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SUV가 대세인가? 세단 버리고 갈아탄 비중 10년 새 2배 증가

  • 입력 2021.04.20 15:00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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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 세단 바람이 거세다. 최근 10년간 자동차를 교체한 소비자 사례를 조사한 결과, 세단에서 같은 차종으로 갈아탄 비율이 절반으로 줄어든 반면 SUV로 갈아탄 비율은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 추세가 이어지면 수년 안에 ‘세단→SUV’로 갈아타는 비율이 ‘세단→세단’으로 교체하는 비율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자동차 전문 소비자 조사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2001년부터 매년 7월 10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연례 자동차 기획조사`에서 지난 1년 내 승용차 신규 및 대체 구매자를 대상으로 이전 차종과 현재 차종이 무엇인지를 묻고 분석한 결과다.

전체 승용차 시장에서 국산 세단 보유자가 다시 세단으로 갈아탄 비율은 2011년 45%에서 지난해 23%로 절반이나 줄었다. 같은 기간 신규로 세단을 구매한 비율은 15%에서 6%밖에 되지 않았다. 반면, SUV에서 세단으로 갈아탄 비율은 10년간 4~5%대를 유지했다. 많은 사람이 처음 차를 사면서 SUV를 택하거나 타던 세단 대신 SUV를 선택하는 현상이 뚜렷해진 것이다.

세단에서 SUV로 갈아탄 비율은 2011년 9%에서 지난해 16%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이 기간 SUV에서 다시 SUV로 갈아탄 비율은 4%에서 12%로 3배, SUV 구매는 2%에서 5%로 2.5배 증가했다.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수년 안에 세단 보유자가 세단보다 SUV로 갈아타는 비율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세단 약세-SUV 강세’ 추이는 최근 10년 동안 대체로 일관된 모습을 보였지만 최근 3년간 더 강해지고 있다. 예외적으로 2017년을 전후해 세단→세단과 세단→SUV 이행 성향이 정체 또는 역전하는 현상이 발생했는데 이는 전기차를 포함한 세단 신차가 대거 출시된 때문으로 분석했다.

당시에는 SM6·아이오닉·제네시스 G70 등 신차와 그랜저·K7·말리부 등 신형 세단이 잇따라 선보였다. 반면 SUV는 QM6·니로·티볼리 에어 등이 출시됐지만 모델 수와 인기도에서 세단을 따라잡지 못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봤다.

2011년 기준 승용차 신규 및 대체구매 때 세단 이행 비율을 합하면 66%였고 SUV 이행 비율 합은 15%로 둘 사이 갭이 41%P에 달했다. 그러나 2020년에는 세단과 SUV 이행 비율이 각각 34%로 동률을 이뤄 10년 사이 차이가 사라졌다. 이는 세단 수요 상당 부분을 SUV와 다목적 MPV, 수입차가 차지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2020년 7월 기준 1년 내 신차(승용차) 구매자 중 50.1%는 RV(SUV+MPV)를 선택해 조사 이후 처음으로 절반 수준에 도달했다. RV와 세단 신차 비중이 거의 같아진 것이다. SUV가 RV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국산 세단과 SUV 간 점유율 차이가 제로(0)에 가깝다는 것과 일치하는 결과로 볼 수 있다.

컨슈머인사이트는 당장 올해부터 SUV 신차 비중이 세단을 앞지를 가능성이 있다고 보면서도 세단 중심인 전기차는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함께 "SUV는 넉넉한 실내공간과 실용성으로 무장하고 더 안전할 것이라는 믿음과 코로나 19 이후 달라진 라이프 스타일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또 "이 같은 추세에 맞춰 자동차 메이커들이 경쟁적으로 SUV 신차를 내놓는 것도 탈 세단을 부추기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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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단 #SU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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