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나면 꼼짝없이 갇히는 테슬라' 탈출 힘든 도어 개폐 방식 중대 결함

  • 입력 2020.12.14 11:21
  • 수정 2020.12.14 11:29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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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가 모든 차종에 적용하고 있는 '플러시 타입 아웃사이드 도어 핸들'이 같은 방식을 사용하는 다른 모델과 다르게 구조적 문제가 있으며 이에 따라 리콜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플러시 타입 아웃사이드 도어 핸들은 공력 성능을 높이기 위해 돌출부없이 도어패널에 숨겨져 있는 방식이며 현대자동차 넥쏘에도 적용된 사양이다. 

고급차 등에 사용되는 도어 개폐 방식이지만 최근 급가속에 따른 충돌이 화재로 이어져 차주가 사망한 사고에서 테슬라 차량들이 갖고 있는 구조적 취약성이 드러났다. 지난 9일, 대리기사가 몰던 테슬라 모델 X가 아파트 주차장에 진입하던 중 급가속으로 벽면을 충돌, 차주가 사망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현장에 출동했던 소방관과 구조 요원 등에 따르면 대리운전 기사 부상 정도가 크지 않았는데도 차주가 사망까지 이른 것은 충돌에 따른 충격보다는 화재까지 발생한 상황에서 2열 도어가 열리지 않아 빠르게 구조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추정된다. 충돌이나 화재가 발생한 자동차 문을 내부나 외부에서 열 수 없었다면 이는 매우 중대한 안전 결함이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대부분 국가는 사고 등 위험 상황에서 차량 탑승자가 안전하게 외부로 탈출할 수 있도록 내부에서 문을 열 수 있는 구조를 갖추게 하고 있다. '자동차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에서 ‘충돌시 차체구조기준’에 따르면 모든 차량은 충돌 후에도 좌석 열 당 1개 이상의 문이 열릴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

또 대부분 자동차는 충돌사고 및 화재 사고가 발생했을 때 외부 인력이 신속하게 승객을 구조할 수 있도록 ‘충돌 시 잠금 해제(CRASH UNLOCK)’라는 기능을 통해 도어 잠금 장치가 자동 해제되도록 설계돼 있다. 그러나 테슬라 차량은 현장에 도착한 구조대가 의식을 잃고 쓰러진 승객을 발견하고서도 문을 열수 없었다.

테슬라 모델 X 아웃사이드 도어 핸들은 기계적인 연결 없이 전기 스위치 방식으로만 열고 닫을 수 있다. 전원이 상실되면 스위치 방식으로 작동되는 아웃사이드 도어 핸들은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도어 잠금 해제상태에서도 외부에서는 열지 못할 뿐 아니라 일반적이지 않은 형태로 전문 장비를 동원해도 쉽게 열리지 않는 구조여서 결국 차주가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로 이어진 것이다.

테슬라와 달리 현대차 등 대부분 제작사는 자동차에 사용되는 아웃사이드 도어 핸들을 도어 잠금장치(래치)와 케이블 또는 로드를 통해 기계적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사용한다. 따라서 전기차를 포함해 모든 차량은 전원을 상실해도 수동으로 핸들을 조작해 도어를 열 수 있다. 국산차 가운데 플러시 핸들 타입의 아웃사이드 도어 핸들을 적용한 수소 전기차 넥쏘도 전원을 상실하는 위급 상황에서도 기계적 연결로 내ㆍ외부에서 쉽게 도어를 열고 구조를 할 수 있다. 

반면 테슬라는 이번에 사망 사고를 낸 모델 X 이외 다른 모델에도 플러시 타입 아웃사이드 도어 핸들을 적용했고 이 역시 전기적 신호로만 개폐가 가능하다. 유사한 사고가 발생했을 때 매우 심각한 일로 이어지는 일이 반복될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종합적인 점검과 대책이 필요하다. 한편 테슬라 차량 뒷좌석은 전원차단 시 기계적으로 문을 여는 장치가 내부 도어 핸들이 아닌 좌석 아래나 스피커 커버 안쪽 등에 숨겨져 있어 미리 숙지 하지 않고 있으면 비상시 사용하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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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모델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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