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위협하는 과속방지턱, 전기차 시대에 맞는 준비가 필요하다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 입력 2020.12.13 09:13
  • 수정 2020.12.13 09:17
  • 기자명 김필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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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가 주력으로 등장하면서 내연기관차를 위협하고 있다. 아직은 연간 글로벌 약 9000만대 시장 중 300만대 수준이나 매년 1.5배 이상 증가하고 있어 위세가 점차 커지고 있다. 전기차 단점이 급격히 사라지면서 5년 이내에 전기차 중 약 40%를 차지하는 배터리 가격을 반으로 줄이면 속도는 더 빨라질 전망이다.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활용한 가성비 좋은 전기차가 본격 양산된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사용하면 배터리와 모터 등 부피가 크고 무거운 부품이 바닥에 설치돼 공간을 자유롭게 설계하고 활용할 수 있고 디자인 완성도가 높으며, 무게중심이 더욱 낮아져 주행 성능도 좋아진다.

필요 없는 배선도 약 70% 이상 줄일 수 있다. 여기에 대량생산 체제가 가능해지면서 흑자 전환도 가능해진다. 이러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 내년 중반부터 본격 보급된다. 그동안 절대 권력으로 군림한 테슬라에는 쉽지 않은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GM이나 폭스바겐 그룹이 천문학적인 비용을 투자해 수십 종 이상 전기차를 생산하고 상당수 공장을 전기차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했다. 현대차 그룹도 내년 중반 약 4~5개 전기차를 양산할 계획이어서 내년에는 더욱 치열한 시장이 될 전망이다.

유럽에서 나올 양산 전기차만 100종이 넘는다고 할 정도이다. 이제 전기차는 흘러가는 바람이 아니라 주도 세력으로 탈바꿈하기 시작했다고 할 수 있다. 내연기관차가 당장 죽는 것은 아니라 당분간 주도 세력으로 유지할 것으로 판단되고 있으나 그 기간이 점차 빠르게 줄기 시작했다. 그만큼 전기차의 위상이 달라졌고 소비자 인식도 많이 달라졌다.

이런 가운데 내연 기관차는 최근 자동차를 공부하는 학생들이 기피하고 있을 정도로 점차 쇠락의 길로 가고 있다. 내연기관차 종식 속도가 더욱더 빨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전기차가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획기적인 기술적 진보와 더불어 난제도 발생할 것이다. 최근 전기차 화재로 인한 문제가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데 원인은 모두가 배터리에서 시작됐다.

가장 대중적으로 사용되는 리튬이온 폴리머 배터리는 가장 큰 약점인 열이 많다는 것이다. 최근 발생한 연이은 화재 사고가 배터리 셀 제작 불량일 수도 있으나 무리한 과충전이 반복되면서 열 폭주 현상이 발생한 것도 이유일 수 있다. 최근 발생한 테슬라 모델X 사고도 충돌 후 프레임이 밀리면서 바닥에 장착된 배터리가 압력을 받아 발생한 화재로 보인다.

전기차 보급이 늘면 폭발성 화재로 탑승자 생명이 위협을 받는 일도 늘어날 전망이다. 물로 인한 감전사는 아직 등장하지 않고 있으나 3~4중 안전장치가 되어 있어도 분명히 여름철 홍수로 인한 차량 하부 침수로 인한 감전이나 누전 문제가 등장할 가능성도 높다. 여기에 국내는 전국 도로에 있는 과속 방지턱도 차체 하부에 배치된 배터리 충격으로 위험한 상황을 불러 올 수도 있다.

비 오는 날 충전으로 인한 위험도 상존한다고 할 수 있다. 쏟아지는 비로 인한 젖은 손으로 지붕도 없는 충전기에서 충전하다가 감전하는 사고도 예상할 수 있다. 따라서 전기차 대중화에 따른 다양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당장 차량 충돌 사고가 발생해도 119대원들은 전기차 화재 진압 장비가 다르고 소화재도 다른 만큼 준비를 해야 한다. 

전기차는 기회도 되고 위기도 등장하는 교차 시기에 있다. 동시에 모든 악재를 극복하면서 내연기관차 130여 년 역사가 완전히 새롭게 재편성하는 시대로 바뀌고 있다. 이 기간이 약 15년 이내에 우리 생활에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위기를 줄이고 기회를 늘리는 현명한 방법이 요구되는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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