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 나라 베스트셀링카 [#중국 편] 닛산 세단 '실피' 압도적 1위에 숨겨진 꼼수

  • 입력 2021.01.21 12:00
  • 수정 2021.01.21 12:01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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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2020년 연간 신차 판매 대수는 2531만대로 잠정 집계됐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에 따르면 작년 신차 판매는 전년(2019년) 대비 1.9% 줄었고 이 가운데 승용차 판매는 6.0% 감소한 2017만대를 기록했다. 한국을 제외한 주요 국가 신차 판매가 대부분 크게 줄었지만 중국은 4월 이후 코로나 19 확산세가 멈추고 내수 소비가 살아나면서 감소율을 최소화했다.

내수 소비가 살아나면서 중국 상용차 판매는 18.7% 증가한 513만대를 기록했다. 상용 버스는 2.0% 감소했지만, 경기 회복세로 화물차가 21.4% 증가한 468만대로 증가세를 이끌었다.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 같은 신에너지차 수요도 10.9% 증가한 136만대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순수 전기차는 16.1% 증가하며 사장 처음 연간 판매 대수 100만대 고지를 밟았다.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코로나 19를 극복했다고 자평하는 중국에서 지난해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은 일본 닛산 현지 합작사 '둥펑(東風) 닛산' 준중형 세단 실피(Sylphy)다. 지난해 전년 대비 무려 13.9% 증가한 54만947대를 팔아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이는 기아가 2020년 한 해 동안 기록한 국내 판매 대수 55만대와 맞먹는 수치다.

2000년 등장한 닛산 실피는 1959년 데뷔한 닛산 블루버드 DNA를 갖고 있다. 실피는 전 세계 다양한 국가에서 다양한 차명을 팔리는 모델이다. 실피는 4세대 모델이지만  중국에서는 블루버드 세대를 잇는 모델로 보고 '14세대 실피'로 소개한다. 그러면서도 블루버드라는 모델은 따로 팔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르노삼성차가 실피를 기반으로 한 'SM3'를 부산공장에서 조립해 2002년부터 팔았다.

2019 상하이모터쇼를 통해 데뷔한 4세대 실피는 전고와 전폭을 올리고 넓혀 중국 소비 취향에 맞는 외관에 주력했다.  실피 인기는 준중형 세단이면서도 V 모션 그릴로 화려하게 꾸려진 외관과 저렴한 가격(중국에서는)에 풍부한 공간 그리고 믿거나 말거나 중국 기준 20km/리터가 넘는 연비 덕분이다.

1.6ℓ 인라인 4기통 가솔린 파워트레인, X TRONIC 무단 변속기로 동력계를 구성하고 있는 실피 가격은 11만9000위안(약 2024만원)부터 14만3000위안(약2432만원)이다. 차체는(전장×전폭×전고/4641×1815×1450mm) 현대차 아반떼보다 조금 작은 사이즈를 갖고 있다. 휠 베이스는 2712mm.

실피가 중국 시장 1위를 차지한 것에는 사실 꼼수가 숨어 있다. 성격이 전혀 다른 저가형과 일반형 두개 버전 실적을 포함해 놨다. 앞에서 소개한 일반 버전과 다른 저가형 뉴 실피 클래식은 9만9800위안(약 1690만원)부터 14만3000위안(2432만원)에 팔린다. 가격 차이가 최저가 기준 300만원 이상 나고 파워트레인 스펙, 차체 사이즈(전장×전폭×전고/4631×1760×1503mm), 휠베이스(2700mm)까지 전혀 다른 차지만 판매 대수를 합치면서 전체 볼륨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다른 차에 같은 모델명을 사용하고 실적을 공유한 덕분에 실피 판매 대수가 크게 늘었고 덕분에 폭스바겐 뉴 라비다(44만9194대)를 2위로 몰아낼 수 있었다. 2019년 순위에서는 폭스바겐 라비다가 49만944대로 1위를 차지했지만 작년 초반 막대한 생산 차질로 공급에 문제가 생기면서 전년 대비 8.5%나 판매가 줄었다. 토요타 코롤라가 35만7165대로 3위를 달렸다.

중국 CAAM이 공개한 세단 판매 15위권 순위에 국내 메이커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 밖에도 SUV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은 36만4352대를 기록한 장성자동차 하발 H6다. 장안자동차 CS75가 26만2111대로 2위, 혼다 CR-V가 24만3037대로 3위를 달렸다. SUV 순위에서도 국내 메이커는 찾아볼 수 없다.

이 밖에 신에너지차 1위는 테슬라 모델 3가 13만7459대로 1위를 기록했다. 이 순위 톱10에는 테슬라와 BMW 5시리즈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제외한 나머지 모두를 중국 독자 기업이 차지했다. 한편 현지에서는 2020년 중국 자동차 소비가 고급차와 SUV 위주로 이뤄졌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으며 억눌려 있는 소비 심리와 정부 경기 부양 정책으로 판매 대수가 2800만대 이상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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