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고Ⅲ LPi '디젤 못지않은 힘, 경차급 경제성' 지금 서두르면 700만원대

  • 입력 2020.09.01 07:57
  • 수정 2020.09.01 08:05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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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운수회사를 30년 이상 꾸려온 지인이 요즘 힘들다는 소리를 자주 한다. IMF도 잘 넘겼는데 요즘은 알선과 고정 물량이 평소보다 70% 이상 줄어 그야말로 죽을 지경이란다. 경기에 따른 부침이 가장 심한 업종이기 때문에 코로나 19가 진정될 때까지 경비를 줄이면서 버티는 것만이 지금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했다.

오랜 시간 함께 일해온 개별용달화물 사업자 가운데 요즘 사업을 포기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하루 한탕을 뛰기도 힘든 상황이 이어지면서 남아있는 이들은 비용을 줄여 버티고 있다. 그래서인지 요즘 이전에는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LPG 1t 트럭 얘기가 자주 나오고 있다. LPG로 개조를 했거나 신차로 구매한 몇몇 동료들이 "차 살때 보조금이 나오고 기름(LPG)값도 싸서 시내 바리(도심에서 도심간 화물 운반)로 써도 쓸만하다"고 얘기하면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가솔린이나 경유차를 LPG로 개조하는 것은 어느 차, 누구나 할 수 있지만 현재 신차로 판매되는 LPG 화물차는 기아차 봉고Ⅲ가 유일하다. 화물차에 LPG가 어울리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의외로 많은 사람이 찾고 있다. 기아차 관계자는 "노후 경유차를 LPG로 개조해 운행되기 시작하면서 힘이 부족하다거나 연료값이 더 들어간다거나 하는 편견이 깨진 덕분"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자동차 등록 통계를 보면 7월 기준 국내 LPG 화물차는 12만2300여 대다. 이 가운데 자가용이 11만여 대, 사업용은 1만2000여 대다. 1t 미만 사업용 화물차가 7만여 대고 LPG 대부분이 여기에 해당하기 때문에 비중이 작지 않다. LPG 충전소 관계자 역시 "사업용 화물차가 요즘 부쩍 늘었다"라고 말했다. 

파워=LPG 화물차 급증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우선은 '힘이 없다'라는 편견을 깼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어렵게 시승 기회를 잡은 기아차 봉고3 LPI는 최고 출력이 디젤(133마력)보다 높은 159/5500(ps/rpm)), 최대 토크는 조금 낮은 26.5/4250(kgf·m/rpm)이다. 출력과 토크 최대치가 디젤보다 높은 엔진 회전수에서 나오기는 해도 필요한 때 원하는 힘을 충분히 발휘했다.

엔진 회전수에 맞춰 기어를 변경해야 하는 수동변속기(5단)를 탑재한 특성이 있지만 변속과 가속으로 이어지는 힘은 충분했다. 화물 중량에 따른 변화는 있겠지만 기어 단수에 맞춰 빠르게 대응을 해 주기 때문에 LPG 차라는 것을 순간순간 잊게 만들 정도다. 가파른 언덕길 특히 지하 주차장을 바져 나올때도 너끈했다. LPG 차여서 힘이 없다는 생각은 그야말로 쓸데없는 걱정이다. 국내 LPG 엔진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 따라서 안전성 뿐만이 아니라 일반적인 성능과 연료가 갖는 효율성은 믿어도 된다.

경제=LPG 차량을 구매하는 가장 큰 이유는 경제성이다.  세타 2.4 LPI 엔진, 5단 수동변속기가 맞물린 시승차 봉고Ⅲ 초장축 LPi 기본 가격은 1529만원, 자동변속기에 편의사양이 풍부한 기아차 경차 모닝 시그니처 트림은 1480만원이다. 상품 구성이 같은 1t 디젤보다도 160만원이 저렴하다. 여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지금 소유한 경유차를 폐차하고 봉고3 LPI를 구매하면 신차 구매보조금과 조기 폐차 지원금을 합쳐 최대 700만원 넘는 혜택을 받는다. 봉고3 가격이 1000만원대 아래로 뚝 떨어지지만 보조금 지원 대수(선착순 1만대)에 한정이 있어 관련 기관 확인이 필요하다. 

더 꼼꼼하게 살펴본 것이 연료 경제성이다. 시승 전 연료 게이지가 두 칸 정도 남았을 때 가득 충전했는데 연료값이 3만1286원이 나왔다. 충전량은 43.88ℓ나 됐지만 ℓ당 731원에 불과한 LPG 가격 덕분에 큰 부담이 되지 않았다. 봉고 LPI 복합연비는 6.5km/ℓ다. 연비가 디젤보다 30%가량 낮고 따라서 총 주행거리에 차이가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연료값은 2만원 정도 저렴했다.(경유 ℓ당 1170원) 특히 봉고 LPI는 붐베에 가득 채울 수 있는 LPG 용량이 71ℓ로 가득 충전했을 때 460km 이상을 달릴 수 있어 자주 충전하는 번거로움도 없다. 일반 중형 LPG 세단과 크게 다르지 않은 연료 효율성을 갖춘 셈이다.

편의=디젤 엔진에서 나오는 진동 소음은 봉고3와 같은 트럭에서 유독 심하다. 차체 무게 중심이 앞쪽에 쏠려있고 상대적으로 가벼운 적재함을 가진 구조 때문에 노면에서 올라오는 충격 강도 역시 가볍지 않다. 노면 충격에 큰 차이는 없지만 LPI 특성상 엔진 진동 소음은 확실한 차이가 있다. 정숙할 뿐 아니라 질감도 좋은 편이다. 이런 특성은 장시간, 장거리 주행에서 운전 피로도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 화물차 운행 특성상 이는 무시하기 어려운 장점이다.

뛰어난 가성비도 갖췄다. 조목 살펴보면 차체자세제어장치, 경사로 밀림방지, 급제동 경보, 후진할 때 장애물을 경고해주는 장치가 보인다. 차동기어 잠금장치(LD), 블루투스 핸즈프리도 있고 운전대에는 오디오, 차량 주행 정보를 살필 수 있는 리모컨 컨트롤도 눈에 들어온다. 핸들과 열선 시트 그리고 아웃사이드 미러도 전동 접이식이다. 내비게이션, 동승석 에어백, 통풍 시트(운전석), 첨단 운전 보조시스템 패키지도 선택이 가능하다.

추천=운행 거리가 길 수록, 그리고 항속 주행이 잦을 수록 또 경량 화물을 주로 운반한다면 더없이 좋은 차다. 시내바리로도 쓸만하지만 수동변속기만 갖추고 있어 최적은 아니다. 그러나 수동변속기는 연비 경제성 때문에 1t 화물차 운전자 상당수가 선호하는 타입이기도 하다. 화물 사업자나 자영업자나 운행 패턴을 따져보고 선택한다면 가장 경제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요즘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캠핑카 개조용으로도 적극 추천한다. 초기 구매 부담을 크게 낮출 수 있고 사용 빈도가 높지 않은 캠핑카 용도 특성 그리고 장거리 주행에 따른 피로도를 줄이는 데 안성맞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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