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세련된 플래그십 '볼보 XC90 · S90' 고성능 마일드 하이브리드 변신

  • 입력 2021.03.31 13:23
  • 수정 2021.04.20 15:18
  • 기자명 김훈기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어쩌면 그 화려함과 각종 첨단기술에 현혹되어 플래그십이 갖춰야 할 가장 기본 덕목을 간과했을지 모르겠다. 쇼퍼드리븐 혹은 오너드리븐이 되던 플래그십 차량이라면 세련된 주행 성능을 가장 바탕에 둬야한다. 지나치게 스포티함이 필요한 것도 연신 하품만 나오는 지루함도 옳지 않다. 뭐든 중간이 어렵고 흐름에 적절히 편승하면서 존재감은 잃지 않는다는 것이 어렵다. 어쩌면 그런 것들이 바로 플래그십의 운명이다.

지난해부터 디젤과 가솔린 단일로 구동되는 순수 내연기관을 버리고 마일드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로 라인업 재편을 단행한 볼보자동차가 마일드 하이브리드 최상위 버전 'B6 엔진'을 탑재한 플래그십 모델의 본격적인 국내 판매에 돌입했다. 기존 T6 엔진을 대체한 가솔린 기반 마일드 하이브리드 모델인 B6 엔진은 플래그십 세단 'S90'을 비롯해 플래그십 SUV 'XC90'그리고 베스트셀링 SUV 'XC60', 크로스컨트리 'V90'까지 전략적으로 투입됐다. 이들 중 지난 30일 서울과 파주 일대에서 XC90 B6 AWD 인스크립션, S90 B6 AWD 인스크립션을 순차적으로 경험해봤다.

먼저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들의 공통점은 플래그십 차량이 갖춰야 할 기본에 충실한 세련된 주행 성능을 전달한다는 것. 경쟁차종 대비 그리 화려한 모습은 덜하지만, 외관 디자인은 모던함을 콘셉트로 언제 어느 순간에 만나도 지루한 구석을 찾을 수 없다. 여기에 실내는 원목 느낌을 고스란히 간직한 북유럽풍 가구를 접하듯 보는 즐거움뿐 아니라 실제 손끝과 살결에 닿는 감각도 만족스럽다.

'토르의 망치'로 불리는 시그니처 LED 헤드램프는 이제 좀 지겨울 만 한데 각각의 차량마다 그 모습을 조금씩 변형해 찾는 즐거움이 쏠쏠하다. 수직형 크롬바로 구성된 라디에이터 그릴은 곳곳에 장식된 크롬 엑센트와 함께 프리미엄 브랜드 위상을 높이고 인스크립션 타이틀이 추가된 만큼 실내 기어노브에서 오레포스 크리스탈 소재로 변경된 부분도 눈에 띈다

XC90 B6 AWD 인스크립션과 S90 B6 AWD 인스크립션에는 공통으로 최고 출력 300마력, 최대 토크 42.8 kg.m을 발휘하는 B6 엔진이 탑재됐다. 여기에 모두 상시 사륜구동(AWD) 시스템과 도로 위 주행 정보를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를 기본으로 적용했다. 이전에 비해 눈에 띄는 내외관 변화는 덜하지만, 자동차 심장과 같은 엔진 변화가 신차의 핵심이다. 참고로 볼보 마일드 하이브리드 버전은 출력에 따라 B4, B5, B6 등 3종으로 구분되는데 각각 순차적으로 197마력, 250마력, 300마력을 발휘한다. 또 이들은 볼보 라인업에서 차체 크기와 콘셉트에 맞춰 각각 모델들에 배분된 느낌이다.

이날 시승한 XC90 B6 AWD 인스크립션과 S90 B6 AWD 인스크립션에는 최상위 B6 엔진이 탑재됐다. 이는 B4, B5에 비 연료 효율성은 물론 주행 성능 중심에 초점이 맞춰서 일명 '고성능 마일드 하이브리드'로 불린다. 또 참고로 볼보 측 설명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새롭게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한 차량의 경우 연비는 이전보다 약 10%,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킬로미터 당 7g 저감 효과를 보인다고 한다.

XC90 B6 AWD 인스크립션의 경우 국내 복합연비는 9.2km/ℓ, S90 B6 AWD 인스크립션은 10.3km/ℓ를 나타낸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각각 186g/km, 166g/km. 체감상 잘 전달되지 않는 소폭 상승된 연비보다 사실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소에 마일드 하이브리드 존재의 의미를 더한다. 이산화탄소 배출에 따른 온실가스 증가 그리고 지구 온난화의 상관관계 이 결과 미래에 대한 이야기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공감할 것으로 생각된다. 여기서 중요한 부분은 성인 1인 기준 호흡을 통해 하루에 700g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것을 감안하면 이들 마일드 하이브리드의 필요성이 더욱 강조된다.

이들 차량에 적용된 B6 엔진은 정차 후 출발 그리고 고속 크루징에서 무엇보다 효과적인 퍼포먼스를 발휘한다. 이전에 비해 N.V.H. 성능이 눈에 띄게 향상되며 플래그십이 갖춰야 할 품격을 유지했다. 그리고 주행모드를 '컴포트'에 맞춰 달리다 보면 서스펜션 세팅과 변속기 반응에 대한 궁합이 세련된 주행 질감을 선사한다. XC90 B6 AWD 인스크립션의 경우 SUV 특유의 롤링은 최대한 잦아들고 피칭 또한 눈에 띄는 안정적 결과물로 이어졌다.

당연히 S90 B6 AWD 인스크립션에선 이 같은 성향이 더욱 두드러져 안락하면서도 도로 위 주행 정보를 운전자에게 적절히 전달한다. 이들 차량에는 앞뒤 더블위시본, 인테그랄 링크 서스펜션과 8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렸다. 또 공통적으로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이 맞물린 덕분에 고속주행에서도 줄고 안정적인 성능을 발휘한다. 흥미로운 부분은 이전 B4, B5 엔진 적용 차량에서 느낄 수 없던 주행 모드 변경에 따른 시원스러운 주행 질감 또한 발휘되는 부분이다.

이전 안정적이고 고요했던 주행감은 다이내믹 주행 모드에서 차체 크기와 무게를 감안해도 이를 충분히 상회하는 실력을 발휘한다. 슈퍼차저와 터보차저에 맞물린 48볼트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연료와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소에만 초점이 맞춰지지 않았다는 부분을 이들 플래그십 모델을 통해 경험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시원스럽게 달린 후 감속으로 얻어진 에너지는 또 열심히 배터리로 더해져 그리 크지 않은 배터리 용량을 효율적으로 사용한다. 이렇게 XC90 B6 AWD 인스크립션과 S90 B6 AWD 인스크립션을 각각 약 2시간 남짓 주행하고 얻은 계기판 최종 연비는 9.9km/ℓ, 11.0km/ℓ를 확인했다. 도심 정체와 국도에서 업힐, 다운힐을 열심히 경험한 후 결과로는 비교적 만족스러운 수치다. 이들의 국내 판매 가격은 XC90 B6 AWD 인스크립션 9290만원, S90 B6 AWD 인스크립션 7090만원이다.

저작권자 © 오토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