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별별 기능, 30초면 운전대 위치 바꾸는 '배리오파일럿'

  • 입력 2020.05.11 13:04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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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특장차 전문 제조사 지글러의 머큐어(Merkur. 사진 아래)는 두 개의 운전석을 갖고 있다. 전, 후의 구분이 모호한 머큐어는 차량의 양 끝에 같은 기능과 형태를 가진 운전석을 갖추고 있다. 터널이나 회전이 어려운 곳에서 재난이나 사고가 발생했을 때 곧장 진입해 운전자가 자리만 바꾸면 방향을 바꿀 필요 없이 그대로 빠져나올 수 있도록 설계됐다.

자율주행차에는 운전석이라는 개념조차 사라지게 된다. 자동차가 모든 것을 알아서 제어하고 목적지를 찾아가기 때문에 인간의 개입이 필요 없고 따라서 운전석을 따로 갖추지 않아도 되는 시대가 온 것이다.

독일 벤츠의 다목적 차량 유니목은 운전석의 위치를 좌우로 바꿀 수 있다. 1946년 농업용 다용도 트랙터로 대량 생산을 시작한 유니목은 이후 도로 및 시설 보수, 소방, 제설, 재난 구급 등 다양한 파생 모델로 용도의 영역을 확장해 왔으며 최근에는 캠핑카나 오프로더로 개조돼 레저용으로도 사용된다.

최근 유니목은 색다른 기능으로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차량 대시보드의 좌우로 운전대의 위치를 자유롭게 전환할 수 있는 배리오파일럿(VarioPilot) 시스템이다. 영국이나 일본, 인도 등 운전대의 위치가 오른쪽에 위치한 RHD(Right-Hand Drive) 곳은 물론, 왼손잡이와 오른손잡이 누구나 쉽게 사용이 가능한 구조를 갖춘 셈이다.

새로운 기술은 아니지만 벤츠의 입장에서 보면 국가별 운전석의 위치가 다를 경우에 따르게 되는 불편을 해소하고 상황에 따라 별도의 구조 변경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를 노릴 수 있다. 간혹 국내에서 보이는 RHD 일본산 자동차 운전자가 차에서 내려 통행권을 뽑거나 통행료를 지불하는 불편도 해소가 된다.

벤츠는 그러나 좌우 위치 변화가 가능한 유니목의 기능은 구조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시야 확보에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도로의 한쪽이 절벽으로 이뤄진 산악지역이나 제설 작업을 할 때 시야 확보가 필요한 쪽으로 운전석을 이동시키면 보다 안전한 작업이 가능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복잡할 것으로 보이는 운전석 위치 변경도 대시보드의 패널을 걷어내고 슬라이드 방식으로 운전대를 옮기고 다시 부착하면 된다. 405 시리즈부터 선택사양으로 적용되고 있는 유니목의 '배리오파일럿(VarioPilot)' 시스템 조작에 걸리는 시간은 30초에 불과하다.  

그러나 2018년 등장한 배리오파일럿을 선택한 사례는 많지 않다. 선택 품목인 배리오파일럿의 가격이 만만치 않은 데다 일부 국가에서는 안전을 이유로 이 시스템의 사용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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