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 트렌드] 테슬라, 유럽 시장에서 에너지 기업으로 전환 움직임

  • 입력 2020.09.08 08:00
  • 수정 2020.09.08 08:04
  • 기자명 김훈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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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최근 서유럽 전역에서 전력 사업 허가를 취득하고 독일에선 소비자 여론조사를 벌이는 등 전기차 패권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는 유럽 시장에서 에너지 기업으로 방향 전환을 모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로이터 등 외신은 현재 독일 베를린 인근 브란덴부르크주에 기가팩토리 4를 건설 중인 테슬라가 전기차 경쟁이 치열한 유럽 시장에서 에너지 시장 진출을 통해 시장 경쟁력을 높이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는 최근 서유럽 전역에서 전력을 공급하거나 거래할 수 있는 사업 허가를 취득했으며 독일 고객을 대상으로 전력 사용과 전기차 운용에 관한 설문을 실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에너지 업계 관계자들은 테슬라의 이 같은 움직임은 유럽 최대 전력 시장이자 자동차 중심지인 독일에서 테슬라가 하나 이상의 에너지 회사를 인수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테슬라는 에너지 시장 진출과 관련된 언급을 회피했다.

자동차 업계는 독일은 BMW, 아우디, 포르쉐, 메르세데스 등 경쟁 업체들이 신형 전기차를 빠르게 출시하고 양산하는 시점에서 테슬라가 전력을 직접 생산하거나 거래할 수 있다면 전기차 운영 비용을 크게 낮추는 계기를 마련하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로이터는 테슬라가 이미 태양광 패널과 '파워월(Powerwall)' 등 배터리 저장 시스템을 판매하고 있지만 전력을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고 파워월을 이용해 일정 지역에 전력을 자유롭게 제공하는 방법을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경우 테슬라는 전력 사용량에 따라 수급을 맞춰 전기차 충전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테슬라의 독일 에너지 산업 진출 모색은 현지에서 전기차 모빌리티 서비스에 투자하고 있는 바텐폴(Vattenfal), EnBW 등과 경쟁을 심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RWE, E.ON 등은 화석연료와 원자력 발전소 해체에 따른 비용 부담을 안고 있어 테슬라에 인수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현지 언론은 전했다. 

한편 테슬라는 지난 6월 유럽 대표 전력 거래소인 EPEX 스팟에 회원사로 가입하고 7월에는 독일 고객을 대상으로 에너지 서비스와 관련된 설문을 진행하는 등 빠르게 해당 시장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테슬라가 실시한 설문에는 '특별하게 설계된 테슬라의 전기 요금으로 바꿀 수 있다면 테슬라 태양광 시스템과 파워월을 구입할 의사가 있는가?', '회사가 전기차 충전 시기를 제어할 수 있도록 허용할 수 있는가?' 등이 포함됐다.

이를 통해 테슬라는 전기 사용량이 많지 않은 시간대에 저렴한 요금으로 전기차 충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재생에너지를 통해 생산되는 전력 특성상 휘발성이 높은 부분을 감안해 전력망 공급 균형을 맞추려는 계획을 구상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 밖에도 관련 업계는 테슬라가 독일 브란덴부르크주를 기가팩토리 4 부지로 선정한 이유 또한 에너지 시장 진출을 위한 사전 작업으로 짐작했다. 올 상반기 브란덴부르크주 전력 생산량 중 65%가 풍력발전을 이용한 재생에너지에서 생산됐기 때문이다. 독일 북부의 여느 지역과 마찬가지로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력의 경우 장거리 운송 제약으로 인해 이 지역은 종종 사용하지 못하고 버려지는 전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독일 테슬라 기가팩토리 4가 본격적인 가동이 시작될 경우 사용되는 전력은 최대 400MW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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