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이 가장 만만하게 보는 차 '랜드로버' 영국 도난 차 상위 10개 중 6개

  • 입력 2021.02.16 11:48
  • 수정 2021.02.16 11:49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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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차량 전문 절도범들이 가장 선호(?)하는 차는 '랜드로버'인 것으로 나타났다. 돈이 될 수도 있지만 그만큼 훔치기 쉽다는 것을 의미한다. 도난 차량을 찾아주는 전문 업체 트랙커(Tracker)가 지난 2020년 영국에서 도난을 당한 차량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상위 10개 모델 가운데 6개를 랜드로버가 차지했다. 해마다 나오는 트랙커 통계에서 랜드로버는 항상 상위권 비중이 가장 많았지만 6개는 처음이다. 

도난당한 모델 순위 상위 3위는 레인지로버 스포츠(사진), 레인지로버 보그, 레인지로버 오토바이오그래피가 모두 차지했다. 이어 BMW X5가 4위, 다시 5위에 랜드로버 디스커버리가 등장하고 6위 벤츠 C 클래스에 이어 7위에 레인지로버 이보크가 이름을 올렸다. 벤츠 C 클래스, BMW M3, 벤츠 S 클래스로 순위가 이어지고 톱10 마지막에는 다시 랜드로버 디펜더가 벤츠 X 클래스, BMW 6시리즈와 함께 등장한다.

영국에서 지난 한 해 도난을 당한 차량 상위 10위권에 무려 6개나 되는 랜드로버가 이름을 올린 것이다. 트랙커에 따르면 차량 절도범 93%는 열쇠 없이 원하는 모델을 훔치는 데 성공했다. 이는 열쇠가 없어도 쉽게 차 문을 열고 시동을 걸 수 있었다는 것을 의미하며 도난 사례가 많은 모델이 상대적으로 보안에 취약하다는 것을 보여준 결과다.

트랙커는 "절도범은 정교한 장비로 스마트키 신호를 해킹해 원격으로 문을 열고 시동을 거는 릴레이 공격(Relay Attack)으로 쉽게 차를 훔쳤다"라고 말했다. 자동차 키를 손에 들지 않아도 차 문을 열고 시동을 걸 수 있는 키리즈 엔트리(Keyless Entry) 시스템 보안 취약성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다.

영국 자동차 전문지 왓카(What Car)가 지난 2019년 키리스 엔트리 시스템을 탑재한 자동차 7대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한 결과, 대부분 짧게는 10초, 길어도 30초면 문을 열고 시동을 걸 수 있었다. 진짜 절도범들도 대부분 2명 이상 짝을 이뤄 주차된 차량에 접근, 키(key) 신호를 증폭시키는 장치를 범죄 대상 차량 가까이 두고 또 다른 한 명이 집 근처에서 해당 신호를 받아 시스템을 속이는 방법을 이용해 순식간에 차를 훔치고 있다. 

당시 실험에 참여한 자동차 업체들은 "해킹 방지 기술을 도입하겠다"고 했고 이 가운데 랜드로버는 "해킹이 가능한 모델은 더는 생산되지 않고 있으며 도난 차량 위치를 추적하고 원격 제어가 가능한 '인컨트롤' 시스템이 장착됐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주장과 달리 도둑들은 여전히 랜드로버를 가장 쉽고 빠르게 훔치고 있다. 랜드로버는 지난 2019년에도 도난 차량 상위 10위권 목록에 5개 모델을 진입시켰다.

한편 절도범이 표적으로 삼는 차량은 사륜구동 방식 프리미엄 모델로 대부분은 해외로 밀수출되거나 분해돼 부품으로 팔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에서 발생하는 차량 도난 사고는 해마다 10만 건 이상이며 이 때문에 도난 차량을 전문으로 회수해 주는 사업도 성업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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