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 시빅 하이브리드의 놀라운 경제성

  • 입력 2012.08.06 12:53
  • 기자명 김흥식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영동고속도로는 휴가를 떠나는 차량들로 가득찼다. 수원 인근 광교터널 입구부터 시작된 정체는 신갈IC까지 이어졌고 호법에서 이천, 다시 여주, 그리고 강릉까지 가는 길 곳곳에서 같은 현상이 벌어졌다.

서울을 출발, 강릉에 도착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무려 7시간, 명절날 부산을 가고도 남을 시간이다. 운전하는 사람을 더욱 힘들게 한 것은 폭염이었다. 차량의 트립컴퓨터에 표시된 외부 온도는 무려 38도.

강릉까지 닿는 여정이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목표로 한 시승을 마치기 위해 달리던 중 문막휴게소를 15km 남겨둔 포진리 인근에서 차량 창문을 모두 내리고 38도가 넘는 폭염속을 달리는 운전자를 발견했다.

"에어컨이 고장 난 걸까. 극도로 찬 바람을 싫어하는 사람일까",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가끔 눈이 마주치기도 했던 차량 운전자의 얼굴은 땀으로 범벅이 돼 있었다.

문막휴게소로 진입하는 차량을 따라 들어갔다. 그리고 미안스럽지만 운전자에게 물었다. "어떻게 이 더위에 에어컨을 켜지않고 갈 수 있는지".

운전자는 전주에서 기름을 가득넣고 출발했는데 차량 정체가 계속 이어지면서 기름이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했고 문막휴게소에 주유를 하러 가기전 차가 멈출까봐 에어컨을 끄고 달렸다고 설명을 했다.

전주에서 문막휴게소까지 거리는 대략 230km. 대형차이기는 하지만 이 정도 거리에서 가득 채운 연료가 바닥을 드러냈고 혹시 차가 서는 일이 생길까봐 에어컨도 켜지않고 폭염을 견뎠다고 했다. "주유등에 불이 들어와도 50km 이상의 거리는 주행이 가능한데 괜한 고생을 한 것"같다고 말을 하자 동승한 어린아이들은 불만이 가득한 얼굴로 아빠를 원망하고 있었다. 

 

시빅하이브리드도 서울에서 출발하기전 기름을 가득 채우고 150km의 도심 도로를 달렸고 다시 문막까지 100km를 달렸다. 기름이 다 소모돼 차량이 멈출까봐 에어컨까지 끄는 폭염속에 비지땀을 흘리며 생고생을 했던 그 대형차와 달리 시빅 하이브리드는 더 많은 거리를 달렸지만 남아있는 트립 컴퓨터의 주행 가능 거리는 712km에 달했다.

하이브리드의 특성이 경제성에 있다고는 하지만 이 때까지의 평균 연비는 19.3km/l. 시빅 하이브리드의 인증 연비 24.7km/l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서울 도심과 극심한 지정체 구간을 감안하면 대단히 만족한 수준이고 강릉에서 다시 서울로 되돌아오기까지 쓰고도 여유가 있는 잔량이다.

서울로 되돌아오는 길은 가능한 우회도로를 이용한 덕에 비교적 수월했다. 그리고 총 768.8km를 주행하고 트립켬퓨터에 나타난 시빅 하이브리드의 잔여 거리는 228km, 평균 연비는 18.9km/l였다. 한 번 가득 주유(탱크용량 50리터)하면 1000km는 너끈하게 주행이 가능한 수치다.

시빅 하이브리드는 1972년 출시돼 지난 40년 동안 전세계 시장에서 2000만대 이상 판매된 혼다 시빅을 베이스로 개발된 하이브리드 버전이다.

도요타 프리우스 등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들이 연료 효율성에 집중하면서 운전의 재미를 어느 정도 포기한 것과 달리 혼다의 독자 기술인 IMA(Integrated Motor Assist)를 적용, 일반 가솔린 모델과 성능을 즐기는 재미에 차이가 없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덕분에 엑셀레이터의 반응, 순간 가속 능력과 순발력에서 발휘되는 뛰어난 주행능력에 높은 수준의 경제성까지 만족스러운 모델이다.

시빅 하이브리드에 적용된 IMA 시스템은 간단한 구조로 중량의 부담을 덜 수 있고 엔진과 모터가 번갈아가며 구동력을 발휘하는 직병렬 방식이다. 엔진을 주동력원으로 이용하는 만큼, 뛰어난 주행 성능을 발휘하는 비결이기도 하다. 예측이 불가능한 세상, 이 폭염에 에어컨조차 켤 수 없는 황당한 상황을 피하고 싶다면 시빅 하이브리드에 주목하기 바란다.

저작권자 © 오토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