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픽업트럭 '산타크루즈' 국내 시장에 먼저 출시해야 하는 이유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 입력 2020.10.18 08:31
  • 수정 2020.10.18 08:33
  • 기자명 김필수 대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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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업트럭 시장이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코란도와 렉스턴 스포츠로 픽업트럭으로 쌍용차가 시장을 키웠고 최근에는 월 3000~4000대 시장으로 성장했다. 연간 4만 대면 어떤 제조사도 그냥 지나치기 어려운 규모다. 픽업트럭은 국민소득이 3만 달러 수준으로 오른 2~3년 전부터 오토캠핑 족이 늘면서 수요가 늘기 시작했다. 그리고 코로나 19 확산 이후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픽업트럭은 차박에 대한 욕구까지 더해져 마니아만을 위한 것이 아닌 범용 시장으로 성장했다. 글로벌 시장 픽업트럭 주도권은 미국이 쥐고 있다. 연간 수백만 대 시장이지만 미국은 해외 제조사나 브랜드에 시장을 개방하지 않고 있다. 한·미 FTA로 우리에게 유일하게 열린 시장이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재협상을 통해 개방 시기를 20년 연장할 정도로 미국 픽업트럭 시장은 절대적인 영역이다. 

국내 시장도 크지는 않지만 태동 단계를 넘어 성장 단계에 접어들었다. 남성적 특성이 강하고 개인 공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마니아에 일반인도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국내 픽업트럭 시장은 쌍용차 렉스턴 스포츠 칸을 중심으로 쉐보레 콜로라도와 지프 글라디에이터가 3파전을 벌이고 있다. 각각 개성이 강하고 옵션과 가격이 달라 자신에게 맞는 픽업트럭을 고르는 재미도 크다. 머지않아 현대차 산타크루즈, 또 기아차도 가세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미국 픽업트럭 시장 최강자 포드도 진출할 것으로 보이면서 시장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지금 추세로 본다면 픽업트럭 수요는 연간 4만 대에서 5만 대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시적 현상이 아닌 나름대로 영역을 넓혀가는 고정 수요가 있을 것이 분명하다. 하이브리드차나 전기차 등 친환경화가 주도권을 쥐는 일도 다가오고 있다. 따라서 픽업트럭 시장이 커지면 글로벌 제조사가 달려들 것이고 친환경성은 이제 기본 요건인 만큼 다양성과 함께 미래 지향성으로 커진다고 할 수 있다.

현대차도 산타크루즈를 시작으로 친환경화 전략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1t 전기 픽업트럭인 현대차 포터와 기아차 봉고가 출시되어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향후 전기 픽업트럭 전환은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문제는 시장 확장성과 친환경 주도권이다. 현대차 입장에서 국내 픽업트럭 시장은 중요한 잣대가 될 것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강력한 테스트 베드인 만큼 확실한 국내에서 우선 눈도장을 찍고 해외 시장 진출에 자신감을 느끼는 순서가 필요하다. 

3파전을 벌이고 있는 국내 픽업트럭 경쟁이 5파전 이상, 연간 수요도 5만 대, 아니 8만 대를 넘는 시장으로 성장하기 바란다. 새로운 시장이 만들어 지면 국내 신차 시장도 200만대 이상으로 커지게 된다. 코로나 19로 인한 글로벌 펜데믹으로 글로벌 수요가 급감하는 상황에서 국내 신차 200만대 시대는 매우 중요한 기반이 될 수 있다. 국내 픽업트럭 시장 확대가 이러한 흐름에 큰 도움이 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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