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최다 쌍용차 제로" 365일 동안 1만 대도 안 팔린 굴욕적 모델

  • 입력 2021.01.05 15:00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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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최다 판매 기록을 세운 현대차 그랜저

현대차 그랜저 인기는 말로 설명이 되지 않을 정도다. 작년 14만5463대를 팔아 2019년 대비 40.7% 늘었다. 4년 연속 연간 판매량이 10만대를 돌파해 6세대 그랜저가 출시된 2019년 11월 이전부터 시작된 열기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작년에 연간 판매량이 10만대 이상인 모델은 그랜저가 유일했고 2위 아반떼(8만7731대)와 격차도 상당히 크다.

2020년 베스트셀링카 톱 10에 이름을 올린 모델 판매량을 모두 합치면 약 76만대로 우리나라 연간 총판매량 160만7036대 절반에 근접한다. 국내 메이커가 국내에서 생산하거나 해외 완성차를 OEM으로 수입해 파는 모델은 총 57개다. 총판매량이 1t 화물차와 같은 상용차를 모두 합친 것이어서 상위 10개 모델이 승용차 전체 판매량 절반을 넘는다.

계약서만 흔들어도 팔리는 그랜저와 다르게 무슨 짓을 해도 팔리지 않는 모델도 수두룩해졌다. 국내 메이커를 기준으로 상용차, 단종을 앞두고 재고를 팔고 있거나 출시일이 짧은 모델 그리고 해외 생산차를 들여와 파는 OEM을 제외하고  2020년 한해 1만대 미만 판매에 그친 모델은 13개로 조사됐다.

현대차 i30

브랜드별로는 기아차가 가장 많았다. 15개 라인 가운데 무려 4대가 밥값을 못했다. 스팅어(3525대), 스토닉(4171대), K9(7831대) 그리고 쏘울은 1264대에 그쳤다. 다른 것은 몰라도 플래그십 K9이 1만대 이하에 그친 것은 지적을 받을 일이다. 제네시스 G90가 프리미엄 대형 세단으로 떨어져 나가면서 이렇다 할 경쟁차도 없는 시장에서 거둔 실적으로는 매우 초라하다.

현대차는 벨로스터와 i30가 각각 2341대, 500대를 기록했다. 아이오닉(3615대), 넥쏘(5786대) 등과 같은 별종 모델은 제외한 것이지만 같은 부류인 기아차 니로(2만1239대)와는 대비가 된다. 특정 수요가 있는 벨로스터는 몰라도 지금 상태로 보면 i30는 국내 판매를 중단하고 잘 팔리는 유럽 전용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제네시스 브랜드 중에서는 G70가 7910대를 기록했다.

르노삼성차 SM6도 온갖 공을 들이는데 비해 지독하게 팔리지 않았다. SM6 작년 판매량은 8527대로 2019년 대비 47.6%나 줄었다. 한때 자가용 판매량으로 쏘나타를 위협하고 LPG 모델로 반등을 노렸지만 실적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경쟁차가 워낙 출중한 탓도 있다. 세대교체를 끝낸 현대차 쏘나타, 기아차 K5는 디자인과 사양이 SM6를 압도한다. K5는 작년 8만4550대, 쏘나타는 6만7440대를 팔았다. 경쟁 관계로 보는 것이 민망한 정도다.

존재감조차 없는 쉐보레 말리부(6548대)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트랙스도 6853대를 파는 데 그쳤다. 한국지엠은 특히 완성차로 수입해 팔고 있는 콜로라도(5049대), 트래버스(4035대), 이쿼녹스(1492대)와 같은 OEM 실적이 좋지 않아 울상을 짓고 있다. 

모델 수가 많지 않은 것도 있지만 쌍용차는 1만대 미만 판매를 기록한 모델이 단 하나도 없다. 사골 소리를 듣는 티볼리와 코란도도 각각 2만3452대, 1만9166대가 팔렸고 렉스턴과 렉스턴 스포츠는 각각 1만2202대, 3만3068대가 팔렸다. 크게 빛나지는 않았어도 모두가 제값을 한 셈이다.

한편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스팅어나 벨로스터와 같이 브랜드 이미지 전략에 필요하고 스토닉과 쏘울, 트랙스와 같이 수출 비중이 큰 모델은 판매량과 관계없이 가져가야 하지만 1만대를 넘겼어도 수익성을 갉아먹는 계륵 같은 모델이 있다"라며 "가능한 가져가는 것이 최선이지만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이 많은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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