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지금도 전기차를 회의적으로 보는 '자동차 관계자'에게
[기자수첩] 지금도 전기차를 회의적으로 보는 '자동차 관계자'에게
  • 김흥식 기자
  • 승인 2021.03.09 12: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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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회의론, 비관론이 여전하다. 얼마 전 만난 한 수입차 업체 관계자와 말 싸움을 벌였다. 그는 전기차에 한계가 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세계 전력 생산 발전 비중이 70% 가까이 되는 석탄 화력이 수백, 수천만 대 전기차 충전 용량을 감당하지 못하는 한계가 올 것이고 그런 전기차가 환경에 무슨 도움이 되겠냐고 했다.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석탄화력발전이 많은 우리나라에서 전기차가 많이 팔리면 그만큼 환경에도 악영향을 준다고 주장했다. 석유를 수입해 내연기관을 돌리는 것이 더 친환경이라고도 했다.

전기차를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은 수년 전부터 그와 다르지 않게 같은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석탄을 때 전기를 생산하는 과정이 환경친화적이지 않고 배터리 역시 그렇고 비싼 데다 재활용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내연기관차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더 환경에 도움이 된다라고 주장한다. 이미 낡고 고루한 주장이지만 꽤 많은 사람이 동조한다. 이 때문에 주변에는 같은 인식으로 전기차를 바라보는 이들이 제법 있다. 

가장 흔한 주장은 전기를 생산하고 배터리를 만들어 자동차가 굴러가게 하는 과정이 내연기관보다 깨끗하지 않다는 것이다. 자동차에 에너지가 공급되는 과정을 빼고 보면 내연기관차는 움직일 때마다 휘발유나 경유를 사용해야 하고 배출가스를 내 뿜어야 한다. 전기차는 이 배출가스가 전혀 없다. 석탄 화력으로 전력을 생산하는 비중이 아직 높기는 하지만 재생, 대체 에너지가 많아지고 있고 배터리 효율성이 높아지면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점차 줄고 있다.

자동차가 굴러가기까지 전 과정을 보면 초기에는 전기차가 내연기관차보다 환경적이라고 볼 수 없다. 그러나 전력 생산, 배터리와 자동차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은 길어도 16개월이면 내연기관차 비용을 상쇄한다. 전기차 특성상 재활용 소재를 많이 사용한다는 것, 부품의 수가 현저하게 적은 데다 배터리 재활용 가치도 크기 때문에 환경 기여도를 따지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 초등학생도 고개를 끄덕일 이 얘기를 그는 끝까지 받아 들이지 않았다.

전기차 대중화가 매우 더딜 것이라는 주장도 했다. 그러나 10년 전 연간 2만 대에 불과했던 전기차는 지난해 250만대를 기록했고 앞으로 4년 후인 2025년 1200만대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자동차 나라로 불리는 미국에서도 지난 2월 내연기관 판매는 급감했지만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작년 1.8%에서 2.6%로 증가했다. 전기차 보급률이 가장 높은 캘리포니아 신차 판매 점유율은 8%에 달했다. 유럽과 중국 전기차 증가율 속도, 비중은 더 빠르고 높다. 

전기차 모델 수도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테슬라가 주도했던 전기차 경쟁에 대량 생산 업체들이 뛰어들면서 지금은 셀 수도 없는 많은 모델이 시장에 나와 있다. 전기차를 부정적으로 바라봤던 제작사 특히 슈퍼카 브랜도 전기차를 속속 내놓고 있다. 전기차 비관론자들이 비싼 가격을 지적하고 있지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내연기관차보다 저렴한 전기차도 수두룩해졌다.

미국을 기준으로 전체 전기차 가운데 4만 달러 이하 비중이 52%나 됐고 6만 달러 이상인 모델은 20%에 불과하다. 앞으로도 전기차 가격은 지속해서 떨어질 것이 확실하다. 2~3년 후면 보조금이 없어도 전기차와 내연기관차 가격이 비슷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전기차 가격이 일반적인 내연기관차에 근접하면 승부는 뻔하다.

이런 이유가 아니어도 강화된 환경 규제로 전기차는 선택적 선택을 할 수 없는 필수적 필수가 됐다. 그래서 굵직한 자동차 제작사들이 천문학적 비용을 들여 전기차를 개발해 팔기 시작한 것이다. 전기차를 비관적으로 또는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에도 대세가 그쪽으로 흐르고 있다는 것, 그러니 시장을 왜곡하거나 사실을 호도하는 주장이 적어도 자동차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 입에서 나와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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