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정의선 수석 부회장 주식 투자 언제까지 이어질까?

  • 입력 2020.03.30 08:15
  • 수정 2020.03.30 09:10
  • 기자명 김훈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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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최근 꾸준히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다. 그의 행보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증권가와 자동차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 19일부터 27일까지 7거래일 동안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식을 꾸준히 사들이며 871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그룹 내 지분율은 상승하고 하향 조정된 주식은 대내외 변동성 장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방어를 이어가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의 이번 행보는 주주가치 제고와 책임경영 의지를 표명하는 한편 그룹 내 지배구조를 위한 포석으로 작용하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발휘했다는 게 관련 업계의 판단이다.

30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지난 19일을 시작으로 27일까지 7거래일 동안 현대차 주식 약 433억원, 현대모비스 주식 약 438억원 등 총 871억원 규모를 매수했다. 정 수석부회장이 현대차 주식을 매입한 건 2015년 11월 이후 4년 4개월, 현대모비스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자사주 매입을 통해 정 수석부회장의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지분율에도 변화가 생겼다. 이전까지 1.81%에 머물렀던 현대차 지분율은 2.02%, 지분이 전혀 없었던 현대모비스도 0.32%의 지분율을 가져갔다. 특히 정 수석부회장의 연이은 주식 매수 행보가 이어지자 외국인과 기관이 매도한 매물을 개인 투자자가 매수하는 이른바 '동학개미운동'의 행렬이 삼성전자에서 현대차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지난달 28일부터 지난주까지 현대차를 사들인 개인 투자자의 연속 매수 기간은 20거래일에 달한다. 동학개미운동을 촉발한 삼성전자는 지난 5일부터 23일까지 13거래일 연속 개인 투자자 매수가 이어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개인 투자자가 가장 많이 매수한 종목은 1위가 삼성전자, 2위가 현대차, 3위가 삼성전자우 이어 SK하이닉스, LG화학 순이다.

다만 정 수석부회장의 자사주 매입으로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가는 빠르게 회복되고 있지만 여전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 수준에는 못 미치고 있다. 27일 종가 기준 현대차는 8만6400원, 현대모비스는 17만원으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연말 대비 각각 28.30%, 33.59% 하락한 것으로 같은 기간 21.84% 떨어진 코스피 지수의 하락폭을 상회한다. 이에 따라 정 수석부회장의 자사주 매수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증권가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지난해 12월 중국에서 시작되어 아시아를 거쳐 유럽과 북미로 확산 중인 코로나19는 전 세계 50만명에 육박하는 확진자와 2만여명의 사망자를 낳으며 팬데믹으로 이어지는 가운데 세계는 코로나19의 확산 방지 그리고 이로 인한 경제적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전쟁을 펼치고 있다.

각국 정부는 코로나19의 확산 방지를 위해 국민의 이동을 최소화하고 국경을 폐쇄하는 등 강력한 통제에 돌입했다. 이 결과 주요 국가의 경제활동은 마비 수준에 이르러 '대공항' 수준의 경제 쇼크가 예상되고 있다. 미국을 비롯 유럽과 아시아 각국 정부가 사상 최대의 경기부양책을 통해 코로나19의 충격을 대비하고 있지만 깊이와 폭을 가늠할 수 없는 질병과의 사투는 불확실성을 가중시키며 각종 경제 데이터의 하향곡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19일 국내 코스피 시장은 10년 8개월 만에 1500선으로 내려가며 시가총액 1000조원이 붕괴되는 등 글로벌 증시 연쇄 폭락의 여파가 고스란히 전달됐다. 이후 대내외의 다양한 경기부양책 소식이 이어지며 1700선을 탈환해 일부분 복구가 되었지만, 여전히 국내 주식시장은 이전 수준을 크게 밑돌고 있다.

이 결과 그 동안 국내 시장에서 우량주로 꼽히던 주식들이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주가 하락이 이어지자 다양한 업계에서 자사주 매입이 이어지고 있으며 자사주 매입은 주가 방어의 목적도 있지만 책임경영에 대한 의지를 주주들에게 보여주는 회사의 노력이 현시점에선 가장 크게 전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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