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운전에서 나오는 친환경 효과, 전기차보다 빠르고 효율적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 입력 2020.08.09 08:14
  • 수정 2020.08.10 06:55
  • 기자명 김필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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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 드라이브는 한때 큰 관심을 끌었던 운동이다. 정부, 지자체 그리고 여러 기관과 시민단체가 앞 다퉈 연비 대회, 친환경 운전왕을 뽑았다. 2003년 영국을 시작으로 전 유럽에서 확산한 에코 드라이브는 연료 절약에 관심이 없던 미국에서도 붐이 일었다. 연료를 절약하고 이산화탄소 등 지구 온난화 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것은 물론 느린 운전으로 교통사고가 감소하는 1석 3조 효과에 단점을 찾아볼 수 없는 캠페인이었기 때문이다.

해외에서 전체 사용 에너지 97%를 수입하는 우리나라에서도 2008년 에코 드라이브가 주목을 받았다. 당시에는 에너지 절약뿐만 아니라 OECD 국가 가운데 최악이었던 교통사고 감소에도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가 컸지만 정부 부처 간 불협화음과 제조사 등 관련 기업들이 후속 조치나 캠페인을 지속해서 끌고 나가지 못하면서 큰 효과를 보지 못했고 지금은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

당시 정책 다툼까지 벌였던 환경부와 국토교통부도 이제는 에코 드라이브에 대한 관심이 조금도 없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97%에 달하는 상황에서 에너지를 절약에 대한 국민 관심도 약해졌고 동력원을 이끌 수 있는 정부 무관심까지 더해지면서 13년이 지난 현시점에서 '에코 드라이브'는 존재감마저 사라져 가고 있다. 

에코 드라이브 운동은 개인 의지와 노력만 있으면 바로 효과가 나타난다. 당장 트렁크에서 짐을 내려 자동차를 가볍게 해 주고 타이어 공기압만 살펴봐도 연비가 개선되고 안전도 확보된다. 정기적인 점검으로 차 고장을 예비해 최적 상태를 유지하게 할 수도 있다.

운전 중 연료 차단 기능(퓨얼 컷)을 활용해 연료 절약을 극대화할 방법도 있고 급출발, 급가속, 급제동하지 않는 한 템포 느린 운전으로 양보 운전과 배려 운전까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교통사고 방지는 물론이고 난폭 운전이나 보복운전도 사라지게 된다. 운전을 하는 누구나 쉽게 즉시 할 수 있고 그 효과가 바로 나타나는 것이 에코 드라이브 운동이다. 

실제 실험 결과 일반적인 운전자와 에코 드라이브 교육을 받은 운전자 차이는 엄청났다. 평균 20%, 많게는 50%까지 연료를 절약했다. 이에 따른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소 효과는 물론이다. 에너지 의존도가 100%에 근접한 우리로서는 에코 드라이브 운동은 따라서 가장 높은 관심으로 이어가야 할 대상이다. 정부와 정권이 바뀌어도 지속해서 노력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최근 정부가 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차 확산에 노력하는 것은 당연한 과정이지만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확실한 효과가 나오기까지 아직은 먼 미래라고 할 수 있다. 반면 내연기관차가 압도적이고 친환경과 보급과 대중화에 적어도 20년이 걸린다고 봤을 때, 현실적으로 가장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이 에코 드라이브 운동이다. 

코로나 19로 세계적인 펜데믹이 진행 중이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와 같은 친환경 차에 대한 관심은 더 높아지고 있다. 탄소 배출권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고 따라서 환경규제도 강화되고 있다. 에코 드라이브 운동이 13년 전보다 더 절실해졌다는 것이다. 당장 오늘과 내일을 위한 움직임이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이산화탄소 저감을 위한 행동으로 산업용 에너지 절약을 생각할 수 있으나 경제 구조상 쉽지가 않다. 대신 개인 일상생활 특히 에코 드라이브 운동은 당장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에코 드라이브 운동으로 국내 에너지 사용량 소모량 가운데 약 15% 이상을 절약할 수 있다는 통계도 있다.

이렇게 장점으로 가득한 에코 드라이브 운동에 대한 관심이 최근 꺼진 것이 안타깝다. 얼마 전 관심 있는 기업과 개인이 모여 새롭게 '한국에코드라이브협회' 결성을 위한 발기인 대회가 있었다. 다시 한번 우리나라에서 에코 드라이브 운동이 불을 지피는 시작점이 되기를 바라며 정부도 적극적으로 나서주기를 기대한다. 이른바 'K 에코 드라이브 운동'을 시작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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