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BMW, 2세대 신형 4시리즈 '키드니 그릴의 진화 혹은 퇴보'

  • 입력 2021.02.05 11:58
  • 수정 2021.02.09 13:13
  • 기자명 김훈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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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의 전체적 이미지를 결정하는 라디에이터 그릴은 내연기관에서 엔진의 냉각 효과를 위해 필수적인 장치일 뿐 아니라 차량 전면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첫인상을 가늠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해 왔다. 이런 라디에이터 그릴이 엔진을 대신해 전기모터를 탑재한 전동화 모델의 등장으로 고유의 기능을 상실한 채 점차 사라져간다. 하이브리드를 대표하는 도요타 프리우스에서 극단적으로 축소된 라디에이터 그릴이 등장했고 글로벌 전기차 업체로 부상한 테슬라 차량에선 라디에이터 그릴을 더 이상 찾을 수 없게 됐다.

하지만 여전히 기능적 요소가 사라지는 추세 속에도 라디에어터 그릴을 고수하는 완성차 브랜드들이 있다. 이들은 향후 미래를 가늠하는 콘셉트카를 내놓으며 최첨단 파워트레인과 기술을 담았지만 여전히 지금의 자동차 디자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미래차를 예고한다. 그리고 이들 콘셉트카에는 모두 라디에이터 그릴의 흔적을 담은 것들이 차량 전면부를 여전히 차지한다.

곧 다가올 미래차 시대에 자동차는 자율주행을 비롯한 다양한 안전사양이 기본으로 탑재될 것이다. 이는 곧 수많은 센서의 탑재를 의미하고 그릴의 기능은 여기서 새롭게 변화된다. 과거 대형 라디에이터 그릴이 차량의 고성능 엔진을 암시했다면 향후에는 더 완벽한 자율주행과 안전장치를 위한 고성능 센서를 담았다는 의미로 전환된다는 이야기다. 이런 맥락에서 이번 BMW 신형 4시리즈 세로형 키드니 그릴의 등장은 내연기관에서 전동화로 변화되는 과도기적 시대적 흐름을 반영한다.

BMW그룹이 앞서 선보인 i 비전 다이내믹스, 비전 i 넥스트 콘셉트에 이어 선보인 신형 4시리즈는 이들과 공통된 세로형 키드니 그릴이 탑재되며 전동화 모델과 내연기관의 징검다리 역할로 자리한다. 따지고 보면 과거 키드니 그릴의 시작인 BMW 327 쿠페와 BMW 303, BMW 328에서도 세로형 그릴이 적용됐으니 BMW의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모델로 의미 부여도 가능하다.

여하튼 신형 4시리즈는 인상적인 앞모습을 통해 독보적인 존재감을 발산한다. 수직형  키드니 그릴은 앞 범퍼 하단까지 아래로 길게 확장되고 그릴 내 공기흡입구는 그간 M 모델에만 적용되던 메시 타입으로 디자인되며 역동성과 고급감이 동시에 전달된다. 여기에 기존 3시리즈 세단과 유사하지만 더 얇고 공격적인 모습의 어댑티브 LED 헤드라이트가 기본 사양으로 탑재되며 차량 전면부 한층 압도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신형 4시리즈 차체는 이전 세대보다 커지면서 한층 역동적인 비율로 거듭났다. 길이는 4770mm, 폭은 1845mm, 휠베이스는 2850mm로 이전보다 각각 130mm와 27mm, 41mm가 늘어나고 높이는 1385mm로 6mm 높아졌다. 또한 측면에서 캐릭터 라인은 최소화되고 앞뒤 휀더를 잔뜩 부풀린 면을 강조한 디자인을 통해 차량의 볼륨감을 강조했다. 여기에 짧은 앞뒤 오버행과 날씬한 필러, 기다란 프레임리스 도어, 늘씬한 옆 유리 형상과 유려하게 뻗은 루프라인으로 쿠페의 우아함을 강조한다. 후면은 넓고 뚜렷한 표면, 조명이 항상 점등되는 풀 LED 리어라이트 조합으로 4시리즈의 파워풀한 이미지를 드러낸다.

4시리즈 실내는 깔끔한 표면과 고품질 소재와 함께 어우러져 프리미엄 스포츠 쿠페에 걸맞은 고급스러움을 강조한다. 스포츠 시트와 새롭게 디자인된 M 가죽 스티어링 휠이 기본으로 적용되고 앞서 신형 3시리즈를 통해 만난 디지털 계기반과 대형 센터 디스플레이도 존재한다. 여기에 이전 모델과 비교해 시동 버튼이 센터콘솔의 컨트롤 패널로 자리를 옮기고 뒷좌석은 일체형 헤드레스트가 적용된 독립형 시트를 통해 보다 장시간 주행에도 편안한 공간 구성을 갖췄다.

신형 4시리즈 파워트레인은 420i 모델의 경우 최고 출력 184마력, 최대 토크 30.6kg.m를 발휘하는 BMW 트윈파워 터보 4기통 가솔린 엔진이 탑재됐다. 여기에 8단 스텝트로닉 스포츠 자동변속기가 맞물리고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7.5초가 소요된다. 또한 4시리즈 최초로 선보이는 고성능 M 퍼포먼스 모델인 뉴 M440i xDrive 쿠페는 최고 출력 387마력, 최대 토크 51kg.m를 뿜어내는 M 트윈파워 터보 직렬 6기통 가솔린 엔진이 탑재됐다. 해당 모델은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4.5초의 놀라운 순발력을 자랑한다.

신형 4시리즈의 주행 질감은 3시리즈의 안정성에 역동성이란 조미료를 적당히 첨가한 느낌이다. 가속페달에 힘을 조금씩 더하자 차체는 수면을 가르는 요트처럼 부드럽게 나아가고 변속기 주변에 주행모드 선택 버튼을 이용해 스포츠 모드로 전환하면 보다 역동적인 주행감을 즉각적으로 느껴볼 수 있다. 단단한 하체와 운전자가 원하는 데로 이끌어 주는 스티어링 휠 반응은 독일차 특유의 달리는 즐거움을 전달한다. 앞서 출시된 BMW 신차와 동일하게 신형 4시리즈에도 다양한 첨단 주행 보조시스템과 안전 사양이 고스란히 적용됐다. 특히 ADAS 시스템은 테슬라 오토파일럿을 연상시키며 디지털 계기판 중앙으로 도로 위 차량 흐름을 표시하는 방식을 띠고 있어 높은 만족감을 전달한다.

한편 신형 4시리즈는 국내에 420i 쿠페 M 스포츠 패키지가 우선 선보이고 M440i xDrive 쿠페와 420i 컨버터블 M 스포츠 패키지는 3월 중 판매가 시작될 계획이다. 이어 M440i xDrive 컨버터블 및 그란쿠페 모델은 올 하반기에 출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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