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프리우스 프라임 '자동차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사치'

  • 입력 2020.09.29 09:00
  • 수정 2020.09.29 09:20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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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지는 요즘 아름다운 노을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궁평항(경기도 화성시)으로 잡았다. 사무실(서울시 금천구 가산동)에서 출발하면 편도 거리가 60km 남짓인 곳이다. 대시 보드 중앙에 자리 잡은 토요타 프리우스 프라임 클러스터에는 배터리 잔량이 35%, 휘발유는 가득, EV 모드로 갈 수 있는 거리는 18km로 표시돼 있었다. 가득 채워져 있으면 40km를 EV 모드로 달릴 수 있다. 

전기 모드로 실제 주행한 거리는 20km가 넘었다. 도심 구간에서 회생제동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덕분에 거리가 조금 늘었다. 가고 오며 116km를 달렸다. 극심한 차량 정체가 반복돼 프리우스 프라임은 평균 27km/h 속도로 달렸고 덕분에 이 거리를 달리는데 무려 4시간 18분이 걸렸다. 결과는 놀라웠다. 트립에 표시된 평균 연비가 무려 30.6km/ℓ나 됐다. 프리우스 프라임 공인 연비는 복합 기준 21.4km/ℓ, 전비는 6.4km/kWh다.

배터리 소진 이후 90km 이상을 하이브리드 직렬 4기통 가솔린 엔진(1798cc)으로 달린 연비다. 전기 모드로 달릴 때 99.9km/ℓ로 표시됐던 평균 연비는 하이브리드로 전환된 직후 서서히 떨어지기 시작해 일정 수준부터 오르락내리락 한다. 믿기 힘들겠지만 시승을 시작하고 배터리 잔량이 사라진 이후에도 프리우스 프라임 평균 연비는가 30km/ℓ 이하로 내려간 적이 없었다. 연료 게이지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터와 내연기관을 모두 갖춘 토요타 프리우스 프라임은 이렇게 놀라운 효율성을 최대 강점으로 지닌 모델이다. 토요타는 배터리와 휘발유로 길게는 960km를 달릴 수 있다고 얘기하지만 이날 시승한 연비로 봤을 때 여유 있게 1000km, 아니 그 이상 거리도 충분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출퇴근 또는 소소한 일상에서 최대 40km를 EV 모드로 달리고 필요하다면 충전 부담 없이 일반 내연기관 이상으로 달릴 수 있는 차가 바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다.

더 놀라운 달리기 능력

프리우스 프라임이 EV 모드에서 낼 수 있는 최고 시속은 135km나 된다. 대단해 보이지 않겠지만 다른 어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도 도달하지 못하는 속력이다. 일반적인 제원은 직렬 4기통 가솔린 엔진(98마력)과 듀얼 모터(각각 31마력, 72마력)에서 총 시스템 최고 출력 122마력, 최대 토크 14.5kg·m으로 평범하다. 그러나 전기차 특성인 가속력은 EV  모드 뿐만 아니라 하이브리드 모드로 달릴 때까지 이어진다.

군더더기 없는 주행 질감은 매 순간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모터에서 나온다. 일반적인 하이브리드보다 좋은 연비, 순수 가솔린 내연기관을 탑재한 모델보다 정숙하고 정갈하게 달려 주는 비결이기도 하다. 토요타답게 차체 움직임은 바르고 정직하다. 다루기 쉬운 알맞은 크기(전장/전폭/전고 4645mmX1760mmX1470mm)에 앞과 뒤에 맥퍼슨 스트럿과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으로 승차감을 잡아 놨다.

하이브리드 대비 무거운 차체 중량을 예민하게 받아들이지 않도록 상하 바운스 강도는 살짝 묵직하게 세팅을 해 놓은 듯하다. 정숙성은 따질 것도 없다. EV 모드는 말할 것도 없고 하이브리드 모드에서도 일반적인 것들보다 조용하다. 차체를 타고 올라오는 노면 진동도 잘 억제돼 있다. 소리 없이 잘 달리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안전 사양도 풍부하다. 2021년형부터 기본 사양으로 제공되는 토요타 세이프티 센스(TSS)는 긴급 제동 보조 시스템(PCS), 다이내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DRCC), 차선 추적 어시스트(LTA), 오토매틱 하이빔(AHB)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긴급제동 보조 시스템은 비상시 적극적으로 제동에 개입할 뿐만 아니라 밤낮을 가리지 않고 보행자와 자전거까지 감지해 위험 상황을 경고해 준다.

