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콜콜] 테슬라 완전자율주행 'FSD' 국내 사용 못하게 선제 조치해야

  • 입력 2020.10.26 10:23
  • 수정 2020.10.26 10:33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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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FSD(Full Self-Driving) 베타 버전이 도로 주행을 시작했다. 지난 10월20일, 제한적인 사람들에게 우선 배포된 FSD는 말 그대로 '완전자율주행'을 의미한다. 일런 머스크 CEO는 이번 주부터 FSD 배포 지역과 대상을 더 늘리겠다고 밝혔다. 베타 서비스 직후 인터넷에는 체험 영상이 속속 올라오기 시작했다. 

차선과 간격을 유지하고 차로를 변경할 수 있는 것이 지금까지 나온 지능형주행보조시스템(ADAS)이었다면 테슬라 FSD는 정해진 목적지까지 스스로 표지판, 신호등을 인식하고 교차로에서 방향을 전환하고 차로를 변경하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인터넷 영상을 보면 FSD는 고속, 일반 도로에서 비교적 안정감있게 주행하는 모습이 등장한다. 

테슬라 FSD는 완전자율주행 시대로 가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주요 완성차, 그리고 IT 기업들이 시범 주행에 머물고 있는 완전자율주행이 고속도로와 일반도로에서 실현됐다는 점에서도 높게 평가 받을 일이다. 테슬라는 FSD 베타 패키지를 처음 8000달러에서 2000달러를 올린 약 1만 달러(한화 약 1153만원)에 판매할 예정이다. 테슬라가 가격을 올리고 추가 기능 업데이트에 따라 또 가격이 오를 공산이 큰데도 FSD에 대한 관심은 식지 않을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교통 안전 당국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테슬라는 FSD 프로그램 업데이트 운전자에게 완전자율주행을 구현할 수 없으며 따라서 운전자가 항시 통제가 가능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경고하고 있다. 완전자율주행이라고 광고하고 다르지 않은 용어를 버젓이 쓰면서 완전자율행이 아니고 상시 운전 개입을 운운한 것은 만약 사고가 났을 때 면책을 위한 형식적 경고다.  

미국 NHTSA(국립고속도로교통안전국)를 포함한 여러 교통안전 기관들은 테슬라가 '완전자율주행(Full Self-Driving) 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는 것에 특히 우려를 하고 있다. 테슬라는 FSD 명칭 표기보다 작은 크기로 "현재 활성화된 기능(FSD)는 운전자 감독이 필요하고 완전자율이 가능하지 않다"라는 경고만 하고 있을 뿐, 대부분이 그렇게 오도할 수 있도록 무책임한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FSD 사용을 허가한 NHTSA는 "많은 사람들이 FSD를 완전자율주행으로 오인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라며 "테슬라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위험한 운전 행위에 대한 감독과 관리,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NHTSA는 특히 "오늘날 어떤 곳에서도 스스로 운전을 할 수 있는 차는 없다"라고도 말했다. 그러면서도 NHTSA가 FSD를 승인한 것은 새로운 기술 규제로 혁신을 억압한다는 비난을 받기 싫어서 였다.

이 때문에 미 연방교통안전위원(NTSB)는 "테슬라가 단순 운전보조시스템을 오토파일럿이라고 호도한 명칭을 사용하면서 3명의 운전자가 사망했다"라며 "완전자율주행으로 오인하기 쉬운 FSD는 앞으로 더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테슬라와 NHTSA가 도로 주행을 시작하고 이를 승인한 것에 강한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이런 우려와 별개로 테슬라 FSD는 지금까지 등장한 운전 보조시스템 ADAS보다 앞선 것은 분명하지만 명칭과 같은 의미인 '완전자율주행'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완전자율주행은 자동차가 보조나 안전 요원 개입없이 스스로 운전을 하는 것을 얘기하지만 FSD는 여전히 인간이 감시하고 돌발 상황이나 부정확한 동작에 즉각 개입이 필요한 일부 자동운전 시스템 수준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인터넷에 등장한 여러 영상을 살펴보면 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도중에 운전자가 간혈적으로 스티어링 휠을 제어하는 모습들이 나온다. 도로변 장애물을 차량으로 인식하거나 그대로 돌진하고 교차로에서 급제동을 하는 모습도 찾아 볼 수 있었다. 도로 차선이 명확하지 않거나 혼잡할 때, 차로를 변경할 때 불안정한 모습들도 보인다. 언젠가는 테슬라 FSD가 국내에서도 서비스들 시작할 것이다. 

테슬라 FSD는 운전자 개입이 반드시 필요하고 사고가 났을 때 모두 운전자 책임인 레벨2 자율주행차로 봐야 한다는 것이 공통된 전문가 의견이다. 따라서 우리는 테슬라가 완전자율주행차, FSD라는 용어를 버젓이 사용하는 것을 규제하는 선대응이 필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용어 때문에 자율주행을 시도하거나 호도하는 운전자가 많아질 것"이라며 "테슬라가 완전자율주행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정부가 미리 규제하고 사고시 책임 관계도 명확하게 할 수 있도록 미리 대응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또 하나 첨언을 하자면 웨이모(Waymo)와 우버(Uber)는 보조 운전자 또는 안전 요원이 탑승하지 않은 진짜 자율주행차 상용 서비스를 이미 시작했다. 이 가운데 웨이모는 크라이슬러 퍼시픽 하이브리드를 이용한 자율주행차로 가장 먼저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일반인 대상 무인 자율주행차 상용 서비스를 시작했다. 테슬라가 처음도 아니고 따라서 혁신일 것도, 기술적 우위에 있지 않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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