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올 뉴 렉스턴 더 블랙, 여기 저기 압도적 '공간'이 주는 매력

  • 입력 2020.12.31 09:58
  • 수정 2020.12.31 10:43
  • 기자명 김흥식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올해 마지막 시승은 쌍용자동차 올 뉴 렉스턴 더 블랙이다. 시승차 더 블랙은 4WD, 3D 어라운드뷰, 인피니티 프리미엄 사운드, 하이컴포트 등 고급 사양이 모두 적용된 최고급형(5인승) 트림으로 가격은 4975만원이다. 비교할 차는 아니지만 렉스턴과 같이 보디 온 프레임을 사용하는 기아차 모하비 최고급형은 5689만원이다.

신차급 부분변경 모델로 내·외관에 꽤 많은 변화가 꽤 있고 엔진 스펙도 달라졌지만 SUV는 공간 평가가 매우 중요해졌다고 보고 가장 먼저 '공간'을 살펴봤다. 1열 공간을 생략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올 뉴 렉스턴은 할 얘기가 있다. 어깨 공간이 동급 최대다. 운전석과 동승자석 거리가 꽤 길다. 센터 콘솔부 폭이 넓고 시트와 간격도 충분하다. 도어와 대시보드가 만나는 끝 지점까지 거리도 꽤 길다.

운전 포지션에 1열 시트를 그대로 두고 2열에 앉았다. 주먹 2개가 머리와 천장, 1열과 무릎 사이에 들어갈 정도로 여유롭다. 2열 시트는 최대 139도까지 젖혀져 1열 동승자석보다 안락했다. 2열 시트는 등받이가 앞으로 젖혀질 뿐만 아니라 시트 바닥을 세워  바싹 당겨 붙이는 더블 폴딩도 가능하다. 2열 시트를 접으면 기본 784ℓ인 러기지 수납 용량이 1977ℓ로 늘어난다. 1열 시트 등받이에서 트렁크 바닥 끝까지  길이도 1800mm가 넘는다.

누워보면 옆 자리가 썰렁해 혼자는 외롭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넉넉한 공간이 나온다. 렉스턴 구매 연령대가 30대 중반으로 확 낮아진 것도 이런 공간 만족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쌍용차는 설명했다. 1열, 2열 그리고 러기지룸까지 올해 경험한 SUV 전체를 압도할 정도로 광활했다.

오프로드 기능도 뛰어나다. 사륜구동 그리고 LD, 그러니까 록 디퍼런셜이 적용돼 있어 짧지만 머드가 진하게 깔린 오프로드를 능숙하게 벗어난다. 여기에 최대 3톤에 이르는 견인력도 갖고 있다. 트레일러나 캠핑카 달고 다닐 때 견인물이 좌우로 흔들리는 스웨이드 현상을 방지하는 시스템도 적용돼 있다. 산이나 들, 어디서든 차박이나 캠핑, 하고 싶은 모두 것을 할 수 있다.

파워트레인은 그대로지만 스펙이 높아졌고 변속기는 7단에서 8단 전자식 자동변속기로 업그레이드됐다. 엔진 마력이 15마력 올라간 202마력, 최대 토크는 2.0kgf.m오른 45.0kgf.m로 높아졌다. 별거 아닌 거 같지만 엔진 튜닝으로 출력, 토크를 올리고 연비(복합 11.6km/ℓ)까지 개선한 건 보통 공을 들인 것이 아니다.

여러 번 하는 얘기지만 렉스턴 LET 2.2 파워 디젤 엔진은 토크 밴드가 1600에서 2600rpm으로 동급 모델 가운데 가장 빠르고 길게 이어지는 특성이 있다. 그만큼 발진 가속이 경쾌하다. 오르막 저속 주행을 해보고 정지했다 풀 가속을 해 보면 분명히 다른 맛을 보여준다.

퍼포먼스보다 더 인상적인 것은 주행 감성이다. 다단 변속기, 휠 하우스 안쪽 절반에 직물 타입(PET) 흡음재 도어 윈도 실링을 보강해 노면 마찰 소음과 바람 소리, 엔진 진동 소음을 확실히 억제해 놨다. 정차 중일 때 공회전 진동 소음이 조금 거슬리지만 이 정도면 벤츠나 BMW 비슷한 체구 모델과 다르지 않은 수준이다. 그리고 움직이기 시작하면 가솔린과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로 입을 딱 다문다.

편의, 안전사양도 가득하다. 최고급 트림이어서인지 3D 어라운드 뷰 모니터링 시스템, 다이내믹 파킹 가이드 시스템도 보였다. 12.3인치 대화면 풀 디지털 클러스터, 센터 디스플레이 시인성도 무난하다. 세상 어떤 음성인식 기능보다 말귀를 잘 알아듣는 인포콘(Infoconn) 까지, 그러나 대시보드, 센터패시아, 암레스트는 솔직히 조화롭지 않고 촌스럽다. 이제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외관은 한 줄 평가가 가능하다. 볼륨이 강조된 전후 범퍼와 웅장해진 라디에이터 그릴로 픽업트럭 렉스턴 스포츠와 확실하게 다른 모습을 하고 있고 'ㄷ'자형 주간 전조등을 베젤처럼 두른  풀 LED 헤드램프, 후면 가변형 램프와 토르의 망치처럼 생산 T자형 리어콤비네이션으로 정통 SUV가 가져야 할 풍모가 더 강하게 느껴진다. 

<총평> 회사 사정이 어렵지만 쌍용차는 부분변경 올 뉴 렉스턴에 꽤 많은 투자를 했다. 앞서 쌍용차 연구소를 방문하는 기회가 있었는데 이곳 관계자는 "모든 것을 걸겠다는 각오로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렉스턴에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는지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올 뉴 렉스턴 반응이 괜찮다. 11월에는 전달보다 배 이상 많이 팔았고 12월 4000대까지 기대된다. 어렵지만 아끼지 않고 꼼꼼하게 시장이 원하는 것들을 챙겨 넣은 덕분이다. 이전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 있지만 올 뉴 렉스턴 말고도 쌍용차 모두 새해 더 잘 팔렸으면 좋겠다.

저작권자 © 오토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