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내년 출시될 현대차 산타크루즈 픽업 '수소로 달려야'

  • 입력 2020.08.10 08:22
  • 수정 2020.08.10 08:27
  • 기자명 김훈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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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내년 북미 시장을 겨냥해 출시를 예고한 가칭 '산타크루즈 픽업 트럭(Santa Cruz Pickup Truck)'이 최근 국내외 도로에서 프로토타입으로 목격되며 막바지 성능 점검을 실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산타크루즈 픽업의 세부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싼타페, 쏘나타 그리고 아반떼가 생산되는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현지 생산되는 만큼, 기존 내연기관차(ICE) 형식을 바탕으로 신형 투싼(NX4)의 모노코크 플랫폼을 공유해 도심형 픽업 콘셉트로 출시될 전망이다.

북미 전통의 볼륨 차종 중 하나인 픽업 트럭 시장에 뒤늦게 출사표를 던진 현대차가 산타크루즈 픽업을 선보이며 구사하게 될 주요 전략은 기존 픽업 트럭과는 차별화된 도심형 크로스오버 성격의 신규 세그먼트 진출이다. 포드, GM, 도요타 등 전통의 강자가 버티고 있는 중대형 픽업과 경쟁보다는 캠핑 장비, 산악 자전거 등을 싣고 아웃도어 활동에 적합한 콘셉트로 이를테면 기존 스포츠유틸리차량과 픽업 트럭 사이의 틈새시장을 겨냥하겠다는 생각이다.

이런 이유로 자동차의 뼈대가 되는 플랫폼은 오프로드에 특화된 기존 픽업 트럭에 흔히 사용되는 프레임 바디 방식이 아닌 신형 투싼과 공유하는 모노코크를 사용하고 차체 크기와 실내 공간, 디자인 면에서도 도심형 크로스오버에 가까운 모습을 띠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후발주자로 이 같은 선택은 기존 시장 우위를 점한 모델들과 직접적인 경쟁을 피하고 새로운 소비층을 창출하거나 공략할 수 있는 지혜로운 선택으로 풀이된다. 다만, 현대차 산타크루즈가 출시될 2021년 미국 시장 더 나아가 하루가 다르게 변화되는 글로벌 자동차 트랜드에서 산타크루즈의 이 같은 콘셉트는 합리적 선택일까.

먼저 지난달 도요타를 제치고 세계 자동차기업 시총 1위에 올라선 테슬라는 지난해 11월 공개한 순수전기 픽업 '사이버 트럭(Cyber Truck)'의 양산을 내년부터 시작한다. 올 상반기까지 집계된 사이버 트럭의 사전 계약은 65만 건을 돌파했을 정도로 이미 절반 이상의 성공이 담보된 상황이다. 싱글모터 후륜구동 기준 사이버 트럭의 1회 완전충전시 주행가능거리는 402km, 정지상태에서 100km/h 도달까지 6.5초, 최고속도는 177km에 이른다. 여기에 3.4톤의 견인력에 기본 트림 가격이 한화로 4700만원이라는 경쟁력 있는 가격을 제시했다.

테슬라의 가장 강력한 경쟁 브랜드로 급부상 중인 미국 전기차 업체 리비안은 첫 양산형 픽업 'R1T'를 내년 여름께 본격적인 판매에 나선다. 사이버트럭의 직접경쟁모델이 될 R1T는 1회 완전충전시 최대 640km의 주행가능거리와 각 바퀴에 전기모터를 장착해 800마력에 이르는 강력한 출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지상태에서 100km/h 도달까지 3초대 순발력은 물론 5톤에 이르는 견인력에 스케이트보드 플랫폼을 활용해 제작된 만큼 실내 공간 또한 여유롭다. 기본형 트림의 경우 한화로 약 8300만원에 가격이 책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GM의 SUV 및 RV 전문 브랜드 GMC는 '허머 순수전기차(Hummer EV)'를 올 가을 첫 공개한 이후 내년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한다. 픽업 트럭 형식을 갖춘 허머 EV는 앞서 극강의 오프로드 성능을 발휘하던 허머의 전통을 이어받아 약 1000마력의 최대 출력과 1만1500 파운드-피트(lb-ft)의 최대 토크를 발휘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정지상태에서 100km/h 도달까지 순간 가속력은 3.0초가 소요되는 등 테슬라 사이버 트럭의 또 다른 경쟁모델로 손꼽힌다.

이처럼 내년 미국 내 픽업 트럭 시장은 테슬라 사이버 트럭을 필두로 기존 승용에서 상용으로 친환경차가 확대되는 등 다양한 순수전기 픽업이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가 선보이게 될 산타크루즈 픽업이 이들과 직접경쟁을 펼치게 될 세그먼트가 아니라도 글로벌 트랜드가 탄소배출을 줄이고 친환경 자동차로 움직이는 만큼 또 환경과 경제에 민감한 도심 생활자를 타깃으로 콘셉트를 설정한 만큼 기존 내연기관이 아닌 친환경 파워트레인을 얹어야 될 당위성이 성립된다.

현대차는 2013년 전 세계 최초로 수소연료전지차 양산에 성공하고 그 시작점에는 투싼을 기반으로 한 'ix35'가 있었다. 또 2018년 출시된 넥쏘 역시 SUV 기반으로 제작된 만큼 크로스오버와 픽업 등의 변형에도 여느 브랜드보다 기술력을 갖췄음에는 분명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시장 트랜드를 선도하게 될 브랜드 최초의 픽업 트럭에는 수소연료전지를 활용하는 것은 어쩌면 꽤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할 내용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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