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콜콜] 편의점 수소 충전하는 일본, 일취월장 토요타 신형 미라이

  • 입력 2020.12.01 09:23
  • 수정 2020.12.04 09:12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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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수소 전기차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현대차와 토요타 진영에 전운이 감돈다. 현대차 넥쏘(Nexo)가 미국과 유럽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자 토요타가 최근 신형 미라이(Mirai. 사진) 출시로 반전을 노리기 시작하면서다. 토요타는 신형 미라이를 개발하면서 그동안 현대차 넥쏘에 열세였던 부분들을 개선하는 데 집중했다.

주행거리, 첨단 운전 보조시스템, 공간 무엇보다 SUV 차종인 넥쏘와 다르게 세단이 갖는 특권, 퍼포먼스와 주행 안정성을 향상하는 데 집중했다. 2021년형 미라이는 1회 충전 주행가능 거리가 640km로 늘어나면서 넥쏘(609㎞)보다 길어졌다. 토요타 세이프티 센스 버전도 업그레이드했다. 보행자 감지, 교차로 추돌 방지, 차간 거리와 차로 유지가 가능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여기에 차로 변경 명령도 가능하게 했다.

다른 무엇보다 주목을 받는 것은 전륜에서 후륜구동 방식으로 전환을 하면서 차체 전후 중량 비율을 50:50으로 맞춘 점이다. 토요타는 이런 설정이 세단이 가진 주행 퍼포먼스 강점을 극대화할 것이고 따라서 글로벌 판매량을 지금 수준에서 10배 이상 늘려 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또 전고를 낮추고 전폭을 늘려 달리는 능력을 배가시켰다.

신형 미라이는 기존 114kW 연료 전지 스택을 128kW로 높이고 이를 통해 최고 출력 180마력을 발휘한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62마일(99.77km)에 도달하는 시간은 9.2초다. 연료 전지 파워트레인이 차체 뒤쪽에 배치되면서 공간에 여유가 생긴 것도 신형 미라이 주요 변화 가운데 하나다. 지난 16일 신형 미라이가 공개된 이후 현대차는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현대차 관계자는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까 특별한 변화가 보이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전륜에서 후륜구동으로, 배터리 스펙을 늘려 주행 거리를 조금 늘린 정도인데 반전은 힘들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전기차와 달리 충전 시간이 길지 않은 수소 전기차는 주행 거리가 중요한 기준이 아니고 공간 여유를 늘렸다고 해도 SUV와 비교할 정도는 아니라고 보는 것이다.

미라이에 처음 적용되는 첨단 운전 보조시스템 역시 이미 넥쏘에는 적용되고 있어 "특별히 경계할 것이 없다"며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현대차가 미라이에 특별한 경계를 하지  않지만 토요타는 마음이 급하다. 현대차 넥쏘는 지난해 4818대를 팔아 토요타 미라이(2407대)를 큰 차이로 따 돌렸고 올해 벌써 10월 기준 5000대를 넘어섰다. 미라이 실적은 넥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현대차가 미라이에 대한 경계심을 풀고 느슨하게 대응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몇 개 스타트업이 상용차 중심으로 수소 전기차를 공개하거나 개발 계획을 발표하면서 앞으로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은 치열해질 전망이다. 따라서 자동차 업체는 물론 국가 간 경쟁도 뜨거워지고 있다. 일본은 2050년 수소 사회를 선포하고 특히 수송 분야에 집중 투자를 하고 있다.

수소를 저렴하고 안정적으로 생산 공급하고 대중적으로 사용하기까지 전 과정에 규제 철폐와 연구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충전 인프라다. 지역 민원에 있던 충전소까지 들어내야 하는 우리와 달리 이미 일본은 편의점, 일반 주유소, 심지어 공항에도 수소 충전소가 들어서 있다.  2020년 10월 기준 일본 전국에 있는 수소 충전소는 135개다. 우리나라는 39개소에 불과하고 이 중 몇 개는 이런 저런 이유로 개점휴업 상태다. 멀쩡한 충전소를 걷어 낸 곳도 있다. 

현대차는 넥쏘와 미라이를 비교해 경계를 풀고 있지만 국가간 정책 경쟁에서 밀리면 아무리 뛰어난 성능을 갖고 있어도 성장에 한계가 오기 마련이다. 품질에서 앞선 수소 전기차 넥쏘가 국내에서 기반을 마련하고 해외 시장에서 제값을 하도록 지원하는 정부 노력과 함께 현대차 역시 경계심을 풀지 말고 조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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