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신차 10대 중 7대 전기차, 비결은 내연기관차보다 저렴한 가격

  • 입력 2020.09.24 13:00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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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전기차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코로나 19 확산으로 전체 자동차 수요는 감소했지만 전기차(하이브리드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포함)는 7월 기준 전년 동월 대비 131% 증가한 23만7000대가 팔렸다. 월간 판매 실적으로는 역대 가장 많은 수치다.

순수 전기차 비중도 빠르게 늘고 있다. 르노 순수 전기차 조에는 단일 모델로는 최초로 월 판매량 1만대 수준이 됐고 현대차 코나와 폭스바겐 e 골프, 현대차 코나 등 작고 저렴한 모델 인기가 특히 높다. 국내 시장을 독식하고 있는 테슬라 모델3 월간 판매량은 유럽에서 1000대 수준으로 떨어졌다.

유럽에서 전기차 수요가 가장 많은 국가는 노르웨이다. 노르웨이 신차 구매 10대 가운데 7대가 순수 전기차다. 한국 전체 자동차 수요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2% 남짓이고 같은 북유럽 국가인 핀란드와 아이슬란드가 각각 15%, 53%대라는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비중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노르웨이 전기차 비중은 50%대에 불과했다.

노르웨이 전기차 수요가 급증한 이유는 구매 단계에서 엄청난 보조금과 부가세 면제 등 세제 혜택이 주어지고 보유단계에서 도로세와 같은 세금 공제, 각종 주차장 요금 감면, 유료 도로 무료, 무료 충전 심지어 버스전용 차로 통행 허용과 같은 파격적인 혜택이 주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뿐만이 아니라 내연기관차를 전기차로 대체할 때도 일정액을 지원한다.

이 때문에 유럽에서 팔리는 전기차 가격은 노르웨이가 가장 저렴하다. 예를 들어 폭스바겐 e-골프는 골프(3만4780유로, 약 4750만원)보다 저렴한 3만3980유로(약 4630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 같은 e 골프를 인근 국가보다 최소 1만 유로 저렴하게 살 수 있다. 

반면 내연기관차 가격은 각종 페널티가 더해져 인근 국가보다  더 비싸게 팔리고 있다. 전기차는 각종 보조금과 혜택으로 구매와 유지 부담을 줄여주고 내연기관차는 추가 세금 등을 부과해 가격이 더 비싸게 만들어 놨다. 이런 정책으로 노르웨이에서 가장 많이 팔렸던 골프는 최근 거의 팔리지 않고 있다. 

디젤 엔진을 탑재한 폭스바겐 골프는 지난 2008년부터 2017년까지 노르웨이에서 해마다 베스트셀링카 1위 자리를 지켰지만 이 자리를 순수 전기차 e 골프로 빠르게 대체되고 있다. 전기차 수요가 급증하면서 디젤차는 물론 가솔린차 역시 팔리지 않고 있다. 각종 혜택과 더불어 내연기관차보다 저렴한 가격 경쟁력이 판매를 늘리는 결정적 이유가 됐다.

정책적 지원과 함께 완벽하게 갖춘 인프라도 전기차 수요를 끌어 올리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인구 60만 도시 노르웨이 오슬로에는 1300개나 되는 세계 최대 규모 도로변 충전기가 갖춰져 있다. 공공장소에서 이용이 가능한 충전기만 2000개가 넘는다. 노르웨이 전역에 있는 충전기는 30만개가 넘는다.

올해에는 충전기 규모를 배 이상 늘리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충전기 개수가 전체 전기차 수를 뛰어넘게 된다. 중국과 미국, 독일과 프랑스에 이어 세계 4위 규모지만 인구(542만명), 차량 등록 대수(300만대)를 고려한 비율로 따지면 세계 최고라고 할 수 있다.

우리도 2025년 공공기관 내연기관차를 퇴출시키겠다고 했지만 노르웨는 디젤과 가솔린 등 내연기관차 판매를 완전히 금지한다. 아파트와 같이 밀집된 집단 거주지가 많은 우리 구조상 충전기를 늘리는 데 한계가 있고 노르웨이와 다르게 정부 지원, 혜택에도 차이가 크다고 해도 매년 들쑥날쑥 하는 보조금을 선착순으로 제공하는 우리 처지에서 보면 아주 먼 남의 나라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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