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주의 테슬라, 팔기만 하면 끝인가 "한국 시장 이슈에 답하라"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 입력 2021.01.31 02:36
  • 수정 2021.01.31 02:37
  • 기자명 김필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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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는 혁신 아이콘이다. 글로벌 제작사 5개가 모여야 테슬라 주가 총액과 견줄 수 있다. 2019년 이후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면서 일거수, 일투족이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매년 열리는 테슬라 배터리 데이는 세계적인 관심을 받는다.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도 테슬라 인기는 압도적이다. 2020년 테슬라 국내 판매량은 모델3 중심으로 약 1만2000대가 팔렸다. 이 때문에 정부와 지자체가 지급하는 전기차 보조금 상당액이 테슬라로 갔다.

국민 혈세가 해외 수입차에 몰리자 정부는 전기차 보조금을 세분화해 차등 지급하는 방안을 내놨다. 전기차 보조금 차등 지금은 우리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도 다르지 않다. 테슬라는 2020년 전 세계 전기차 시장 20%를 점유하는 최대 전기차 제작사가 됐고 연간 생산 능력도 50만대에 이르고 있다. 오토파일럿, OTA(Over-the-Air. 자동무선업데이트), 오토파일럿, 온라인 판매와 같은 혁신적 도전이 성공을 거둔 것이다.

테슬라는 그러나 혁신적이고 미래를 달리는 기업이지만 어두운 부분도 최근 많이 노출되고 있다. 우선 비밀 기업도 아닌데 소비자를 위한 정보 공개가 지나치게 차단돼 있다. 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아니고 아예 대응하지 않는 특성도 보인다. 소비자 알 권리 차원에서 문제가 있는 부분은 책임감을 느끼고 설명해야 하지만 폐쇄적이다. 무작정 침묵은 기업 도리가 아니다. 한국에서 사업을 하고 이익을 얻고 있다면 최근 발생한 화재나 기타 이슈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다른 수입차 회사 대비 사회공헌활동이 거의 없다는 것도 구설에 오르기 시작했다. 한국에서 자동차를 팔고 이익을 얻고 있으면 해당 사회에 일정 기여를 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 사회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 국내 전기차 시장을 독점하고 있고 다른 수입 경쟁 업체보다 판매 순위가 높은 기업인데도 사회적 기여나 봉사활동을 했다는 얘기를 들어 보지 않았다. 한국 사회에 대한 공헌이 전무하다는 것은 심각한 결격사유다.

지난해 발생한 모델 X 화재 사고도 아쉬운 부분이 많다. 구조적 특성으로 사고 후 소방대원 구조가 늦어 탑승자가 사망하는 안타까운 일이었다. 테슬라는 특수한 기능이나 비상시 긴급 대처 요령 등을 이런 구조 특성에 맞춰 소비자에게 알리고 소방청 등에 전달하는 것이 기본 임무다. 최근 소방청이 구난 구조 방법을 요청했다고 하지만 테슬라가 먼저 알렸어야 하는 일이다. 

테슬라 차량 구조는 일반적인 모델과 다르게 비상시 기계적인 장치가 아닌 전자 장치로 작동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전기에너지가 차단되면 전체 시스템이 셧다운 되면서 운행 도중 정지한다든지 비상시 조치를 못 하는 심각한 안전상 문제점 노출이 될 수 있다. 지난해 테슬라 모델 X 사고가 5만대 미만 수입 자동차 안전기준을 면제해 주는 한ㆍ미 FTA 기준 허점 때문은 아닌지도 살펴봐야 한다.

우리에게 의무화된 안전장치가 수입차는 생략돼 있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담당 부서는 면밀하게 분석하고 문제가 있다면 수정을 요구해야 한다. 국민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일에 양보가 있거나 예외가 있어서는 안 된다. 자동차는 생명을 담보로 하는 가장 위험한 제품인 만큼 안전에 영향을 주는 안전장치에 대한 조치는 어느 때고 가장 적극적이어야 한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지난해 판매된 테슬라 차량이 정비센터 부족을 호소하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판매만 늘리고 사후 서비스에는 별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앞서 지적한 여러 사례에 대해 테슬라는 고민해야 한다. 판매가 늘어나는 만큼 한국 사회에 어떻게 기여하고 봉사할 것인지, 일자리 창출 또 자동차 문화 업그레이드에도 도움을 줘야 한다. 소비자 스스로 기업이 변화할 수 있도록 자극할 필요가 있고 관련 소비자 단체도 확실한 경고가 필요하다. 정부 관심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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