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만나면 둥둥 떠다니는 테슬라, 부력 충분하지만 낭패 볼 수도

  • 입력 2020.08.06 12:10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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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가 계속되는 긴 장마로 침수 피해를 당하는 자동차가 늘고 있다. 세워 놓은 자동차가 갑자기 불어난 물에 휩쓸려 가거나 침수되는 피해가 대부분이지만 물이 고인 도로를 과감하게 또 부주의하게 뛰어들었다가 낭패를 보는 일도 제법 있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아직 장마가 끝나지 않았는데도 7월에만 침수 피해를 본 자동차 보험 접수 건수가 1500여 건을 넘어섰다.

도로 주행 중 일반적인 내연기관차가 침수 피해를 당하지 않으려면 타이어 반까지 물이 차오르는 웅덩이를 피하면 된다. 앞차가 있을 때는 머플러까지 물이 차오른 곳도 절대 지나서는 안 된다. 이를 무시하고 물이 고인 곳을 지나게 되면 공기 흡입 계통을 따라 엔진으로 물이 유입되면 자동차는 시동이 꺼지고 사망 선고를 받게 된다.

물이 어느 정도 고인 침수 지역을 지날 때는 저단(메뉴얼 모드나 패들 시프트로 전환)으로 천천히 통과해야 한다. 너무 빠른 속도로 달리면 차체가 뜨면서 균형이 무너지거나 방향을 잃을 수 있고 엔진룸으로 물이 쏠려 들어갈 수 있다. 시동이 꺼져도 다시 시동을 걸어서는 절대 안 되며 바로 견인차를 불러 정비를 받아야 더 큰 고장을 막고 수리비를 아낄 수 있다.

전기차는 어떨까? 전기차에 탑재되는 고전압 배터리는 기밀 및 방수기능으로 밀폐돼 있다. 침수가 돼도 배터리 내부로 물이 스며들지 않는 구조다. 또 이를 감지하는 센서가 있어 수분이 감지되면 즉시 전원을 차단하기 때문에 감전 위험도 없다. 내연기관차와 다른 점은 전기차는 어느 정도 침수가 돼도 시동이 꺼지지 않고 운행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가급적 침수지역을 피하는 것이 상수라는 것은 상식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테슬라 모델이 침수 도로를 만나 보트로 변신했다는 위험한 무용담이 나오고 있다. 인터넷에는 일반 차량 통행이 불가능해 보이는 물웅덩이를 별문제 없이 통과하는 테슬라 차량 영상이 나돌고 있다. 테슬라는 배터리 전체가 차체 하부에 펼치듯 배치돼 있고 외부 충격이나 열에 의한 변경, 수분 침투 등을 완벽하게 막도록 설계돼 있다.

차체 하부가 가진 특성과 방수 조치로 마치 배처럼 물에 뜬 상태로 물웅덩이를 빠져나가는 것이다. 영상 대부분은 우리보다 앞서 엄청난 비가 내린 중국 것들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회장도 오래전 모델 S가 깊은 물웅덩이를 보트처럼 통과하는 영상을 보고 "테슬라 모델은 물에 뜰 수 있는 충분한 부력을 갖고 있고 배터리를 포함한 모든 전기장치가 믿을 만한 방수 성능을 갖고 있다"고 트윗을 날렸다. 이후 적지 않은 테슬라 차주들이 잠수라고 봐도 좋을 정도로 깊은 물웅덩이에 도전하는 영상을 경쟁적으로 올렸다.

그러나 낭패를 보는 사례도 적지 않다. 제 아무리 좋다고 해도 전기차는 보트가 아닌 자동차고 구조가 갖는 특성에 유리한 점이 많아도 장시간 물에 잠기게 되면 배터리나 전기 계통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가격이 비싼 만큼 수리비도 만만치가 않다. 모델3를 기준으로 배터리를 교체하는 비용만 소형차 한 대 값 1500만원에 달한다. 의도적으로 물웅덩이를 지나다 사고가 났다면 보험 보상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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