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 CEO "스포츠카 알피느 못 팔면 어때, 미니 페라리로 키울 것"

  • 입력 2020.10.20 09:13
  • 수정 2020.10.20 09:23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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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피느 A110

프랑스 르노가 황당한 목표를 잡았다. 20년간 묵혀놨다 지난 2016년 부활시킨 스포츠카 브랜드 알피느(Alpine)를 페라리급으로 키워보겠다는 것이다. 루카 데 메오(Luca de Meo) 르노 CEO는 최근 현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르노 F1 기술과 알피느가 결합하면 작은 페라리(Mini Ferrari)가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작지만  저렴한 가격으로 대당 20만 달러가 넘는 페라리급 성능을 가진 스포츠카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말이다. 현재 알피느 앰블럼을 달고 생산되는 유일한 모델 A110 가격은 약 8만 달러다. 그러나 알피느 A110에 대한 유럽 현지 반응은 좋은 편이 아니어서 르노 CEO 장담이 실현될지는 의문이다. 

2017년 팔기 시작한 A110은 지금까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고 지난해에는 총 4835대를 파는 데 그쳤다. 특히 르노는 코로나 19 확산으로 비상 경영에 돌입하고 강도 높은 구조 조정을 추진하면서 디에프(Dieppe)에 있는 알파인 공장을 가장 먼저 폐쇄했다. 프랑스에서는 팔리지도 않는 알피느 A110이 다시 단종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지난 7월 카를로스 곤 전 회장 사태 후 어수선한 분위기를 재정비하기 위해 새 CEO로 취임한 루카 데 메오는 이런 상황을 뒤집어 버렸다. 그는 "미니 페라리와 같은 슈퍼카가 회사가 나아가야 할 미래이며 따라서 대량 생산이나 판매는 의미가 없다"라고 말했다. 취임 직후에는 르노 F1을 알피느 F1으로 전환하는 등 모터스포츠와 고성능 스포츠카에 강한 애착을 보이고 있다. 

알피느가 프랑스에서 매우 의미 있는 스포츠카 브랜드라는 점에서 루카 데 메오 CEO가 애국심을 자극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는 것으로도 보인다. 알피느는 1955년 모터스포츠 마니아이자 딜러였던 장 리델리(Jean Redele)가 르노 4CV(A106), 도핀(Dauphine, A108) 등을 기반으로 직접 스포츠카를 제작하면서 시작됐다. 

한편 알피느 A110은 1961년 데뷔했고 2017년 부활 버전은 기본 트림(A110 PURE)이 4기통으로 최고출력 252마력, 최대 토크 320Nm를 발휘하고 정지상태에서 시속 62마일 도달에는 4.5초가 걸린다. 유럽에서는 페라리, 람보르기니 등 슈퍼카와 비슷한 성능을 갖추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 당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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