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결함 아니라더니, LG 에너지솔루션 국토부 보고서 논란

  • 입력 2021.02.26 08:08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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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코나 일렉트릭 리콜 관련, 배터리 공급사인 LG 에너지솔루션과 책임 소재 및 비용 부담을 둘러싼 분쟁이 심화하고 있다. 논란은 국토부와 현대차는 코나 일렉트릭 화재가 배터리 자체 결함에 의한 것으로 보는 반면, LG 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관리시스템(BMS) 충전맵 오적용 문제를 지적하면서 시작됐다.

앞서 국토부는 "고전압 배터리 중 일부에서 셀 제조 불량(음극탭 접힘)으로 인한 내부합선으로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확인됐다"라며 LG 에너지솔루션 배터리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KATRI)이 수거된 고전압 배터리에 대한 정밀 조사를 벌인 결과다.

핵심은 앞서 실시한 코나 일렉트릭 리콜 수리 과정에서 수거된 고전압 배터리를 분해하고 정밀 조사를 한 결과, 셀 내부 정렬 불량으로 화재가 발생한 것을 확인했다는 점이다. KATRI가 재현한 화재 실험과 지난 1월 대구에서 발생한 코나 일렉트릭 화재도 셀 내부 정렬 불량으로 양극과 음극탭이 화재로 소실됐다는 것이 확인됐다.

셀 음극탭이 접히면 배터리 주요 소재인 리튬 부산물이 배터리 내부 표면에  부착 또는 엉겨 붙게 되고 이로 인한 단락으로 과도한 열이 발생할 수 있다. 지난해 10월 코나 일렉트릭 리콜 당시 화재 원인으로 지적됐던 배터리 과충전도 배터리 관리시스템(BMS)이 이를 차단하기 때문에 관련이 없다고 봤다.

국토부 조사에도 LG 에너지솔루션은 입장문을 통해 배터리 셀 내부 정렬 불량은 재현 실험에서도 화재가 발생하지 않아 직접 원인이 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LG 에너지솔루션이 배터리 셀 결함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책임 소재 공방을 둘러싼 논란이 가열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LG 에너지솔루션은 연초 국토부에 코나 일렉트릭 배터리를 분석한 결과 음극탭 접힘이 화재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는 보고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국토부 조사 결과와 다르지 않은 것으로 LG 에너지솔루션이 이 같은 보고서를 제출한 것이 사실이라면 배터리에 결함이 있다는 것을 사전에 알고도 스스로 부인한 것이 된다.

업계에서는 LG 에너지솔루션이 스스로 인정한 결함 내역을 부인하고 나선 것을 두고 1조원에 달하는 리콜 비용 부담을 덜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특정 시기 특정 지역에서 생산한 배터리에서 화재 사고가 집중됐고 국토부와 관계 기관 정밀 조사에서 LG 에너지솔루션이 앞서 보고한 결함 내용과 같은 결론이 남에 따라 책임을 면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한편 현대차는 특정 기간 생산 판매한 전기 차량 중 LG 에너지솔루션 중국 남경 공장에서 생산된 일부 배터리셀 제조 불량으로 인한 배터리셀 내부 단락(합선)으로 화재 발생 가능성이 있는 결함이 발견됐으며 이에 따라 코나 일렉트릭과 아이오닉 일렉트릭, 일렉시티 고전압 배터리 시스템 어셈블리(BSA)를 교환하는 리콜을 내달 29일부터 실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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