공력 효율성에 최적화

황당한 소리 같겠지만 프리우스 프라임은 슈퍼카 생김새를 닮았다. 낮고 넓은 스탠스, 앞쪽으로 내리꽂히듯 벨트라인과 사이드 캐릭터 라인에 강렬한 효과를 줬다. 무엇보다 앞쪽 차대에서 시작해 거의 굴곡없이 테일게이트까지 이어진 루프라인이 압권이다. 프리우스 프라임 공기저항 계수 0.25도 이 미려한 루프 라인에서 나온 것이다.

전면부와 후면부가 복잡해 보이는 것이 흠이라면 흠이다. 조금 더 간결하게 다듬어 놨으면 싶은데 이건 개인 취향이다.  4개나 되는 LED 프로젝터로 구성된 헤드램프와 주간 전조등, 리어 램프는 매섭다. 후면 윈도 글라스를 상하 두 개로 분리한 것, 리드미컬한 테일 램프 라인이 리어 스포일러 역할을 하는 것도 독특하다. 토요타는 더블 버블 백도어 윈도라고 부른다.

실내는 프리우스 그대로다. 4.2인치 컬러 TFT 트윈 디스플레이가 대시보드 가운데 중앙에 얇게 자리를 잡고 있다. 클러스터는 디지털로 주행 및 연비, 배터리 잔량, 변속 단 위치 등을 표시해 준다. 내비게이션 아래로 공조 장치 버튼이 있고 그 아래로 시프트와 드라이브 모드 셀렉트, 스마트폰 무선 충전기, 시트 열선, 작은 컵홀더가 차례로 이어져 있다. 2021년형 프리우스 프라임 변화 가운데 핵심은 2열이다. 이전 2인 탑승 공간이 3인 탑승 공간으로 개선이 됐다. 팔걸이가 있고 레그룸과 헤드룸에도 여유가 있었다.

궁평항에서 확인해 본 차박

프리우스 프라임 트렁크 적재 용량은 기본 360ℓ, 6:4로 접히는 2열 시트로 더 풍부한 용량을 확보할 수 있다. 트렁크 도어를 열면 패널을 빙 두른  리얼 카본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무게를 줄이기 위해 경량 소재를 사용했다는 것이 토요타 설명이다.

이제 차박이 가능한지를 살펴볼 시간이다. 2열 시트를 젖히면 차박에 친화적이지 않은 바닥이 만들어진다. 1열과 시트 등받이와 2열 헤드레스트 사이에 제법 큰 공간이 생기고 바닥 단차도 컸다. 그러나 대형 SUV로 창원을 출발해 서해안 일주를 하고 있다는 자칭 차박 전문가는 "시트 사이 공간하고 바닥은 에어 매트로 충분히 카바(커버)를 할 수 있는데 문제는 기럭지(길이)"라고 말했다.

"딱 봤을 때 발목 정도는 나올 것 같다"라고도 했다. 과연 그럴까. 1열 시트를 앞으로 조금 빼고 트렁크 끝단에서 등받이까지 길이를 쟀더니 1800mm 이상이 나온다. 비슷한 기럭지를 가진 그와 누워봤는데 여유가 있었다. 자칭 차박 전문가는 "보기보다 기럭지가 있네"라는 말을 남기고 때 맞춰 시작된 노을 잔치를 즐기고 있었다. 세그먼트나 차종으로 보면 쉽지 않아 보였는데 크게 부족하지 않았다.

<총평> 자동차 장점을 모아 모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토요타 프리우스 프라임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카 장점을 모두 갖추고 있다. 평소에는 집에 있는 플러그로 충전을 해서 40km까지 순수 전기모드로 사용하고 필요하다면 내연기관을 혼용해서 최대 900km 이상 달릴 수 있으니까. 효율성과 사용 편의성을 모두 누릴 수 있다는 건데 전용 충전기로 충전을 하고 출퇴근에 40km 주행을 해도 몇백 원 정도 면 된다. 전기차, 하이브리드카, 내연 기관차 각각의 장점, 차박이 가능한 공간까지 그야말로 자동차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누릴 수 있다. 프리우스 프라임 가격은 4934만 원, 일반적인 하이브리드카보다 비싸지만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구매 보조금 500만원, 하이브리드카 감면 260만원이 지원된다. 등록을 할 때 세제혜택 폭, 공영주차장 요금도 절반을 깍아 준다. 요즘 토요타가 프로모션을 세게 하고 있어서 지금이 구매 적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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