본다.

지난 2월 세계 최초로 모습을 드러내고 이달 19일, 본격적인 국내 판매를 시작한 현대차 아이오닉 5를 경기도 하남과 남양주 일대에서 직접 경험해 봤다. 시승차는 아이오닉 5 롱레인지 2WD 프레스티지 트림으로 선택사양으로 컴포트 플러스, 파킹 어시스트, 디지털 사이드 미러, 비전루프, 빌트인캠, 실내 V2L 등 사실상 풀옵션으로 탑재됐다. 해당 모델 가격은 세재 혜택 후 5891만6197원이다.

먼저 아이오닉 5 차체 크기는 전장, 전폭, 전고가 각각 4635mm, 1890mm, 1605mm에 휠베이스 3000mm로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사용한 덕에 이전 뒷좌석 시트 아래 배터리를 욱여넣던 일부 전동화 모델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넉넉한 실내 공간을 자랑한다. 외부 크기는 얼핏 해치백 디자인에 껑충한 모습이나 실제 신형 투싼과 비교해도 전장과 전폭이 각각 6mm, 25mm 더 큰 만큼 중형 SUV급 이상 덩치를 지녔다고 봐야겠다. 또 앞뒤 오버행을 극단적으로 밀어 휠베이스의 경우 팰리세이드 보다 100mm 여유롭고 실내 바닥 또한 거실과 같이 평평하게 구성되어 실제 체감 공간은 수치 이상으로 전달된다.

외관 디자인은 해치백 스타일 실루엣과 곳곳에 새겨진 레트로 감성을 통해 과거 '포니'를 오마주한 모습이 눈길을 끈다. 현대차는 아마도 앞서 포니가 국내 자동차 산업의 시작을 알리는 아이콘 역할을 담당했던 것처럼 아이오닉 5가 새로운 미래차 시대를 여는 뉴 아이콘이 되길 기대했을지 모르겠다. 여하튼 과거 포니의 전면 디자인이 그릴과 헤드램프가 직사형 프레임 안쪽 가로배치된 모습을 연출하듯 아이오닉 5에선 해당 디자인이 디지털을 상징하는 파라메트릭 픽셀과 좌우로 길게 위치한 얇은 헤드램프를 통해 재해석됐다. 또 사선으로 떨어지는 포니 특유의 C필러와 헤드램프 끝에서 테일램프까지 유려하게 치솟는 측면 캐릭터 라인 등이 아이오닉 5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후면부 역시 좌우로 길게 이어진 얇은 테일램프를 적용해 전면과 통일성을 강조하며 미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 밖에 아이오닉 외관 디자인에서 전면 하단에는 액티브 에어 플랩을 탑재해 공기저항과 냉각효과를 높이는 모습을 찾을 수 있고 도어 손잡이가 자동으로 나왔다 들어가는 오토 플러시 아웃사이드 핸들, 현대차 첫 적용된 디지털 사이드 미러 등 곳곳에서 주행거리 향상을 위한 노력 또한 엿보인다.

전기차 전용 E-GMP 플랫폼 적용으로 기존 자동차 인테리어에 대한 고정관념을 제대로 허무는 아이오닉 5 실내는 무엇보다 1열과 2열 모두 평평한 바닥을 통해 거실과 같은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런 느낌은 요즘 유행하는 친환경 및 재활용 소재의 적극 활용뿐 아니라 기존 양산차의 화려하고 단색적 컬러감에서 자연 친화적 색채로 전환 등을 통해 무심한 듯 지속적으로 실내 탑승객에게 전달된다.

아이오닉 5 실내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2개의 12.3인치 디스플레이가 하나의 프레임 안쪽으로 들어간 구성으로 실내 디스플레이는 조작 편의성이 높고 UI 구성에서도 이질감이 전혀 없어 태블릿을 옮겨 놓은듯 친숙하다. 또 곳곳에 여유로운 수납 공간이 마련되고 최대 135mm 전방 이동이 가능한 2열 전동 슬라이딩 시트를 비롯해 1열 릴렉션 컴포트 시트 구성 등은 자동차 실내에서도 거실과 같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이 밖에 아이오닉 5는 동력원인 전기에너지를 활용해 기존 자동차에서 상상할 수 없었던 분야로 목적성이 확장되는 것 또한 흥미롭다. 차량 외부로 220V 전원을 공급할 수 있는 V2L 기능은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는 것보다 높은 3.6kW 소비전력을 제공해 야외활동이나 캠핑 등 다양한 외부환경에서 가전제품, 전자기기 등을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 여기에 한발 더 나아가 V2L은 향후 전기차 배터리를 비상시 가정용 전원으로 활용하거나 전력 사용량이 적은 시간대에 배터리를 충전해 사용량이 많은 시간대에 소비하고 심지어 거래까지 할 수 있어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 Energy Storage System)으로 확장 또한 가능하다. 해당 기능의 경우 신재생 에너지와 관련되어 향후 더욱 발전 가능성이 높아 이제 자동차가 단순 이동수단이 아닌 새로운 에너지 저장 장치로 활용 또한 기대된다.

아이오닉 5 파워트레인은 72.6kWh 리튬이온 배터리가 장착된 롱레인지와 58.0kWh 배터리 탑재 스탠다드 등 2가지로 구성된다. 또 후륜에 기본 탑재되는 모터는 최대 출력 160kW 약 217마력을 발휘하고 최대토크 35.7kg.m을 나타낸다. 여기에 전륜 모터를 추가할 경우 사륜 구동 방식이 되고 이 경우 최대 출력은 225kW, 305마력을 발휘하게 된다. 롱레인지 사륜구동 모델의 경우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 시간이 5.2초로 역동적인 주행 성능을 체험할 수 있다.

이날 시승은 롱레인지 2WD 20인치 타이어가 적용된 모델로 완전충전시 주행가능거리가 복합 401km, 연비는 4.9km/kWh, 공차중량 1950kg 등으로 구성됐다. 여느 대중차 브랜드 전기차에 비해 아이오닉 5의 흥미로운 부분은 지나치게 주행거리를 늘리려는 효율성 극대화 콘셉트가 아닌 적절히 스포티한 주행감을 즐길 수 있는 구성이다. 스티어링 휠은 손에 잡히는 느낌뿐 아니라 무게와 조향감에서 일관되게 안정감을 전달하고 서스펜션 반응도 전반적으로 단단한 쪽으로 맞춰졌다. 전반적으로 껑충한 차체로 인해 커브길 롤링이나 피칭 등에 대한 우려가 있을 수 있지만, 배터리를 차체 중앙 하단에 배치하면서 무게중심이 낮아져 핸들링과 승차감, 주행 안정성 등 자동차가 가져야 할 기본 성능이 모두 높아졌다.

이 밖에도 아이오닉 5에는 히트펌프 시스템 탑재로 겨울철 주행가능거리 감소를 최소화하고 스마트 회생 시스템 2.0을 통해 내비게이션 정보를 연동해 회생 제동량 조절을 통한 효율적 주행 그리고 400V/800V 멀티 급속 충전 시스템을 통한 편의성 또한 더해졌다. 한편 아이오닉 5는 사전 계약 첫날 2만3760대를 기록하며 유례없는 폭발적 반응을 펼치고 있다. 여기에 더해 현대차는 아이오닉 5를 중국 시장에도 선보이는 등 본격적인 글로벌 전략 모델로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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