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 트렌드] 전기차로 갈아 타는 독일, 테슬라 모델3 판매는 급감

  • 입력 2020.08.24 11:07
  • 수정 2020.08.24 11:14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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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자동차 산업 역사가 시작된 독일에서 예상치 못한 변화가 일고 있다. 1886년 칼 벤츠 페이턴트 모터바겐 이후 130여년간 독일 자동차 산업을 이끌었던 디젤차 수요가 급감했지만 전기차를 포함한 전동차 수요가 급증하면서 새로운 시대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성급한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독일 현지에서 나온 각종 자동차 관련 통계를 종합한 결과 코로나 19 재확산에도 예년 수준으로 회복한 7월 판매에서 전동차 시장 점유율이 11.4%로 급상승했다. 순수 전기차 점유율은 5.3%,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가 주력하고 있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는 6.1%나 됐다. 하이브리드는 10.6%, 기타 비 내연기관차 점유율은 0.5%로 집계됐다.

전동화 차량 비중이 높아지면서 디젤차 비중은 28.4%, 가솔린은 49.0%로 낮아졌다. 전기차 수요 증가는 강력한 독일 정부 지원 정책 효과로 보인다. 독일에서는 4만 유로 이하는 9000유로, 이상(6만5000유로 이하)이면 7500유로까지 구매 지원금을 차별 지불하거나 고가 차량은 지원하지 않는다. 구매 지원금은 독일 정부와 제조사가 나눠 부담한다.

우리보다 보조금 규모가 낮은데도 전기차 수요가 급증한 것은 이전보다 지원 금액이 늘어났고 충전 인프라가 대폭 확충되면서 사용 편의성이 개선된 덕분이다. 여기에다 폭스바겐을 중심으로 쓸만한 모델들이 쏟아져 나온 것도 수요를 늘리는 데 도움이 됐다. 정부가 전기차 보급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독일은 노르웨이 등을 제치고 유럽에서 전기차가 가장 많이 팔리는 국가가 됐다. 

독일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전기차 아이콘과 같은 테슬라가 유독 맥을 추스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7월 기준으로 테슬라 주력 모델3는 고작 154대가 팔렸다. 같은 달 르노 조에가 2851대, 현대차 코나가 1688대, 프리미엄 전기차 아우디 e-Tron이 656대 팔린 것과 비교하면 매우 초라한 성적이다.

또 하나는 독일 자국 브랜드 성장세가 빠르다는 것이다. 순수 전기차로만 봤을 때 르노 조에가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폭스바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타입인 e-골프(2633대)와 격차가 크지 않고 올해 전체 판매량(9953대)에서는 앞서 달리고 있다. 르노 조에는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9917대를 팔았다. 

현지에서는 최근 사전 계약에 돌입한 폭스바겐 ID.3가 본격 판매를 시작하면 월평균 6000대 공급이 가능해 순위 변동이 확실할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테슬라 모델3 입지는 더 좁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합친 브랜드별 점유율 순위도 폭스바겐이 16%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11%), BMW(8%), 아우디(10%) 등 독일 브랜드가 상위권 모두를 차지하고 있다. 

한편 독일과 함께 유럽 전체 전기차 수요도 급증했다. 코로나 19 확산으로 상반기 기준 전체 신차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37% 줄었지만 전기차는 57%나 늘었다. 같은 기간 중국은 총판매량이 20% 감소한 가운데 전기차 역시 42% 급감했고 미국도 총판매량 24%, 전기차는 25%가 각각 줄었다. 상반기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는 14만2000대를 기록한 테슬라 모델3, 그러나 독일을 포함한 유럽에서는 전혀 다른 대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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