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진 남친이 내 동선을 꿰뚫고 있었다 '흔적 남기는 자동차
'헤어진 남친이 내 동선을 꿰뚫고 있었다 '흔적 남기는 자동차
  • 김흥식 기자
  • 승인 2020.05.25 11: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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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 차이로 헤어졌지만 친구 사이로 지내고 있는 전 남친에게서 전화가 왔다. "너 나하고 헤어지기 전부터 '그놈'한테 자주 갔네". 무슨 소리? "주말마다 간 것 같던데, 여기저기 놀러도 갔고, 우리가 갔던 맛집도 갔던데" 귀신이 곡할 노릇 "어떻게 알았지?".

공동 사용했던 자동차를 남친에게 넘겼고 거기에 자신의 동선이 그대로 남아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그 후였다. 자동차 내비게이션에 최근 사용한 목적지, 자주 가는 목적지, 등록된 목적지 정보가 그대로 남아있었던 것. 친절하게도 언제 몇 시에 그곳을 갔는지 세부적인 정보까지 남아있었다.

가상의 내용이지만 자동차에 첨단 인포테인먼트, 커넥티드 시스템이 일반화되면서 아무 조치 없이 다른 사람에게 양도하거나 중고차로 처분했을 때 개인 정보까지 고스란히 넘어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개인 휴대전화의 경우 초기화를 하고 중고품으로 되파는 것이 상식이지만 자동차는 상대적으로 무관심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다.

신차나 중고차를 가리지 않고 자동차를 구매하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휴대전화 동기화'다. 이렇게 해도 핸즈프리나 블루투스로 연결이 되지 않으면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전화번호부, 통화목록, 메시지 등의 정보를 알 방법이 없지만 내비게이션 사용정보와 개인 프로필 정보는 삭제하지 않을 경우 그대로 남게 된다.

특히 내비게이션의 목적지 정보에는 세부 주소와 날짜 및 시간 정보까지 남게 되기 때문에 자칫 원하지 않는 정보를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까지 알 수가 있다. 지나친 걱정일 수 있겠지만 악의적이라면 사무실의 위치, 자녀의 학교가 어디인지, 지인의 집, '부부의 세계'처럼 개인별 보안이 필요한 장소의 정보가 노출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중고차나 다른 운전자에게 차량을 처분하거나 양도할 때 내비게이션의 사용 정보는 물론 등록된 휴대전화의 목록까지 완벽하게 삭제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해커들은 페어링 등을 이용해 원격으로 휴대전화의 통화목록이나 전화번호를 쉽게 알아낼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홈투카, 카투홈을 적용한 커넥티드 시스템은 물론 원격으로 제어하는 차고의 도어, 아파트 출입 시스템의 관련 정보도 깔끔하게 삭제해야 한다. 제조사나 모델별로 다르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시스템은 블루투스로 연결된 휴대전화 정보를 삭제하면 최초 페어링이 됐을 때 다운로드한 연락처 정보와 통화 기록이 모두 삭제된다. 내비게이션 사용 정보도 최근 목적지, 등록된 목적지, 가져가는 목적지의 메뉴별로 완전 삭제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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