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칠 것 없던 기아차 내수 판매량 급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 입력 2020.09.01 16:16
  • 수정 2020.09.01 17:26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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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확산에도 거칠 것 없이 꾸준하게 성장세를 유지한 기아차 국내 판매량이 8월 급감했다. 기아차는 7월 기준 올해 누적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2% 증가한 32만5337대로 매월 사업 목표량을 초과하는 실적을 이어왔다. 시장 반응이 뜨거운 신차 투입 그리고 효율적인 마케팅으로 기대 이상 실적을 거뒀지만 8월 판매량은 2월 이후 처음 월 4만대 이하로 떨어졌다.

신임 송호성 사장 취임 이후 분위기를 바꿔가고 있는 기아차 국내 판매가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이런저런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분위기다. 판매 감소라는 수치와 다르게 9월 이후 상황을 이전보다 더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일들이 8월 있었기 때문이다.

우선 8월 판매 감소는 생산량이 줄어든 데다 그나마 수출 쪽으로 물량을 집중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 해외 시장 수요가 증가하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해 K5, 셀토스, 쏘렌토 등 인기 모델을 우선 배정했고 이 때문에 국내 물량 공급에 한계가 있었다. 실제 K5는 전체 물량 가운데 내수용으로 3350대, 수출용으로 2500여대를 배정했다.

셀토스도 수출 물량으로 8000여대를 배정했지만 내수용은 3000여대에 불과했다. 쏘렌토 역시 9000여대 가운데 수출용으로 4000여대나 집중하면서 전체 생산량 가운데 8월 국내 배정 물량은 3만6000여대에 불과했다는 것이 기아차 설명이다. 이로 인해 국내 출고 대기 물량이 8월에 급증했다.

직전까지 출고 대기 물량은 3만여대에 불과했지만 8월 한 달 3만5000여대가 늘어나 누적 대수가 6만3000여대로 급증했다. 기아차 입장에서는 국내 고객에 대한 적기 출고가 무엇보다 중요했지만 회복세로 접어들기 시작한 해외 시장도 무시할 수 없는 처지다. 수출용으로 물량이 집중됐다고는 해도 국내 물량이 줄어든 사정이 또 있다.

화성 3공장이 8월 하기휴가와 전기차 CV(프로젝트명) 생산을 위한 라인 조정으로 보름 이상 가동을 멈췄다. 이 때문에 볼륨 모델 생산량이 크게 떨어졌고 이마저 모처럼 일기 시작한 해외 수요 대응을 위해 수출 물량에 집중하면서 국내 공급량이 줄어들 수 밖에 없었다. 2만대 이상 사전 계약 첫날 기록을 세운 카니발이 8월 3000대 판매에 그친 것에도 사정이 있었다. 

기아차에 따르면 완벽한 초기 품질을 위해 카니발 생산을 당초 계획보다 3주 이상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호성 사장을 비롯한 연구소, 상품, 품질을 담당하는 전 직원이 동원돼 실제 주행을 하면서 만일에 있을 품질 문제를 사전에 파악하고 세세한 부분까지 보완하는 과정을 거치기 위해서였다.

9월부터는 상황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화성 3공장 라인 재편 작업이 마무리 되면서 정상 물량 생산이 시작됐고 신형 카니발도 이달에만 1만대 이상 국내 시장에 공급될 예정이다. 한편 기아차 관계자는 "출고 대기 기간이 길어진 국내 소비자 불편도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라며 "8월 일시적인 부진에서 벗어나 9월에는 5만대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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