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애플카 시작하면 구글카, 아마존카 또 LG카, 삼성카도 기회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 입력 2021.01.24 08:06
  • 수정 2021.01.24 08:15
  • 기자명 김필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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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모빌리티 시대다. 자동차가 중심이었던 이동 수단이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면서 미래 모빌리티를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단순한 모빌리티 시대가 아니다. 하늘을 날고 자율주행까지 그야말로 영역과 제한이 없는 새로운 시대다. 최근 화두는 자율주행 전기차다. 미국 바이든 대통령 취임으로 환경이 다시 주목받으면서 무공해차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내연기관차를 대신할 전기차는 단점이 사라져 가고 있고 장점이 부각되면서 속도를 내고 있다. 전기차가 내연기관차를 대체하는 날이 빨라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 애플이 오는 2024년 '애플카'를 출시하겠다고 발표해 전 세계가 들썩거렸다. 허무맹랑한 얘기가 아니다. 시대는 변했고 미래 패러다임도 변했다. 애플이 아이폰 다음 세대를 겨냥해 미래 모빌리티 애플카를 개발하겠다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다시 말해 자동차 제작사 말고도 다른 분야 글로벌 기업 어디든 마음만 먹으면 모빌리티를 비즈니스 모델을 추진할 수 있다. 

애플카 주문 제작에 대한 현대차 협의 요청 얘기도 파란을 일으켰다. 또 위탁 생산 업체로 기아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현대차 입장에서는 위탁생산이 브랜드 이미지에 영향을 받을 수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애플과 협업하는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거절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적절한 대상으로 기아차가 거론된 것으로 보인다. 기아가 목적기반 자동차인 PBV를 생각하고 있어 최적 대상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애플카는 아이폰과 같이 위탁생산 가능성이 가장 높지만 조건은 까다로울 전망이다. 전 세계에 공장이 있고 대량 생산이 가능해야 하고 자율주행 전기차에 맞는 기술도 갖춰야 한다. 애플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으로 완성도 높은 전기차를 누군가 만들어 주기를 원한다. 여기에 안전까지 확보 가능한 글로벌 제작사를 찾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물론 이런 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 글로벌 제작사는 많지가 않고 있어도 위탁생산에 따른 브랜드 이미지를 고려해 꺼리는 곳도 있을 것이다. 

이런 요소를 생각하면 기아는 최적이다. 현대차와 다르게 프리미엄 브랜드를 만들 수 있는 상황이 아닌 데다 기술적 노하우가 있고 전 세계에 생산 시설을 갖고 있어 최적 요소를 고루고루 갖추고 있다. 목적기반 자동차 생산에 좋은 그림이다. 그만큼 애플과 좋은 그림을 만들 수 있어 앞으로 향방이 기대된다. 미래 글로벌 자동차 제작사는 다양한 변화가 예상된다. 대량 생산체가 아닌 주문형 생산으로 생태계가 변모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 파운드리라는 전문 위탁 생산업체가 부각될 수 있다는 것이다. ‘파운드리’는 반도체를 전문적으로 대량 위탁생산해 주는 방식을 뜻한다. 삼성이 세계 스마트폰과 메모리 반도체를 석권하고 있으면서도 최근 파운드리 세계 1위 목표를 발표한 이유도 파운드리를 실질적인 미래 먹거리로 판단한 때문이다.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와 삼성이 파운드리 주도권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반도체 업계 파운드리는 미래 모빌리티 산업에도 불어 닥칠 것이 분명하다. 기아 애플카 위탁생산 얘기는 그래서 더 중요하다. 애플카 위탁 생산을 시작으로 구글카, 아마존카는 물론 LG카, 삼성카도 기아가 생산할 수 있다. 주도권을 쥐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어서 이 비즈니스를 선점할 수도 있다. 미래 모빌리티에 대한 위탁생산 시대를 시작하는 의미도 갖는다. 

기아 입장에서는 현대차 E-GMP를 기반으로 덮개만 다르게 하면 다양한 모델을 주문에 맞춰 생산이 가능해진다. 미래 모빌리티에 대한 파운드리 주도권을 우리 기업이 가져오고 미래에 대한 대변혁 주인공이 되기를 기대한다. 동시에 미래 모빌리티 전문 위탁생산을 중심으로 하는 산업계 변화에도 대비해야 한다. 향후 5~10년 사이 그 변화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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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애플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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