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분변경 SM6, 치밀하게 추려낸 '비선호' 목록 개선에 집중한 결과

  • 입력 2020.07.16 08:05
  • 수정 2020.07.16 12:20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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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인제] 르노삼성 SM6 부분변경이 4년 만에 출시됐다. SM6는 2016년 출시 이후 돌풍을 일으키며 현대차 쏘나타를 위협하고 한때 추월한 적도 있었지만 주홍글씨처럼 따라다니는 몇 개 약점이 늘 발목을 잡았다. 르노삼성차는 지난 4년 치밀하게 SM6에 대한 시장 반응을 조사했다. 그리고 둔덕을 넘을 때 충격, 좋은 사양이 많은데 사용법이 불편하다, 주행 소음이 거슬린다와 같은 '비선호' 목록을 추려냈다.

르노삼성차는 부분변경 SM6 공개(15일) 장소를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으로 잡았다. 평범한 중형 세단을 비교적 난도가 높은 인제 서킷에 과감하게 올리고 굽은 길이 많은 주변 내린천 공로를 헤집고 다닐 수 있게 했다. 발목을 잡고 있었던 비선호 목록을 직접 챙겨보라는 의미였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고질병처럼 가려운 곳을 기막히게 잡아내고 시원하게 긁어줬다.

SM6에서 가장 큰 약점으로 지목되는 것은 리어 서스펜션 '토션빔'이다. 그런데 확 달라졌다. 무엇보다 잔 진동에 예민하고 과속방지턱이나 조금 거친 노면에서 둔탁하고 신경질적이었던 차체 반응이 고분고분해졌다. 차체 앞쪽과 뒤쪽에 큰 편차가 있었던 반응에도 균형이 잡혔다. 르노삼성차는 프런트와 리어 댐퍼에 MVS(모듈러 밸브 시스템)을 적용해 감쇠력을 부드럽게 잡았다고 설명했다. MVS는 여러 겹의 밸브를 촘촘하고 정교하게 쌓아 감쇠력을 부드럽게 발휘하게 한다.

또 리어 서스펜션에 대용량 하이드로 부시(Hydro Bush)를 새로 적용해 차체에 가해지는 충격을 능숙하게 받아들이도록 했다. 쉽게 말하면 관절염이 걸린 무릎에 줄기세포를 주입해 연골을 재생시켰다고 보면 된다. 노면 컨디션 또 설정된 운전 모드에 맞춰 댐퍼 레벨을 조절해 주는 만큼 효과는 뚜렷하다. 공로와 서킷을 달릴 때 어느 방향으로 힘이 쏠리거나 튕겨도 부드럽게 반응하고 받아들였다. 핸들로 전달됐던 잔 진동 역시 깔끔하게 사라졌다. 서킷과 짐카나에서 과격하게 몰아붙였지만 이전에 갖고 있었던 거친 것들은 확실히 순화됐다.

TCe 300(최고출력 225마력, 최대토크 30.6kgf·m), TCe 260(최고출력 156마력, 최대 토크 26.5kgf·m)의 엔진 질감도 만족스럽다. TCe 300은 르노 계열 알핀(Alpine) 그리고 르노가 가진 포뮬러1(F1) 기술이 녹아든 RS 버전에 탑재되는 엔진이다. 기본 성능이 가진 제원도 훌륭하지만 무엇보다 일관성이 돋보인다. 발진 단계에서 경쾌한 맛이 떨어지기는 해도 일단 움직이기 시작하면 어느 속도 영역에서도 제값을 한다.

엔진이 일관성을 갖고 있으면 운전은 즐겁고 편해진다. 스포츠 모드로 달리면 실제 엔진 사운드에 깊고 무게가 있는 인공 배기 사운드가 실내에서 재생돼 가속 느낌이 생생해진다. 쓸데없는 외부 소음은 적재적소에 풍부하게 사용된 흡음재와 차음 윈드 글라스 그리고 액티브 노이즈 컨트롤로 막아준다. 이런 주행 질감은 배기량이 1332cc에 불과한 TCe 260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게 나타난다.

소형차 배기량에 불과하지만 터보 직분사로 1.6ℓ 수준에 근접한 출력과 토크 성능을 발휘하고 달리는 맛이 쫀득하다는 것이 놀랍다. 확실한 다운사이징으로 꽤 우수한 연비 효율성을 잡았다. TCe 260이 17인치 타이어를 기준으로 13.6km/ℓ(복합연비), 19인치 타이어를 장착한 TCe300도 11.6km/ℓ나 된다.

주행 질감, 감성 못지않게 내·외관 변화와 개선 사항도 필요한 만큼 이뤄졌다. 외관은 다이내믹 턴 시그널이 포함된 LED PURE VISION 헤드램프가 압권이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외관 풍모를 한결 고급스럽게 그리고 경쟁차와 확실한 대비가 됐다. 한쪽에 18개 좌·우 LED가 총 36개나 되는 LED 매트릭스 비전(MATRIX VISION) 헤드램프는 볼수록 신기했다. 야간 주행을 할 때 마주보고 오는 차나 앞선 차 또는 보행자가 있으면 전방 카메라가 인식해 딱 그 부위만 조도를 낮춰준다.

부족했던 첨단 주행 보조 사양도 가득 채워놨다. 정차 및 재출발이 가능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 차선 유지 보조(LCA), 긴급제동 보조(AEBS), 차선이탈 방지 보조(LKA), 후방 교차 충돌 경보(RCTA)가 모두 새로 추가된 것들이다.

실내는 엠비언트 라이트가 센터 콘솔 주변, 컵홀더까지 확대됐고 10.25인치 TFT 클러스터와 9.3인치 이지 커넥트(Easy Connect)로 밝아지고 화려해졌다. 경쟁차와 확실하게 대비되는 것은 시인성이다. 화면 구성, 폰트, 배열까지 세심하고 여기에 표시되는 정보가 배경과 확실하게 구분되면서 가독성이 뛰어났다. 그러나 이 모든 것들보다 돋보이는 개선 사항이 따로 있다.

이지 커넥트(Easy Connect) 디스플레이가 품고 있던 공조 장치 매뉴얼을 밖으로 빼낸 것. 번거롭게 여러 단계를 거쳐야 했던 공조 장치를 바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사소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비선호' 목록을 챙기고 사용 편의성을 높였다는 것이 의미가 있다.

<총평> 달라진 것들이 확실히 눈에 띈다는 점에서 르노삼성차 더 뉴 SM6는 성공적인 부분변경 모델로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철저한 시장분석을 통해 소비자가 요구하는 개선 사항을 적극 반영, 주행 질감과 감성 그리고 사용자 편의성이 신차급으로 완성됐다는 것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더 뉴 SM6 가격은 2460만원부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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