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 나라 베스트셀링카 [#영국 편] B 세그먼트 해치백 정석 '포드 피에스타'

  • 입력 2021.01.25 10:00
  • 수정 2021.01.25 10:12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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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은 해치백 천국이다. 차종 특성상 B 세그먼트에 몰려 있는 해치백 전성기를 연 모델은 1974년 데뷔한 폭스바겐 골프다. 지금도 유럽 전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모델은 해치백이고 이 가운데 골프는 독보적인 존재다. 지난해 주춤했지만 한해 70만대 이상, 유럽에서만 40만대 이상 팔리고 2019년 기준 글로벌 누적 판매량 3500만대를 돌파했다.

작은 차 그리고 해치백 사랑은 영국에서 더 도드라진다. 지난해 베스트셀링카 톱 10 전부를 소형 해치백 또는 SUV가 차지했다. 현대차 그랜저와 같은 준대형 세단이 압도적으로 시장을 지배하는 우리와 사뭇 다른 소비다. 영국에서도 폭스바겐 골프 인기는 유럽 전역과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해 4만3019대를 팔았다.

하지만 골프 최종 순위는 3위다. 포드 피에스타가 4만9174대를 팔아 2020년 영국 자동차 판매 순위 1위를 차지했다. 처음은 아니고 10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대기록이다. 골프와 격차는 약 6000여대, 2019년 이전에는 매년 2만여대 이상 차이가 났다. 2위는 4만6439대를 기록한 복스홀 코르사다.

포드는 유럽에서 가장 큰 성공을 거둔 미국 브랜드다. 철저한 현지화로 유럽 시장을 공략한 소형 해치백 피에스타가  그 중심에 있다. 초기 피에스타는 3도어 해치백 타입에 영국 현지에서 생산된 1.0ℓ 켄트 엔진이 탑재됐다. 이후 세대를 거치면서 5도어와 고성능 버전, 또 파워트레인 배기량을 다양화하고 가솔린과 디젤, 세단과 밴 등으로 확장했다.

2017년 데뷔한 6세대 피에스타 영국 주력 모델은 3도어 해치백이다. 환경 규제로 디젤 파워트레인은 삭제됐고 1.0ℓ 에코부스트(EcoBoost)와 1.1ℓ Ti VCT 가솔린, 1,0ℓ 에코부스트 가솔린 마일드 하이브리드 버전으로 라인을 짰다. 엔진 최대 출력은 75마력에서 125마력까지 낸다. 고성능 버전인 피에스타 ST는 최대 200마력(1.6ℓ) 출력을 발휘한다. 영국 이외 지역에서는 1.6ℓ 가솔린 Ti-VCT도 제공된다.

차체 크기와 파워트레인 성능은 국산 경차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다양성에서는 차이가 난다. 피에스타는 무난한 성능과 효율성에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피에스타 영국 최소 가격은 1만6385파운드(약 2478만원). 자동차에 부과되는 세금이 엄청나기 때문에 가격이 비싸 보이지만 현대차 i10 등 차급이 비슷한 모델 대부분 가격도 모두 고만고만하고 일부 비싼 모델도 있기는 하다.

그런데도 피에스타 인기가 높은 이유는 효율성이다. 피에스타에 탑재된 1.0 에코부스트는 복합 기준, 리터당 13km가 넘는 우수한 연비 성능을 갖추고 있다. 구름 저항 타이어, 오토앤스탑(ISG), 파워 트레인과 시스템 제어로 연료를 절약할 수 있는 에크 버튼 등으로 연료 효율성을 높여놨다. 작지만 차선 유지 경보 및 유지 보조, 속도 제한, 오토 헤드램프 등 안전 사양도 잘 갖춰놨다.

2009년 이후 영국 시장에서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은 포드 피에스타 인기가 앞으로도 계속될지는 미지수다. 폭스바겐 골프를 밀어내고 사상 처음 2위에 오른 복스홀 코르사와 격차가 3000대 미만에 불과하고 폭스바겐 골프 추격세도 만만치 않다. 피에스타와 코르사 격차는 이전까지 4만대 이상 차이가 났다. 현지에서는 코르사가 선전했다기보다 피에스타 부진을 더 큰 이유로 보고 있다.

한편 영국 베스트셀링카 목록에 국산차는 단 한대도 포함되지 못했다. 이전까지만 해도 톱10에 간간이 이름을 올렸던 기아차 스포티지가 빠진 자리는 포드 퓨마, 볼보 XC40 등이 대체했다. 다시 얘기하지만 2020년 영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 10위권에서 우리 기준 중형차로 볼 수 있는 모델은 볼보 XC40가 유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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