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도별 콘셉트카로 본 현대차 미래 디자인 '다 계획이 있었구나'

  • 입력 2020.05.07 08:00
  • 수정 2020.05.07 09:31
  • 기자명 김훈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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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글로벌 확산 여파에도 최근 다양한 차급의 신차를 선보이며 그 어느때 보다 공격적인 행보를 펼치고 있다. 특히 지난해 3월 출시한 8세대 신형 쏘나타를 필두로 차세대 디자인 철학 '센슈어스 스포트니스'를 선보인 이후 대폭 향상된 상품성과 함께 출시하는 신차 마다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현대차가 앞으로 선보일 다양한 신차들은 앞서 국제 무대를 통해 공개된 콘셉트카를 바탕으로 설계된 만큼 이들의 면면을 꼼꼼히 살펴본다면 미래 신차 디자인 또한 가늠해 볼 수있다.

콘셉트카는 자동차 제조사가 새로운 아이디어와 스타일링을 선보이며 디자인 경계를 확장할 수 있는 주요 수단으로 꼽혀왔다. 다만 전통적으로 수많은 제조사들은 이러한 콘셉트카 디자인을 실제 양산차에 적용하는 사례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현대차가 선보이는 콘셉트카는 향후 선보일 신차 디자인에 적극적으로 적용되며 미래 디자인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한다.

2012 아이오닉

현대차는 2012년 제네바 모터쇼를 통해 세계 최초로 아이오닉 콘셉트를 공개했다. 주행거리 연장 전기차로 선보인 해당 모델은 현대차 유럽 R&D 센터에서 설계 및 개발된 모델로 당시 현대차 디자인 철학 플루이딕 스컬프처를 기반으로 캐스케이드 그릴을 처음으로 적용한 모델이다.

쿠페 스타일의 4인승 해치백 형태로 선보인 아이오닉 콘셉트는 날렵하면서도 근육질의 볼륨을 갖춘 디자인으로 고급스러움과 역동성이 강조됐다. 현대차 디자이너들은 콘셉트카의 기능적인 부분을 강조하기 위해 역동적인 차체 비율을 구현하고 부드러운 곡선과 표면의 볼륨감을 강조했다. 아이오닉 콘셉트는 4년 뒤 3개의 친환경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모델로 출시된다.

2014 인트라도

2014년 제네바 모터쇼를 통해 첫선을 보인 인트라도 콘셉트는 독일 뤼셀하임에 위치한 현대유럽디자인센터가 선보인 9번째 모델로 남양연구소와 현대유럽기술연구소의 협업을 통해 간결하고 역동적인 디자인, 첨단 소재를 사용한 초경량 구조, 효율성이 높은 파워트레인 등이 적용됐다.

인트라도 콘셉트는 미래 자동차에 대한 욕구와 디자인, 기술력이 결합된 모델로 탑승자에게 최고의 편의를 제공할 수 있는 디자인에 대한 현대차의 고민을 엿 볼 수 있다. 현대차는 이를 위해 오직 비행을 위해 최적화 된 비행기의 디자인을 바탕으로 고유의 디자인 철학을 한 단계 발전시킨 플루이딕 스컬프쳐 2.0을 적용해 불필요한 요소들은 과감히 생략하는 등 절제미를 극대화했다. 콘셉트카의 별칭인 ‘인트라도’ 역시 비행기가 날아오를 수 있도록 양력을 발생시키는 비행기 날개 아래 부분에서 따왔다.

콘셉트카의 차체는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을 대거 적용했다. 수소연료전지시스템에는 완충 시 최대 600km를 달릴 수 있는 36kw급 차세대 리튬이온배터리를 탑재했다. 현대차는 인트라도 콘셉트를 선보인 이후 2017년 브랜드 최초의 소형 SUV 코나를 출시했으며 양산차의 과감한 전후면부 디자인은 콘셉트카 디자인을 상당 부분 접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6 RN30

현대차는 2016년 파리 모터쇼를 통해 모터스포츠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된 RN30 콘셉트를 선보였다. 해당 모델은 현대차 고성능 브랜드 N이 추구하는 '누구라도 쉽게 즐길 수 있는 고성능차'의 특징을 충실히 구현하고자, 동력성능에 최적화된 디자인과 운전자가 차량을 쉽고 정확하게 제어하도록 도와주는 혁신적 기술이 적용됐다.

