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트랜드 #2, '자율주행 시대' 가장 빠르게 현실로 다가올 상상

  • 입력 2020.06.24 09:28
  • 수정 2020.06.24 09:36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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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자율주행(Autonomous Driving self-driving)' 자동차를 상상하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다. 알려지기로는 메르세데스 벤츠가 자율주행의 개념을 처음 제안했다. 그러나 현대적 의미의 자율주행차는 미국 카네기멜론대 자율주행 연구팀 내브랩(NavLab)이 1986년 쉐보레 밴을 개조한 자율주행차 ‘내브랩 1’을 시작으로 본다. 차선을 인식하는 수준에서 출발한 자율주행 기술은 이후 정해진 속도에 맞춰 달리는 '크루즈 컨트롤(Cruise control)'의 등장과 카메라, 레이더, 라이더 등 주변 상황을 스캔하고 분석해 이에 대응하는 센서의 기술이 등장하면서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과 딥러닝(Deep Learning)을 통해 스스로 운전 능력을 키우는 기술도 등장했다. 

자율주행 기술은 센서의 발전과 속도를 맞춰 나가고 있다. 앞차와의 간격을 유지하며 속력을 조절하고 알아서 멈추고 출발하는 액티브 크루즈컨트롤(ACC), 전방과 후방, 측면의 장애물을 인지해 이를 회피하거나 경고해 주고 차선을 따르고 변경하는 요구에 대응하는 모든 기술이 카메라와 레이더 또는 라이더에 의해 이뤄진다.

이러한 기술이 더 정밀해지고 그 이상으로 정교한 지도와 지능형교통체계(ITS, Intelligent Transport Systems)와 맞물리면 자동화 단계의 최고 수준인 '레벨5'가 실현된다. 인간의 개입을 거부하는 레벨 5 자동차는 탑승자의 안면을 인식해 조명과 시트의 위치, 온도 등 실내 환경을 취향에 맞춰 조절하고 원하는 목적지를 알아서 찾아가게 된다.

0레벨로 시작한 자동차의 자동화 단계는 현재 '부분적 자동화'가 이뤄지는 '레벨 2' 수준이다. 자동차가 스스로 차량 간 간격을 유지하고 차로를 유지하거나 변경하면서 주변 장애물 또는 돌발 상황에 회피나 제동으로 대응하는 정도다. 본격적인 자율주행의 시작은 레벨 3다. 고속도로에서 차로 변경, 진·출입을 스스로 하고 일반 도로에서는 교차로 신호등을 인식해 방향을 이어가고 표지판을 인식해 대응하는 수준이 된다. 

레벨 3은 시스템이 인간의 개입을 요구하면 언제든 대응할 수 있는 조건부 자동화 단계로 보면 된다. 레벨 4는 여기에서 한 단계 발전해 고속도로와 같은 자동차 전용 도로에서는 운전자가 '딴짓'을 해도 되는 단계가 된다. 적어도 이런 도로에서는 인간의 개입이 필요 없게 되지만 도심 도로에서는 운전자가 필요하다. 마지막 단계인 레벨5는 로봇 택시, 즉 운전자가 필요 없게 된다. 따라서 운전석이나 운전대와 가속페달, 계기반과 같이 운전에 필요한 것들이 사라지고 대신 시트나 공간이 자유롭게 꾸며진 실내가 등장하게 된다.

자율주행 시대는 단순히 스스로 움직이는 자동차의 기능적 변화로만 끝나지 않는다. 도시 교통의 변화와 함께 매우 적절한 타입의 운전으로 대기 환경을 개선하고 교통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이는데 기여할 수 있다. 초보 단계인 레벨 2에서도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 비상 제동, 차선 유지 및 제어와 같이 특정적이고 제한적인 자율주행 기술과 차량간 그리고 도로 기반 시설, 클라우드 간 통신을 통해 주행거리, 주행 시간, 교통사고, 오염물질 등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오는 2025년부터 본격적인 상용화가 기대되는 레벨 3와 레벨 4로 이어지면 우리의 일상과 사회의 변화, 지금 익숙해져 있는 도로의 모습은 크게 바뀌게 된다. 고속도로에서는 운전석에서 책을 읽거나 대형 화물차나 버스가 차량간 연결을 통해 기차처럼 길게 이어져 군집 운행을 하는 모습도 볼 수 있게 된다. 최적화된 경로를 따라 이동하는 차량이 늘면서 교통 혼잡도 크게 완화된다. 장시간 운전에 따른 휴식이 필요 없게 되면서 고속도로 휴게소는 규모를 줄여야 하고 대신 차내에서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콘텐츠가 인기를 끌 게 된다.

급속한 자동차 대체 수요도 일어날 전망이다. 레벨 2와 레벨 3, 4의 기술적 격차가 워낙 큰 데다 인간이 누릴 수 있는 편의성이 높아지면서 여건이 되는 한 소유 욕구가 높아지고 완성차는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들인 천문학적 투자비를 회수하기 위해 새로운 기술이 탑재된 신차 출시와 판매에 공격적으로 나서야 한다. 전문가들은 레벨 3, 4가 이어지는 기간을 최소 40년으로 보고 있다.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한 레벨 5 '로봇 택시'의 등장을 2065년 이후로 보는 것이다. 이때 레벨 5의 시대가 올 것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있지만 사회적 그리고 일상에 어떤 변화가 있을 것인지는 상상이 되지 않는다. 이 보다 중요한 것은 지금의 주력 세대가 누릴 수 있는 레벨 3, 4 단계의 가장 큰 변화는 자동차가 소유보다 공유의 개념으로 굳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높은 수준의 시스템 장착으로 자동차의 가격이 크게 오르게 되면서 부담이 커지는 반면, 도심부의 교통 혼잡이 완화되고 자율 주행으로 정시성이 높아진 버스 등 대중교통의 자동화된 시스템도 영향을 주게 된다. 완성차 업체들이 공유업체를 사들이거나 투자를 하고 협력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와 함께 새로운 대체 모빌리티 자율주행차가 여러 전망과 달리 엄청난 속도를 내며 현실로 달려오고 있다는 전망도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2025년으로 예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레벨3, 4 자율주행차는 지금 탑재된 여러 기능의 기술적 향상과 보완을 통해 가능하기 때문에 그보다 훨씬 빠른 시기에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율주행 기술이 미래 자동차의 경쟁력이 될 날이 그만큼 빨라질 것이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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