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과 장애인을 위해 '4세대 카니발' 이윤만 따져서는 안된다.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 입력 2020.07.19 08:00
  • 기자명 김필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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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로 인한 경제적 사회적 후유증이 커지면서 전 세계가 홍역을 앓고 있다. 그나마 우리나라는 확실한 방역 조치로 정상적인 경제활동이 이어졌고 다행스럽게 신차를 중심으로 한 국산차 내수 판매도 늘었다. 개별소비세 인하 등 각종 인센티브 정책으로 신차 인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OECD 국가 가운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유일하게 신차 판매가 증가한 곳이기도 하다.

하반기 출시될 신차 가운데 기아차 카니발에 대한 기대는 매우 크다. 수입 미니밴이 감히 넘볼 수 없는 유일한 지존이기 때문이다. 1세대 카니발은 당시 기아차 부도 등 어수선한 분위기로 완성도에 문제가 있었지만 이후 세대를 거듭하면서 명차 반열에 올랐다. 3세대 인기는 여전하고 카니발 리무진은 연예인 차 유명세를 치렀던 익스플로러 밴이나 스타크레프트 밴을 대체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출시가 임박한 4세대 신형 카니발은 내ㆍ외관 디자인, 크기, 사양 등 모든 면에서 진일보했고 따라서 하반기 돌풍이 예상되는 모델이다. 그러나 아쉬운 부분이 있다. 인기에 걸맞은 사회적 기여, 그리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없기 때문이다. 브랜드를 대표하는 모델은 많이 파는 목적 이외에도 눈에 보이지 않는 사회적 기여 또 시대 흐름을 읽고 배려해 국민감정을 아우르는 스토리 텔링이 필요하다.

4세대 카니발은 휘발유와 디젤 엔진 두 가지 파워트레인 라인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아쉬운 것은 여기에 하이브리드 또는 LPG와 같은 환경친화적 파워트레인이 없다는 것이다. 카니발이라는 명품 이미지에 하이브리드라는 친환경적 선택 요소가 가미된다면 아마도 폭발적인 반응을 끌어냈을 것이다. 기아차는 앞으로 더 고민해 하이브리드 라인을 꼭 출시해야 한다. 

더 아쉬운 부분은 LPG 모델이 없다는 것이다. LPG 차종은 서민은 물론 장애인 등 교통약자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고 따라서 기아차는 오래전 부터 LPG 모델 개발 요청과 지적을 받아왔다. 그런데도 4세대 카니발 역시 LPG 모델은 찾아볼 수 없다. LPG 기술이 없는 것도 아니고 직접분사방식 LPLi 엔진을 탑재하면 부족하지 않은 연비와 출력으로 장애인 혹은 사회적 약자, 서민들로부터 박수를 받았을 것이다.

정부가 차종 제한 없이 LPG 차량 신차와 개조를 허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 아쉽다. 기아차는 하이브리드는 몰라도 LPG는 환경과 장애인 그리고 서민을 위해서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 카니발은 장애인 택시나 장애인용 개조 차량으로 사용되는 최고 모델이다. 이윤만 생각하지 말고 LPG 모델이 꼭 필요한 여러 약자가 우리 사회 곳곳에 있다는 것을 다시 생각하기 바란다.

국토교통부도 변해야 한다. 11인승 미니밴 제한 속도를 버스나 트럭과 같은 수준으로 규제하면서 시장 경쟁 논리를 저버렸기 때문이다. 버스나 트럭에 적용되는 최고속도 제한 장치는 이들 대형차가 주변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했을 때 꼭 필요한 규제다. 그러나 이 범위에 11인승 승합차를 포함시키면서 멸종위기에 직면했다.

누가, 왜, 어떤 논리로 11인승 승합차를 일반 대형 버스나 트럭과 같은 속도 제한 규정 대상에 포함해 놨는지도 분명치가 않다. 카니발, 스타렉스 등 11인승 승합차는 개인 승용 차종이기 때문에 속도 제한 규제에서 제외하는 것이 당연하다. 민간 차종 속도를 차별화한 사례는 선진국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정부 논리대로 한다면 7인승, 9인승도 속도 제한이 필요하다. 

따라서 국토부는 당장 속도 제한 규제 대상에서 11인승 미니밴을 제외하고 기아차는 환경과 장애인 그리고 서민을 위해서 LPG 모델 출시를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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