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 전환 #14 전기차 플랫폼 경쟁 '현대차 E-GMP vs 폭스바겐 MEB'

  • 입력 2020.08.21 13:48
  • 수정 2020.08.21 15:12
  • 기자명 김훈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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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 상반기 글로벌 자동차 판매가 예년과 비교해 급감한 가운데 하반기부터 주요 시장의 판매 감소세가 둔화되며 올 연간 자동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20% 가량 줄어든 7000만대 수준을 기록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국적 시장조사업체 IHS 마킷은 지난 4월 올해 연간 자동차 판매량을 7000만대 선이 붕괴된 6960만대로 예상했으나, 코로나19 사태에도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됨에 따라 6월에는 7010만대로 전망치를 소폭 상향한 바 있다. 지난달 현대차글로벌경영연구소 또한 올해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을 7000만대 초반, 이달 글로벌 데이터는 7300만대 수준을 보일 것이란 분석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 적지 않은 마이너스 성장 요인으로 기록될 것은 명백해 보인다.

다만 이런 상황에서도 역설적으로 환경에 대한 소비자 관심과 각국의 환경 규제가 맞물리며 순수전기차를 포함 친환경차 판매는 눈에 띄는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시장조사 업체인 볼룸버그 ENF에 따르면 2015년 45만대에 불과했던 글로벌 전기차 판매는 지난해 210만대로 5배 가까이 급증하고 점유율에서도 3%까지 상승했다. 해당 기관은 전기차 판매량이 2025년 850만대, 2030년 2600만대, 2040년 5400만대로 성장을 거듭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반영하듯 국내 전기차 수출 또한 올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64.1% 급증하며 '포스트 코로나19' 이후 새로운 자동차 트렌드를 예고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국내 전기차 수출은 사상 처음으로 10만대를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선점한 완성차 업체는 미국의 전기차 업체 테슬라다. 올 상반기 테슬라는 글로벌 시장에서 17만9050대를 판매해 시장점유율 28%를 기록했다. 이는 2~4위 완성차 업체의 순수전기차 판매량 합산치보다 높은 것으로 2위인 르노닛산은 6만5521대를, 3위인 폭스바겐은 6만4542대를 판매했다.

다만 기존 완성차 업체들의 테슬라에 대한 반격도 만만치 않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최근 새롭게 출시하거나 이를 앞둔 신형 전기차의 플랫폼을 기존과 달리 전기차 전용으로 적용하며 상품성 향상을 기대할 수 있는 부분. 최근까지 완성차 업체들이 출시한 전기차들은 기존 내연기관차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작해 성능 한계를 보여왔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에서 개발된 테슬라 차량들이 시장에서 주목을 받던 이유 중 하나도 이런 부분에서 찾을 수 있다.

기존 완성차 업체 중 전기차 전용 플랫폼 개발에 빠르게 참여한 브랜드는 중 하나는 역설적으로 디젤의 종가 폭스바겐이다. 이른바 '디젤게이트' 파문을 빠르게 잠재우고 새로운 먹거리 창출의 수단으로 찾은 게 디젤 반대편의 순수전기다. 지난해 폭스바겐은 전기차 전용 MEB 플랫폼에서 탄생한 첫 번째 순수전기차 ID.3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를 통해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우여곡절 끝에 최근 판매에 돌입한 ID.3는 이산화탄소 중립을 실현하면서 전기차 고유의 역동적 드라이빙을 한 차원 더 끌어올린 모델로 평가된다.

또한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폭스바겐은 브랜드의 새로운 시대를 위한 트랜스폼 2025+ 전략의 두 번째 단계에 착수했다. ID.3에 이어 브랜드의 첫 번째 순수전기 SUV 모델인 ID.4가 그 뒤를 이을 것이며, 브랜드의 기존 제품 포트폴리오에 전동화 부분을 지속적으로 보완해 소비자들의 선택지를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전동화 전략과 함께 폭스바겐은 제로 에미션 모빌리티의 본격적인 대중화 전략도 함께 추진한다. 2022년까지 폭스바겐은 모든 주요 세그먼트에 MEB 플랫폼 기반의 전기차를 배치할 계획으로 2025년까지는 연간 150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2050년까지 완전한 탄소중립 실현을 목표로 나아가고 있다. 올해 전체 평균 탄소배출량을 25g/km로 맞춰야 하는 2020 EU 규제 또한 무리 없이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완성차 업체로는 현대자동차가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 개발에 적극적 행보를 펼치고 있다. 현대차는 이달 초 내년부터 순차 출시 예정인 전용 전기차 브랜드 명칭을 아이오닉(IONIQ)으로 확정하고 2024년까지 준중형 CUV, 중형 세단, 대형 SUV 등 총 3종의 전용 전기차 라인업을 갖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먼저 아이오닉 브랜드의 첫차는 45 콘셉트카를 모티브로 2020년 선보일 준중형 CUV 차량이다. 45는 현대차 '포니 쿠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콘셉트카로 지난해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최초 공개됐다. 2022년에는 프로페시(Prophecy) 콘셉트카를 기반으로 한 중형 세단이 출시될 예정이다. 지난 3월 온라인으로 최초 공개된 프로페시는 공기 역학적이고 흐르는 듯 우아한 실루엣의 디자인과 뛰어난 공간 활용성이 특징이다.

아이오닉 브랜드의 가장 큰 특징은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가 최초로 적용되고 세계에서 가장 짧은 시간인 20분 내 충전, 한 번 충전으로 450km 이상 달릴 수 있다는 부분이다. 여기에 더해 실내 바닥을 평평하게 제작해 공간 활용성을 극대화하는 등 전기차의 특장점을 살렸다. 무엇보다 기존 내연기관에선 상상할 수 없는 하나의 플랫폼을 통해 준중형에서 대형까지 차체 크기와 차종을 가리지 않고 제작할 수 있는 유연함이 눈에 띈다. 이는 폭스바겐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MEB를 선보이며 강조했던 것과 궤를 함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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