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식 칼럼] 도를 넘은 유튜버, 무조건 까고 때리면 돈 되는 '현까코인'
[김흥식 칼럼] 도를 넘은 유튜버, 무조건 까고 때리면 돈 되는 '현까코인'
  • 김흥식 기자
  • 승인 2020.11.10 09: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쁘락지, 죽다 살아난 4인 가족, *창난, 역대급 결함, 쓰레기, 절규, 살인 병기, 살인 방조죄, 흉기". 마치 누군가를 뼈저리게 저주하는 듯한 이 단어들은 유명 유튜브 동영상 섬네일과 제목에 등장한 것들이다.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면 해당 기업과 제품은 아주 부도덕하거나 형편없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근거가 없거나 조작된 것, 또는 허위 사실임이 분명한데도 이런 자극적 문구를 사용해 악의적이고 반복적으로 영상을 올리고 홍보나 마케팅을 위해 제작한 영상을 허락없이 사용했다는 이유로 유튜브 채널 두곳을 고발했다. 현대차에 따르면 유튜브 채널 '**포스트'는 허위사실에 따른 명예훼손으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고 '**케이' 채널은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대기업이 유튜버와 같은 채널을 고소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그럼에도 고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던 것은 현대차와 제네시스 브랜드를 대상으로 사실과 다른 악의적인 콘텐츠를 집중적이고 지속적으로 생성하면서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회사 이미지가 훼손되는 것보다 해당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이 허위사실로 입게 될 상대적 박탈감이나 상실감도 고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와 관련 미디어 쪽은 이미 예견했던 일이기도 하다. 현대차 역시 오래전부터 이들 채널이 전하는 상당수 정보가 허위 또는 과장됐고 일부는 사실과 전혀 다르다는 점에 주목하고 관련 정보를 취합해왔다. 실제로 두 채널에는 현대차와 제네시스 관련 제품 결함, 직원이나 소비자 고발 또는 제보라는 영상으로 가득하다. 문제는 이 중 상당수가 잘못된 사실에 근거했거나 허위로 제보됐다는 사실이 밝혀졌는데도 악의적인 콘텐츠를 지속해서 내 보내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 6월 있었던 제네시스 G80 화재 사건이다. 이와 관련해 **캐스트는 마치 차량 결함으로 화재가 발생한 것처럼 영상을 제작했지만 차량 하부와 트럭용 대형 에어크리너 금속 부품 마찰에 따른 열 발생이 원인으로 밝혀졌다. 차량 결함과는 무관한 것으로 밝혀졌지만 관련 영상은 인터넷에 그대로 남아있다. 이런 사례는 또 있다. **케이는 지난 6월 올림픽대로에서 발생한 제네시스 EQ900 화재 사고가 충돌에 따른 것으로 판명됐고 운전자도 이 같은 사실을 인정했지만 차량 결함에 의한 것으로 오인할 수 있게 영상을 만들었다.

구독자를 확보해 조회 수를 늘려야 하는 유튜브 채널 특성상 검증되지 않은 제보를 사실 확인 없이 그대로 내보내는 일도 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현대차 '내부고발자' 사건이다. **포스트는 지난 7월 현대차 내부 고발자 제보라며 생산 공장 품질 불량과 무성의한 조립 현장을 고발하는 통화 내용을 공개했다. 제보자는 자신이 울산 공장 신차 검수원이고 여러 차례 품질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보고했는데 묵살됐다고 주장했지만 사실은 전혀 달랐다.

현대차 확인 결과 그는 하청업체 직원이었고 GV80 스티어링 휠 부품 품질 점검을 맡았을 뿐이며 고의로 흠집을 내가며  이를 품질 불량으로 신고했다. 이 사실은 신고 당사자인 외부 업체 직원이 근무한 날만 품질 불량이 발생한 것을 수상하게 여긴 도어 트림 납품 회사가 현장에서 GV80 도어 트림 비닐 포장을 들춰내고 내부 가죽 부분을  손톱으로 훼손하는 현장을 적발하면서 드러났다. 이 직원은 결국 해고됐다. 현대차는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나기 전까지 완벽한 품질 완성도가 요구되는 제네시스 브랜드 특성상 원인을 찾는데 막대한 비용과 시간, 인력을 투입했다. 

