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호스 #3] 기아 K8 독한 자신감 "그랜저 천하, 머지않아 끝내겠다"

  • 입력 2021.01.07 09:46
  • 수정 2021.01.07 09:48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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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 하나가 빠르게 상승하고 드론 303개가 한강 상공에서 기아차 새 로고에 맞춰 정렬하는 장관이 어제 연출됐다. 지난 6일 저녁, 디지털로 공개된 기아차 '로고 언베일링'은 새롭게 디자인된 로고 그리고 여기에 담긴 브랜드 슬로건을 발표하는 자리였다. 이날 발표된 새 슬로건 ‘무브먼트 댓 인스파이어스(Movement that inspires)’ 지향점은 오는 15일 발표될 예정이다.

이 장관을 바라보면서 묘하게 겹치는 것이 있었다. 내달 중순 출시가 예정된 기아차 준대형 세단 K7 후속 '기아 K8'이다. 차명을 바꾸고 기아차 새 로고를 전면과 후면에 처음 사용하는 첫차, 그래서 드론이 나오고 폭죽이 터질 때마다 K8이 떠올랐다. 일반적인 완전변경 그 이상 의미를 담고 있을 것이 분명하지만 기아차는 K8에 대해 아직 입을 꽉 다물고 있다.

흘려들은 얘기를 모아보면 "K8은 기존 K7보다 체구가 커지고 기아차 정체성을 담은 패밀리룩, K5와 K9에서 보여줬던 디자인 정점을 담을 것"으로 보인다. 또 "아마 실내 디자인과 구성, 특히 인텔리전트 사양을 보면 깜짝 놀랄 것"이라는 얘기도 솔깃했다. 신차가 나오기 전 여기저기에서 등장하는 예상도, 스파이샷을 보면 K8 외관은 전면은 그랜저 이상 파격에 스포츠백 루프라인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실물이 등장하기 전이고 K8에 대한 기아차 공식 설명이 있기 전이지만 스파이샷과 예상도 만으로도 반응이 뜨겁다. 흔하게 나오는 "역대급, 씹어 먹겠다, 이대로라면 당장 사겠다." 등등이 나왔다. 스스로도 역작이라는 표현을 삼가지 않고 있는 데 이런 반응이 나오자 기아차는 내심 그랜저로 시작해 그랜저로 끝나는 세단 경쟁에서 반전을 기대하고 있다.

거창하게 반전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준대형 세단 경쟁에서 기아차가 K7으로 거둔 성적은 지금도 나쁜 편이 아니다. 2020년 기아차 세단 라인 가운데 K5(8만4550대) 다음으로 가장 많은 4만1000대를 팔았다. 그랜저가 14만대라는 전대미문, 미스테리한 실적을 거둔 탓에 상대적으로 왜소해 보이는 것일 뿐, 그 정도면 이름값, 밥값은 충분히 했다.

그런데도 기아차가 K8에 전력을 쏟아붓고 공을 들이는 것은 K5와 K7 말고는 변변하게 자기 역할을 하는 모델이 없어서다. 기아차는 그래서 쏘나타를 제쳐버린 K5처럼 K8이 그랜저를 뒤엎거나 최소 추격하는 모양새를 보여주기만 해도 좋다고 보고 있다.

K7에서 K8으로 차명을 변경한 것도 그랜저와 다른 차급으로 봐야 하고 승산이 있다는 자신감 때문이라고 했다. 지금까지 알음알음 알려진 K8 스펙은 무난하다. 3세대 신규 플랫폼, 전륜 기반 전자식 사륜구동, 그랜저에 없는 3.5 가솔린 터보(최고출력 294마력, 최대토크 36.2kgf.m 추정)로 스펙 영역을 넓히고 하이브리드를 품어 선택지를 넓혔다.

절대 익명을 요구한 기아차 관계자는 "사실 현대차와 공유하고 있는 플랫폼 같은 차체 구성이나 구동계 스펙은 비교할 것이 못 된다"라면서 "그보다는 오리지널 세단스러운 외관과 풍모, 진짜 프리미엄이 뭔지를 보여줄 실내, 그리고 깜짝 놀랄 수준이 적용될 첨단 사양에 주목해 주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진짜 싸움은 링위에 선수가 오르고 난 다음 시작되겠지만 이런 자신감을 보이는 '기아 K8'이 4년째 연간 10만대 판매라는 기록을 세운 그랜저 천하를 끝낼 '다크호스'가 될지, 공염불이 될지 지켜보는 일이 2021년 연초 최대 관심사가 됐다. 정의선 현대차 그룹 회장이 신년사에서 강조한 "대전환 시대"가 새 로고와 슬로건, 신축년 첫 신차 K8로 대전환을 노리는 '기아'와 다르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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