RN30의 외부 디자인은 측면 스플리터를 탑재해 공기 역학적 성능을 향상시키고 차량이 트랙에 접지하는 느낌을 향상시키고자 각 휠에 '플로팅' 펜더를 장착하는 등 기술적 진보 또한 이뤄냈다. RN30은 이후 i30 N과 i30 N TCR를 통해 디자인 정체성이 계승되고 콘셉트카를 통해 처음으로 선보인 삼각형 헤드램프와 푸른색 외장 컬러는 최근까지 N 브랜드의 신차들을 통해 이어지고 있다. 또한 RN30 콘셉트의 경량 철학은 i30 N TCR로 이어졌다.

2017 FE 수소전기차 콘셉트

2017 제네바 모터쇼를 통해 최초 공개된 FE 수소전기차 콘셉트는 현대차의 수소차 개발에 대한 의지를 보다 명확히 전달한 모델로 손꼽힌다. 콘셉트카는 가솔린 차량과 동등 수준의 동력 성능과 800km 이상의 항속거리 확보를 목적으로 개발된 4세대 연료전지시스템이 적용되고 미니멀한 디자인을 통해 친환경 콘셉트를 강조했다.

이후 현대차는 2세대 수소연료전지차 넥쏘를 선보이며 콘셉트카 디자인을 적극적으로 수용했다. 외관 디자인은 현대차의 디자인 철학을 바탕으로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공력 성능 개선을 위한 에어커튼과 에어로 휠, 오토 플러시 도어핸들, D필러 에어커튼 등이 적용돼 역동적인 디자인과 효율을 동시에 구현했다.

2018 르 필 루즈

2018 제네바모터쇼를 통해 처음 공개된 르 필 루즈 콘셉트는 현대차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연결한 모델이다. 현대차의 새로운 디자인 방향성 센슈어스 스포티니스는 해당 콘셉트를 통해 소개되었으며 비례, 구조, 스타일링, 기술의 4가지 기본 요소가 근간을 이룬다. 르 필 루즈는 황금 비율에 근거해 심미적으로 자연스럽고 균형 잡힌 디자인을 추구했으며, 이에 더해 롱 휠 베이스, 큰 휠과 짧은 오버행 등을 적용해 진보적인 전기차를 구현하기 위한 비율을 완성했다.

콘셉트카의 측면부는 깔끔하게 이어지는 캐릭터 라인을 비롯한 조화로운 측면 선처리와 전체적으로 올록볼록한 볼륨감이 감각적으로 표현됐다. 전면부에는 와이드한 프론트 후드 적용으로 차량의 존재감이 느껴지도록 했으며, 보석과도 같은 감성을 구현한 스타일링 요소인 파라메트릭 쥬얼이 부착된 차세대 캐스캐이딩 그릴은 미적 아름다움뿐 아니라, 운전자가 직접 운전할 때와 자율주행시 자동차의 인상이 다르게 표현되도록 하는 기능적 역할도 담당한다. 현대차는 이후 8세대 신형 쏘나타와 7세대 아반떼를 통해 콘셉트카 디자인을 반영했다.

2019 45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를 통해 공개된 45 EV 콘셉트는 현대차 전기차 디자인의 이정표가 될 전동화 플랫폼 기반의 콘셉트카로, 현대차의 시작을 알린 포니 쿠페 콘셉트가 1974년 토리노 모터쇼에서 공개된 후 45년 동안 쌓아온 헤리티지에 대한 존경의 마음을 담았다. 45 콘셉트는 1970년대 항공기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은 모노코크 방식의 바디를 통해 공기 역학과 경량화를 구현하고, 실루엣의 직선적이고 힘찬 라인이 전체적으로 다이아몬드 형태의 인상을 주며 아이코닉한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전면부 움직이는 정육면체 모양의 램프인 키네틱 큐브 램프를 탑재했는데 이는 향후 헤드램프가 고정되어 있지 않고 물리적 움직임이 더해진 진보된 방식으로 나아갈 것임을 보여준다. 측면부의 윈도우 라인과 날렵한 각도로 꺾인 C필러는 차가 서있어도 달리는 듯한 역동적인 느낌을 주며, 사이드미러는 거울 대신 카메라와 모니터 시스템이 연결된 CMS 기기가 장착돼 차체 안쪽에 숨겨져 있다가 운전자가 다가가면 자동으로 바깥쪽으로 펼쳐진다. 후면부 C필러에 내장된 날개 형상의 4개의 스포일러는 과거 포니 쿠페 콘셉트 C필러의 공기구멍 4개의 형상을 유지했으며, 그 기능을 변형해 고속주행 시 움직이도록 디자인됐다. 45 콘셉트의 내장 디자인은 자동차의 역할이 이동 수단을 넘어 삶의 공간으로 변화해감에 따라 고객들이 자신의 라이프스타일과 니즈에 따라 실내를 아늑한 생활 공간처럼 구성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2019 비전 T