**포스트는 해고에 앙심을 품은 외부 업체 직원을 내부고발자로 둔갑시켜 소개하고 주작 내용을 사실 확인 없이 그대로 내보냈다. 이 채널은 제보자가 현대차가 아닌 ‘외부 업체’ 소속이라는 것을 인지하고도 "현대차 생산 관련 근무를 하다가 해고를 당한 내부고발자"라는 제목과 자막을 반복적으로 노출했다. 또 현대차 직원이 제품 조립을 하면서 발견한 결함을 여러 차례 신고했지만 묵살이 됐고 이 때문에 억울하게 해고를 당한 것으로 볼 수 있게 했다.

영상에는 현대차 조립 현장이라고 보기 힘든 여러 증언도 나온다. 그러나 현대차 관계자는 "**포스트 채널 편집장이 제보자 입을 빌려 마치 '현대차 정규 직원'이 회사에서 생산된 여러 종류 차종에 심각한 결함이 있는 것처럼 비난을 쏟아내는 식으로 교묘하게 영상을 편집했다"라고 주장했다. 시트 제조사와 현대차로부터 재물손괴 및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를 당한 주작 '내부고발자'는 지난 9일 공판에서 검찰로부터 징역 3년 6개월을 구형 받았다.

그는 "계약직 직원으로서 고용불안을 느끼던 중 실적을 늘려 회사로부터 인정을 받아 정식 채용 또는 계약 기간 연장을 받고자 하는 잘못된 생각에 범행을 했다"라고 법정에서 진술했다. 재물손괴 및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를 당한 이 파견직원이 모든 잘못을 인정했는데도 해당 영상이 삭제되거나 정정 또는 사과가 전혀 없다는 것도 문제다. 오히려 현대차가 자신들을 고소했다는 사실로 영상을 만들고 있다.

그러나 반응이 예전 같지는 않은 모양이다. 이른바 '현까 코인'도 정도가 있다거나 사실 확인없이 검증도 안된 인간 내부고발 등 이런 행태를 지적하는 댓글도 상당수 보인다. 현까 코인은 현대차를 까는 영상으로 돈 벌이를 한다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이렇게 유튜브를 포함한 인터넷에는 수많은 크리에이터가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영상을 쏟아내고 있다. 이 가운데 유독 자동차 채널이 많은 이유는 대기업이 공격하기 좋은 소재고 소위 코인 몰이에 좋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한 유튜버는 "영상에 전적으로 수익을 의존하는 크리에이티브는 대중으로부터 얼마나 많은 관심을 끄느냐가 생존 조건"이라며 "자동차라는 고가 제품, 대기업에 대한 대중 정서 등을 따져보면 호재가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정의나 공익이니 이건 다 헛소리"라며 "구독과 좋아요, 후원금을 구걸하는 것만 봐도 결국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팩트보다 선정성이 경쟁력이 된다"라고 말했다.

이전에 다뤘던 기사를 취재하면서 한 업체 관계자가 했던 얘기가 떠 오른다. "우호적, 긍정적 영상만 기대하지는 않는다. 정상적인 비판이나 지적은 우리도 면밀하게 모니터하고 제품 개선, 마케팅에 참고할 정도로 매우 유용하다. 문제는 악의적인 의도를 갖고 조회 수를 늘리려는 목적으로 전혀 사실과 다른, 전혀 근거도 없는 주장이 너무 난무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까 코인을 이대로 방치하면 삼까코인(삼성), 엘까코인(LG) 등 대기업들이 추악한 이들 돈벌이 수단이 될 수 있다. 내버려 둘 일이 아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