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식 칼럼] 코로나 19 이후, 자동차 생태계 전환의 시대

  • 입력 2020.04.08 07:55
  • 수정 2020.04.08 08:00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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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전 9시 기준, 전 세계 코로나 19 확진자는 130만 명을 넘었다. 우리나라, 중국, 유럽 일부 국가는 진정세에 접어들었지만 미국, 일본과 같이 확산세가 줄지 않아 우려스러운 곳도 여전하다. 코로나 19의 확산으로 산업별 피해를 보지 않은 분야가 거의 없지만 자동차는 유독 심각하다.

수천 명이 일하는 공장은 멈췄고 전시장 문을 닫도록 강제하거나 사람들의 이동까지 제한되면서 올해 글로벌 시장의 자동차 판매가 10% 이상 줄어들 것이라는 비관론과 온라인 비대면 판매 그리고 코로나 19 사태가 진정되면 빠른 회복세로 예상보다 타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론도 나오고 있다.

어떤 전망이든 코로나 19가 자동차 산업의 생태계에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이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우선은 학교가 개학을 미루고 온라인 수업으로 대안을 찾은 것처럼 자동차도 비대면 온라인 마케팅과 세일즈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이미 도입된 방식이지만 우리나라는 노사의 특수한 상황의 벽으로 본격적으로 시행되고 있지 않다.

그러나 '온라인 판매'는 코로나 19 이후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지인이 구매한 신차도 온라인과 전화도 계약을 진행했다. 원한다면 집 앞까지 탁송도 가능하고 요식에 필요한 서류의 사인 몇 개로 자기 차를 만들었다며 요즘 같은 때가 아니어도 '편리하고 합리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완전한 온라인 판매는 아니지만 모델을 고르고 트림과 옵션을 선택하고 등록비, 탁송비 따위의 견적을 뽑아 예산을 세워 결정하는 과정도 만족스러웠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노조의 간섭을 받지 않는 선에서 최종 견적까지 제공하는 단계로 시작해 영업점을 연결하거나 지정 또는 배정하는 식으로 온라인 활용도를 높이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모터쇼, 신차 론칭 등 비용 부담이 큰 행사가 축소되고 온라인을 활용하는 일도 많아질 전망이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올해 출시된 신차를 모두 온라인 스트리밍을 통해 공개했고 글로벌 완성차 업체도 같은 방식으로 자체 모터쇼나 신차 공개행사를 치르고 있다.

저임금을 이유로 중국과 인도, 멕시코 등 신흥 경제국에 집중된 생산 거점의 조정도 이뤄질 전망이다. 코로나 19가 중국에서 시작된 탓도 있지만 신흥 경제국에서 어떤 형태이든 문제가 발생했을 때 우리 회사가 직접 관여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전혀 없다는 것이 이번에 입증됐기 때문이다.

해당 정부의 극단적 개입이나 통제로 사태 해결에 전혀 관여하지 못하는 통제 불능의 상황을 경험한 것이다. 해외에 생산, 개발, 연구 거점을 두는 것이 글로벌 전략에 도움이 될 수는 있겠지만 코로나 19로 국내의 역할 비중을 높이는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새로운 자동차, 그리고 유형의 개발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코로나 19로 개인위생에 대한 경계심이 최고조에 달해 자동차의 위생 기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자동차 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평균 40분 이상이라고 봤을 때 외부에서 유입되는 유해 물질을 어떻게 차단하는지, 시간을 유용하게 보낼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요즘 나오는 신차가 유독 미세먼지 정화 능력을 강조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손목에 차거나 반지처럼 착용하는 웨어러블 헬스케어의 기능을 자동차에 적용하는 시도도 여럿 있다. 졸음운전을 감지하는 센서나 운전 시간을 계산해 휴식을 권하는 단순 케어 기능에서 웨어러블 헬스케어와 연동해 혈압과 심박수를 모니터하고 감정 상태와 알레르기 반응 등을 살펴보고 이를 의료기관으로 전송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건강 정보를 제공하는 기술도 이미 등장해 있다.

소형 자율주행차 시대로 빨라질 전망이다. 사람을 실어나르기에 앞서 코로나 19로 이동이 제한되면서 필요성이 대두된 소형 택배용 자율주행 로봇이 주목을 받기도 했다. 모두가 필요하고 변화가 예상됐던 것들이지만 코로나 19가 지금의 자동차 생태계에 미칠 영향은 크고 가속 페달에 힘을 주는 계기가 될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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