지난해 LA 오토쇼를 통해 공개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SUV 콘셉트카 비전 T는 현대차의 차세대 디자인 철학 센슈어스 스포티니스를 보여주는 7번째 모델이다. 콘셉트카는 무광 그린 외장 컬러를 사용해 미래지향적이며 친환경적인 이미지를 표현했으며, 구동방식으로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적용해 눈길을 끌었다.

콘셉트카의 충전구는 차량 우측 후면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자동 슬라이딩 커버를 열어서 작동한다. 충전시에는 충전구를 감싸는 조명이 점등되어 운전자가 충전되는 양을 즉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차체를 감싸는 넓은 면부터 촘촘하게 작은 면까지 콘셉트카의 모든 표면은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이렇게 끊김없이 연결된 면과 선들이 만들어내는 감각적 긴장감은 비전 T가 가진 역동성을 극대화하며, 현대차가 펼쳐 나갈 새로운 도심형 SUV 디자인의 방향성을 제시한다. 특히 제네바 모터쇼에서 공개된 콘셉트카 르 필 루즈와 지난해 출시된 더 뉴 그랜저에 적용된 그릴과 헤드램프가 연결된 일체형 히든 시그니처 램프는 콘셉트카를 통해 한 차원 더 높은 디자인적 진화를 느끼게 한다.

2020 프로페시

지난 3월 최초 공개된 현대자동차 EV 콘셉트카 프로페시는 간결한 선과 구조로 강렬한 이미지를 심어 준 콘셉트카 ‘45’에 이어 현대차의 디자인 철학 센슈어스 스포티니스를 한 차원 높인 미래 전기차 디자인의 방향성을 제시한다. 프로페시는 공기역학적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아 풍부하게 흐르는 듯한 우아한 실루엣이 특징으로 자연 그대로의 촉감이 살아있는 듯한 표면, 순수한 느낌의 입체감, 아름다움과 기능이 조화를 이룬 ‘궁극의 자동차 형태’를 완성했다. 콘셉트카는 공기역학적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아 차량의 앞부분에서 뒷부분까지 깨끗하고 끊김이 없는 하나의 곡선으로 풍부하게 흐르는 실루엣이 특징이다.

자연과 시간의 시험을 견뎌낸 매끈하고 견고한 풍화석을 연상시키는 옆부분은 관능적인 느낌을 자아내고, 통합 스포일러와 픽셀 램프 후미등으로 강조된 뒷부분은 마치 항공기의 후미처럼 정차 중에도 달려나가는 듯한 속도감을 부여한다. 내부 디자인은 기존의 자동차 실내 디자인의 개념을 뛰어넘는 새로운 개념의 라이프스타일 활동 공간을 창출했다.

프로페시는 전기차 플랫폼의 강점을 극대화하여 익숙한 자동차 운전대 대신 운전석의 양쪽에 조이스틱을 장착해 운전자가 가장 편안한 자세에서 새롭고 직관적인 운전의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했다. 또한,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한 휴식 모드를 통해 자동차 실내를 새로운 휴식공간으로 만들어 주며, 차문 하단부에 적용된 공기청정기를 통해 정화된 공기가 지속적으로 차 안으로 공급되며 자연과 물의 흐름을 떠올리게 하는 등 현대차가 추구하는 새로운 개념의 친환경 실내 디자인을 구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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